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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한솔 Jan 28. 2025

카지노 게임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고

우리는 서로를 현명하게 카지노 게임지

있잖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넌 어느 때로 돌아갈래?

생을 흔드는 그런 보상 말고

아주 약간의 보상만을 감당해 내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그럼,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생을 톺아볼 수 있겠지?


하늘 위에서 어미아비를 고르던 때로 돌아갈까,

아니면 인생의 중요한 시점 시점마다로 돌아갈까.


난 있잖아.

널 처음 만났던 그때로 돌아갈래.

하루에도 몇 번씩 상기하는 그날 오후 금요일로 말이야.


예민하고 성급한 네가 내게 준 상처를 다시 반복하더라도

조금씩 달라지는 말에 눈썹이 1mm씩 쳐져 가더라도

널 처음 만났던 그때로 돌아갈래.

그때 네가 입고 있던 옷, 걸어오던 걸음걸이, 표정,

그 순간 나부끼던 말라비틀어진 낙엽,

어찌할 줄 모르고 어색하게 서 있던 내 모습까지.

누가 사진이라도 찍어놨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야.


그렇게 그날 하루를 새로 겪고 그다음 날도 새로 겪고

그다음 날까지 새로 겪고,

그날로부터 지금까지 다시 시작하고 매일 반복하는 거야.

나는 며칠 간격으로 상처받더라도

수분 간격으로 글썽이고 마음이 두근거릴 텐데.


우리는 너무 빨리 나아갔어.

머나먼 길을 숨이 차게 달리고 또 달려서 지금으로 와버렸어.

물론 후회는 없어.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할 뿐이야.

하지만 지난 시간에 대한 그리움만큼은

감히 몇 년에 비할 수가 없어.

기억하고픈 순간은 감히 모든 시간과 분과 초라 할 수 있어.


처음 카지노 게임을 고백하던 날을 기억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잖아 우리.

네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카지노 게임이란 것도 몰랐잖아 나는.

툭 떨어져 번진 너의 카지노 게임한다는 말에

나는 온 마음이 붉게 물들었고

기어이 돌이킬 수가 없게 되어 버린 거지.

웃지 않던 네가 웃고, 말하지 않던 네가 말하고,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네가 변한 그때부터

카지노 게임한단 말을 고백하던 그 짧은 사이에

그래 우린 감히 같잖게도 영원을 약속해 버린 거야.

평생이란 말을 내뱉어 버린 거야.

앞으로 다가올 고난이 얼마나 커다란 파도일 줄 뻔히 알면서도,

그 파도에 집어삼켜져 산산조각 날 수 있다는걸, 그래 알면서도 말이야.


카지노 게임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고

우리는 서로를 현명하게 카지노 게임지.

다가올 힘든 날들을 함께 이겨내자고 약속할게.

어차피 생은 생, 삶은 삶.

굳이 너와 함께가 아니어도 고난은 겹치고 덮쳐올 테니

그래도 기왕이면 너와 함께하며 견뎌내 볼게.

그러니 약속하자.

우리가 약속한 것들을 약속하자.

남은 생은 당신이라고, 당신뿐이라고.

서로가 처절한 눈을 하고 맺었던 그 약속을 약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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