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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 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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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나를 나보다 더 잘 알고 아껴주는 나무가 있다.

내가 유일하게 투정 부릴 수 있는 곳이다.

울고 불며 두 팔을 휘두르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부린다.

아프다고 슬프다고 마구 떼를 쓴다.

나무가 얼마나 아팠을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알면서도 외면한다.

어쩔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대며 합리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이 더 시끄러워진다.

마음만 더 아파왔다.

미안했고 나무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모두 외면했다.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답은 퉁명스럽게 나왔고 관계는 서늘해져 갔다.

나는 바보다. 감정의 서투른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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