카지노 쿠폰 Strangers
이상(異常) 주의자
쫄았다.
세계여행을 시작하고 느낀 첫 감정이었다.
우리 여행 첫 시작점 ‘호주 케언즈’
처음 가본 4인 혼성 도미토리 호스텔.
하루 종일 들리는 애드 시런의 ‘shape of you’
젊은 외국 카지노 쿠폰 특유의 자유롭고 쿨한 분위기.
동양인은 거의 없었고 한국 카지노 쿠폰은 우리 둘뿐.
그 모든 게 낯설었고 나를 주눅 들게 카지노 쿠폰.
어디 위험한 곳에 간 것도 아니고 새로운 문물을 경험한 것도 아니었음에도 여행의 첫날부터 난 분명 찌그러져 있었다. 우리가 묵었던 호스텔은 유독 파티를 자주 하는 분위기에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그런 곳이었다.
2층 침대 2개가 나란히 있는 좁은 방 안에서 2일 동안 화장실 가거나 밥 먹을 때 말고는 밖에 나가려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우리 방에는 그곳 호스텔의 스텝도 함께 사용하고 있었는데 방 안에만 틀어박혀있는 우릴 보면서 의아해하며 물어왔다.
“너희들 여기까지 와서 왜 방 안에만 있어? 나와서 놀아”
“음... 그냥 좀 피곤해서...”
“오늘 저녁에 할로윈 파티하니까 나와서 즐겨!”
“그래 고마워~~”
말은 그렇게 했지만 파티를 즐길 생각은 없었다. 여행을 위해 잘 다니던 직장까지 퇴사하고 호기롭게 나왔는데 정작 와보니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 설상가상으로 가져왔던 노트북도 고장 나고,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모르는 카지노 쿠폰과 함께 사용하는 숙소도 영 어색하고 불편했다.
처음 알았다. 내가 이렇게 ‘쫄보’인 것을. 한국에서는 무엇이든 먼저 손들고 자처하는 적극적인 스타일이었는데 왜 이렇게 주저하고 머뭇거리지? 뭐가 문제인 거야? 영어 때문인가? 외국 카지노 쿠폰 기세에 눌린 건가? 뭔지 모르겠지만 굳어서 침대 밖을 나오려 하지 않는 나였다. 변비에는 관장약이 직방이듯 이런 나에겐 그녀가 있었다. 2층 침대에 누워있던 그녀가 나에게 던진 한마디가 나를 일어나게 했다.
“찬이야? 쫄았냐?”
“뭐래? 쫄긴 누가 쫄아! 그냥 시차 적응이야”
“그럼 오늘 저녁 파티 가보자”
“그.. 그래 가보자 외국 애들 노는 거 한번 보지 뭐”
그녀의 도발에 억지 참석한 저녁 파티를 시작으로 난 차츰차츰 여행자로서 낯섦을 익숙함으로 변환하는 능력이 생겨났다.
○이상(異常)주의자
그로부터 8개월 후.
우린 ‘멕시코 과나후아토’란 지역에 있었다. 호주에서 뉴질랜드를 거쳐 남미를 여행하며 이젠 꽤나 오래 여행한 여행자의 풍모를 풍기고 있었다.
그곳 호스텔에서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살사’ 댄스를 가르쳐 준다고, 배우고 싶은 카지노 쿠폰은 저녁 8시까지 숙소 로비에 모이라고 했다.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로 정인이에게 물었다.
“인아. 오늘 숙소에서 살사댄스 가르쳐 준다고 모이래”
“아... 나는 좀 귀찮은데 너 혼자 배우고 와”
그녀는 피곤해서 숙소에서 쉬고 나 혼자 살사댄스 강습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강습을 어디서 하는지 몰라 두리번거렸다. 기다리던 다른 투숙객들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숙소 옥상에서 노래 틀어놓고 하는 줄 알았는데 호스트는 우리를 모아서 밖으로 나가 어떤 지하 클럽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엥? 여기서 살사 댄스 강습을 한다고?
아직도 어찌 된 영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살사 강습은 그냥 말뿐이었고 그냥 클럽에서 마음껏 노세요 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클럽에 있던 카지노 쿠폰은 나를 보고 대놓고 원숭이 흉내를 내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두 눈을 양쪽으로 찢으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제스처를 하는 카지노 쿠폰도 보였다.
“Fucking Yellow monkey”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정확하게 들리는 무례한 말. 나에게 하는 인종차별 행위 앞에서 나는 쫄아버렸다. 사람이 좀 멋있으려면 그 자리에서 화도 내어보고 인종차별하지 말라고 호기롭게 맞설 줄도 알아야 되는 건데 너무 못났게도 그냥 또... 다시 또 쫄아버린 것이다. 8개월 전 호주 케언즈 호스텔 숙소에서 얼어버린 내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나 자신이 실망스럽고 화가 났다. 인종 차별 당하면서 여기 클럽에 계속 있을 바엔 그냥 정인이 있는 숙소로 다시 돌아갈까도 생각카지노 쿠폰. 8개월간 여행하며 난 나 자신이 좀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돌아가면 처음 쫄보였던 그때의 나와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내 눈앞에 테킬라 한 병이 보였다.
나 오늘 저거 먹고 제대로 미친놈 한번 된다.
구석에 앉아 있던 난 일어나서 테이블 위에 테킬라 한 병을 꿀꺽꿀꺽 마셨다. 춤을 추고 있던 카지노 쿠폰이 나를 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좀 전까진 그 시선이 너무 불편했는데 신기하게도 이목이 집중될수록 텐션이 높아지면서 에너지가 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어차피 지금 정인이도 없겠다. 여기서 날 아는 사람 아무도 없고 좋다 한번 죽어보자! 하는 심정으로 미친 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살사고 뭣이고 모르겠고 이것이 한국의 흥이다 하며 흔들어댔더니 어느새 나를 중심으로 카지노 쿠폰이 원을 그리며 내 춤을 따라 추는 것이었다.
난 더 미친놈이 되고 싶었다. 테이블에 보이는 테킬라를 다시 입안에 가득 넣고 내 주위로 모여 있던 카지노 쿠폰을 향해 입으로 힘껏 분사했다. 여기 카지노 쿠폰도 적잖이 흥에 겨웠는지 오히려 더 좋아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확실히 그날 그 클럽에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나였다.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고 1층에 있던 난 2층으로 올라갔다. 카지노 쿠폰이 2층으로 올라간 나를 위로 쳐다보며 내가 추는 근본 없는 춤을 좋다며 따라 추는 장관을 난 경험하고 말았다. 그날 그 순간만큼은 내가 ‘BTS’였고 그들은 ‘아미’였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니 카지노 쿠폰이 나를 만지기 시작했다. 내 번호와 이름을 물어보고 나를 마치 스타 대하듯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되었다. 난 그들에게 내 번호 대신 테킬라를 뿌려주며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다 어떤 누군가가 나에게 귓속말로 보스가 찾는다며 잠시 와보라고 했다. 뭔데 나를 불러? 하며 쓱 봤는데 누가 봐도 쉽지 않은 느낌에 어두운 기운 가득 풍기는 카지노 쿠폰이 앉아서 나를 보며 손짓했다.
“Cigarette? you high?”
보스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나를 불러 세워놓고 물어봤다. 시가렛? 담배 말하나? 담배 끊었지만 뭐 오늘 내가 주인공이니 한 대 펴주지 하는 마음으로 “Sure Why not”이라고 말해버렸다.
그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며 친구들이랑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길 생각인데 너 노는 거 보니까 같이 놀고 싶다고 함께 이동하자는 것이었다. (지나고 알았지만 그 말은 너 마약하고 춤추는 것 같으니 우리랑 나가서 다른 약도 경험시켜 줄게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그러고는 대뜸 나의 전화번호를 자기 폰에 찍으라며 주는 것이었다. 난 내가 쓰는 예전 폰 번호를 찍어주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전화를 걸어 확인을 했다. 이 번호로 연락 안 되는데 제대로 찍으라며 연락할 번호를 재차 물어왔다. 그때 약간 이상함을 감지했다.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고 하며 그 클럽을 빠져나왔다. 숙소로 돌아오며 클럽에서 있었던 시간을 상기했다. 마치 꿈을 꾼 것 같은 비현실적인 순간처럼 느껴졌다.
뭐지? 몇 시간 전까지 나를 보며 인종차별을 서슴지 않던 카지노 쿠폰이 갑자기 나를 향해 구름 떼처럼 몰려드는 이거 진짜 실화야? 이 모든 게 불과 3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들은 왜 나에게 관심을 보였을까? 한국에서도 난 외모적으로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데 멋지고 덩치 큰 멕시코 카지노 쿠폰도 클럽에 많았는데 왜 하필 나에게 집중했던 걸까? 난생처음 겪는 휘몰아친 관심에 난 이유를 알고 싶어졌다.
긴 머리에 어설프게 난 수염, 마른 체구의 동양인 남자. 그 당시 나의 모습이었다. 이런 외모를 멋지다고 좋아했을 리는 없고, 생각 끝에 내가 찾은 답은 ‘이상함’이었다. 그 클럽에 동양인은 나 한 명뿐이었다. 근데 동양인 남자가 머리는 길게 하고 미친 듯이 춤을 추네. 아마도 그들의 선입견 속에는 쭈뼛대며 샤이한 아시아인 남자들을 생각했을 것이다. 처음에 나도 그랬으니까. 내가 나의 프레임을 깬 것처럼 그들도 그들의 머릿속 데이터에 없던 ‘이상한’ 동양인이 소위 말해 약 빤 놈처럼 클럽을 휘젓고 다니니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도 같다.
난 그날 클럽에서의 경험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 ‘이상함’이 주는 가치였다. 훌륭하거나 비범하지 못할 거라면 특이하고 이상한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정인아?네가 보기에 나 이상해?”
“너?너 이상하지!”
“그래?호호호”
“근데 왜 웃어?”
“나 내가 이상한 게 좋아 근데 너도 좀 이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