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가 넘은 시간
자기 전에 주가를 확인하려고 휴대폰을 열었다. C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었다. (내 전화는 밤이 되면 방해금지모드로 전환된다.) 메시지를 보는 대로 전화를 달라는 문자도 남겼다. 오밤중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걸었다.
100만 원만 빌려 달란다.
저번에 같이 식사했던 C사장이 자기 직원 D에게 어떤 사정이 있어 급히 쓰고 언제 돌려준다는데 어차피 안 빌려줄 생각이라 사유는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렸기에 (정확히는 듣던 중에 딴생각을 했기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정이 어떻든 카지노 게임 빌리려는 이유와 과정이 매우 비상식적이다.
얼마 전 C, D와 함께 식사를 했다.
나는 D가 일을 하나 소개해준 적이 있어 감사치레로 밥을 산적이 있었다. 그게 서로를 가깝게 느끼게 했던 것인지, 아니면 일감 소개해줬으니 100 정도는 빌려줘야 하는 우월감을 가진 것인지, 정확히 그 속내를 모르겠다만 어떤 것이든 애초에 그들과는 카지노 게임 빌려줄만한 사이도 아니다.
내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후자라고 느꼈다. 카지노 게임 빌려주지 못하겠다는 말에 C는 수긍을 하는 듯 이해하는 듯 말을 이어갔지만 평소의 그의 말투와 화법을 기억하는 나는 그의 말에서 '언짢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돈거래를 하지 않는다.
과거에 카지노 게임 빌려주고 빌렸던 과정에서 다시는 돈거래를 하지 않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부모형제간에도 돈 계산은 정확히 한다. 만약 가까운 지인이 폭삭 망해서 밥을 못 먹는다면, 그 카지노 게임 기꺼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빌려주는 건 없다. 어차피 내가 아니면 다음 타자에게 지체 없이 전화할 것이다.
20년 전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이었던 공시생 E는 20만 원을 몇 달째 갚지 않았다. 여자친구랑 여행 다니고 술은 자주 마시러 다녔지만, 그는 내 카지노 게임 갚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어느 날 갚으라고 한마디 했더니 되려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결국 내 결혼식에 오지도 않았다. 그렇게 10년 우정이 끝났다.
대학 때 나는 F에게 40만 원을 빌린 적이 있었다.
나는 다음 달에 받은 과외비를 봉투째 F에게 건네며 잘 썼다 말하고 "갚았다". 그리고 두어 달 뒤에 F는 나에게 '카지노 게임 갚으라'고 했다. 당연히 나는 카지노 게임 갚았다고 했고, 그는 그런 적이 없으며 뜬금없이 자기 계좌에 입금 내역이 없음이 증거라면서 내가 갚지 않은 게 분명하다 했다.
억울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갚을 때 흔적을 남기지 않은 내 잘못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카지노 게임 이체해 주었다. 지금이야 어차피 인연이 끊긴 그 녀석에게 왜 줬을까? 그때 그냥 싸우고 떼어내 버릴걸. 친구를 잃지 않으려고 그냥 준 그때의 나는 바보였다.
반드시 갚겠다던 눈빛과 고맙다는 미소는 그날 그 순간 all-time high를 찍고 계속 하락한다는 사실을 몇 번의 실수와 사회생활을 통해 배웠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그 관계는 상장폐지되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카지노 게임 빌려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가 쥐고 있는 리스트에는 다음 타자가 수두룩하게 있으며, 나는 구세주가 아니다.
사람 잃고 돈 잃으니, 사람만 잃겠다.
어쨌든 C와 D 이야기로 돌아와서 C는 내가 돈이 없단 말을 믿지 않을 거다. 내가 100만 원 정도는 당연히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전화를 했을 거니까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도 없다. 나는 매달 최대한 주식을 사고 남은 돈으로 근근이 지내기 때문이다. 아니 긴말 필요 없다. 있어도 없다.
사업은 자기 수준만큼 카지노 게임 번다고 생각한다.
왜 사업이 신통치 않고, 그들의 고객은 언제나 답답하고, 또 본인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만날 때마다 푸념하던데 어젯밤 통화에서 나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사친이 덜컥 고백을 한 것 마냥 어색해졌다.
적당히 멀찍이 잘 지냈는데 영 불편하다. 제발 나와 가깝다고, 심지어는 사귄다고 여기저기 말 안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건 뭐든 딱 질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