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제에 카지노 게임를?
"칠레에서 카지노 게임 안 치면 바보예요.",
"언니 같이 카지노 게임 쳐요.
칠레는 정말 비용이 저렴해요."
오자마자 주위사람들로부터 들은 말들이다.
칠레에 나오면서 카지노 게임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카지노 게임는 사치라고 생각하고 살았고 내 인생에 카지노 게임 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한국에서는 카지노 게임는 필드에 나가면
적어도 30~40만 원이 든다고 하는데 칠레는 가격이 한국의 1/10이었다.퍼블릭 카지노 게임장들도 4-5만 원이면 카트까지 빌려서 칠 수 있다.
하지만 배운 적도 없고 아무런 준비도 해오지 않았기에 흘려듣고그저 마트 가서 장보고
집청소하고 근처 사람들과 집에서 차 마시고 수다 떠는 게 다인 일상을 보냈다.
그러다 한 지인이 드디어 카지노 게임를 배운다고혼자 한인타운에 가서 1명 있는 한국 프로님께 배우고 오더니외로웠는지같이 배우자고 제안하였다. 나도 그 지인과 함께 한다면 배우고 싶었다.드디어 내 인생에도 카지노 게임채를 잡아보는 날이 오게 되었다.2달을 스크린이 설치된 연습장에서 배우는데 열정만 있어서 힘으로 치다가 팔이 아파 고생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치고 필드에 나갈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카지노 게임는 채가 많지?
나는 7번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카지노 게임에 아무것도 모르고 드디어 머리 올리는 날이 되었다. 카지노 게임를 1년 만에 잘 치게 된 한 분이 나를 위해머리를 올려주셨다.
어프로치도 모르고 퍼팅도 안 배우고 드라이버랑 7번만 배우고 나간 필드.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그날 9홀만 도는데 공을 10개도 더 넘게 잃어버리고 말았다. 초짜 골퍼의 드라이버는 당연 슬라이스로 공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넓은 페어웨이는 놔두고 거친 잔디의 러프에서 헤매기도 하며 동반자는 4~5번 만에 경기가 끝나는 홀을 혼자 10번씩 공을 치며 갈지(之) 자로가는데 이렇게 홀들이 긴지 언덕 있는 홀에서는 혼자 깔딱 숨넘어갈 뻔했다.
어찌 쳤는지 정신없이 쳐놓고 첫 필드의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내가 다니던클럽은
외국인한정 1년,3년 멤버십을 가입할 수있는데한 달 30만 원가량만 내면 1인 성인이 한 달 동안 매일 쳐도 된다. 체력만 되면 2번도 칠 수 있다.목요일은 여성친구 초정하면 초청친구는 5000원에 칠 수 있다. 정말 싸지 않은가?
클럽에 있는 수영장, 사우나도 이용할 수 있고 가끔 가족을 초대할 수 있어서
아이들과 자주 가서 수영을 즐겼다.
칠레 현지인들에게는 너무 산 꼭대기에 있고 필드 관리가 좋지 않다고 인기가 적었지만
우리가 카지노 게임를 누리기엔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었다. 평일에는 거의 사람이 없어서 나 혼자 그 넓은 곳을 누비기도 하였다.
칠레에서 카지노 게임추억을 떠올리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1년짜리 멤버십을 끊고 한 번 연습하고 돌아온 다음 날 칠레는 코로나로 모든 카지노 게임장이 문을 닫았다. 거의 감금되다시피 집 밖 나오는 것까지 막힌 시절을 보냈다.
그 후 8개월이 지난 후 겨우 야외활동을 열어주어 카지노 게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
필드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감격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카지노 게임친지 2년이 넘어가자 조금씩 감이 오기 시작했다. 내가 다닌 카지노 게임장은 사람이 없어 혼자 치기도 좋았고9홀만 돌고 나와도 또는 7홀만 돌고도 나올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커다란 카지노 게임장 놀이터를 누빌 수 있었던 그때가 지금 생각해도
나에게는 분에 넘치는 시간들이었다.
때론 안개가 갑자기 몰려온 날은 안갯속에 갇혀그동안 다녔던 감으로 카지노 게임장을 나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주변 소들이 필드를 점령해서 필드에는 소똥으로 가득하기도 하고
앞에 소가 있어 공을 칠 수 있을지 갸우뚱 한 날도 있었다. 공을 찾으러 간 수풀 속에 뱀을 보고 비명을지르기도 하고, 귀여운 오리나 강아지가 놀자고 다가오기도 한다.
어쩌다파나 버디를 한 날은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왔던 시절.
그리고 아이들하고같이치는것을 허용해서
가족끼리 운동하기가 정말 좋았다.
한국에 와서는 다시는 그렇게 누리지 못할 일들이기에지금 생각해도 참 좋았던 추억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생의 법칙처럼 힘을 빼는 법을 익혀가고같이 가는 동반자들을 배려하고 굿샷을 외치며 응원하며함께함을 즐겼다.
그시절들을 지내다 보니 실력을 조금씩 향상되어 갔다.칠레는 캐디문화가 없어서 우리 스스로 에이밍 하고, 퍼팅 라인을 봐야 한다.
그래서 한국보다는 점수가 좋을 수는 없지만
퍼팅라인 보는 데는 날카로운 감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도 카지노 게임장의 1홀부터 18홀까지가 다 그려진다. 어디에 벙커가 있고 OB구역과 해저드 구역까지 곳곳이 다 나의 흔적들이 있는 곳이었다.칠레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카지노 게임장을 다녀오며 카지노 게임장을 관리하는 아미고(스페인어로 친구다)들에게
마지막 인사와 작은 선물을 주며 가슴 뭉클하게 안녕을 고했던 산타마르티나 카지노 게임장.
살면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의 인생에 가장 분에 넘치는 여유를 선사해 준
그 카지노 게임장이 고맙고 그립다.
한국에 와서는 카지노 게임를 칠 여유도 재정도 없지만
그 시절 그 추억으로 삶이 힘들 때면 꺼내볼 수 있는 나만의 추억 폴더에 예쁘게 담아두었다.
한국에서의 카지노 게임는 제게 아직도 사치입니다.
칠레에서 운 좋게 저렴하게 운동할 수 있었던
추억을 공유합니다.
자랑으로 보이길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골프와 4년 반 새벽 도시락 싸기와 퉁칠 수 있다' 농담하고는 했는데 인생에는 늘 희비가 공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