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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루비 Mar 31. 2025

카지노 게임 너의, BOSS

1 day start

어제 카지노 게임을 만났다.

여섯 번째, 육프터.

하지만 아직도 낯선 느낌이 든다.


추운 날씨에도 우리는 집 근처 갈빗집에서 갈비 2인분, 된장국과 냉면을 먹고 근처 카페로 이동했다.

카페 가는 길에 카지노 게임의 차에서는 경고음이 들렸다. “삐빅, 타이어 공기압 이상이 있습니다.”

나도 공기압 이상으로 보험사 출장을 부른 적이 있어 그런가 보다 했지.

그가 내 직장합격 여부를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맨입으로 말할 일이냐고.


카페에 들러, 커피와 빵 하나를 시킨 카지노 게임 그가 진짜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유머감각은 제로야, 정말. 하지만 나도 재밌는 사람은 아니니 그러려니 하다가도 좀 심한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 이번에는 정말 그만 만나야 하는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은 거 같은데, 그는 나보고 집 가서 쉬라고 한다. 내가 눈치가 없는 걸까? 이런 속도라면 우린 친해지기는커녕 지쳐 떨어져 나갈 거 같다.


그에게 다음 주부터 출근한다고 했으나, 반응이 영 뜨뜻미지근했다. 아니, 본인이 일만 하면 된다며. 그래서 퇴직 후 한 달도 안 돼서 바로 구한 건데 저 이상한 반응은 뭐지?


연애고자인 선남에 대한 호감도가 점점 바닥으로 치솟아 떨어져 흐른다. 그래, 세 번 만나고 나한테 별로라 하며 고마워서 만난 거 같다고 한 남자인데 뭐가 아쉽겠어라는 생각을 하며 차에 탔다. 이제 그만 만나고 보내줘야겠다. 어차피 곧 멀리 일하러 가야 하고, 요가도 평일 주 3회 하면 시간도 없어 금방 잊어버리겠지.


그런데 뭐든지 인생이란 게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마지막을 확정한 그 순간,

그의 차 타이어 한쪽이 완전히 터져버려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고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역시 나를 보내려 했다. “여기서 집에까지 갈 수 있겠어요? “

지금 찾아보니 그 카페에서 집은 걸어서 30분 걸리는 먼 거리는 아니었다.



근데 집에서 꽤 멀다 착각한 난, “여기서 집까지 걸어서 가긴 멀어요. 수리하고 같이 가요.”라 했다.


보험사를 불렀다. 저번에 제부도 가기 전 블루투스를 연결하려 했으나 실패했는데 그는 방법을 알았다고 했다. 결국 못했지만…


보험사 직원분은 가까운데도 있으나, 오산대 근처까지 가면 차종에 맞는 타이어를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나를 보더니 묻는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아니, 이게 내게 물을 일이야? 당연히 수리는 제대로 해야지. “오산으로 가요.”

우린 차를 견인 후, 보험사 직원 뒷자리 하나에 같이 껴서 몸을 맞대고 차를 탔다.


수리 후 시간을 보니 저녁 여섯 시. 그래 어차피 마지막인데. 안 볼 건데 말이라도 해봐야겠다.

“오빠 시간 괜찮아요? 저 합격했는데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고 넘어가서 너무 서운해요. 괜찮으면 가볍게 맥주 한 잔 어때요? “

그분은 살짝 고민하는 거 같더니, “그래요, 괜찮아요.”


우리는 집 근처로 와 가벼운 안주를 시키고, 카지노 게임 생맥을, 선남은 음료수를 마셨다.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취하는 카지노 게임, 곧 회사를 가야 한다는 의무감, 기쁨, 서운함, 선남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기분이 주체가 안 된다 할까. 아무 생각 없이 들이킨 맥주는 저번처럼 이상하게 맛이 있었다. 아…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내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았었나 보다. 맥주 한 잔을 다 마신 카지노 게임 꽤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대놓고 물었다. 항상 그랬듯이.

우리 두 살 차인데 말 놓는 게 어떻겠냐.

그리고 세 번 만나고 내가 별로라 하지 않았었냐고. 난 남사친, 친구로 지내도 괜찮다고.

“오빠, 우리 여섯 번 만나면서 나 별로라 했잖아. 왜 별론데 자꾸 만나러 오는 거야?”


카지노 게임: “음…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싫지는 않은데… 싫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

나: “성인인데 본인 마음을 모르면 어떡해.”

카지노 게임: “그러게… “

나: “궁금한 것들 좀 물어봐도 돼?”


맥주 한 잔 반에 거의 만취 수준의 카지노 게임 여기다 적기도 민망한, 전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어디까지 나갔는지 물어봤다. 그는 여자 친구와는 끝까지 않았고, 군대에서 다섯 번 안으로 성매매 업소에 다 같이 간 게 전부라 했다.


나: “그래도 열 번은 안 돼서 다행이네?”

-취해서 거의 막말을 했다.

카지노 게임: “그런가? 그 이후론 한 번도 안 갔으니.”

나: “오빤, 성욕이 꽤 낮은가 봐.”

- 진짜…. 할 말이 없다.


나: “난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람이야. 오빠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받아들였을 거야. 여자 봐도 사귀자거나 고백한 적도 없어?”

카지노 게임: “응, 전 여자 친구도 나한테 먼저 사귀자고 해서 사귄 거야.”

나: “하… 꽤 심각하네.”


나: “카지노 게임 아닌 거 같아? 왜 그때 그럼 손잡은 거야? “

카지노 게임: “아직은 잘 모르겠어. 내 감정에 대해서 헷갈리는 거 같아. 좀 테스트해 보려고 잡았는데 별 감정이 없었어. “

나: “그럼 손 줘봐.”

만취한 카지노 게임 선남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마주 잡은 두 손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부드럽게 깍지를 끼고 물었다.

나: “이래도 느낌이 없어?”

카지노 게임: “음… 깍지 끼니까 느낌이 있는 거 같기도…”


잡았던 한 손을 풀고, 그 손으로 카지노 게임의 왼 뺨과 오른뺨에 손을 갖다대었다.

여기다 맨 정신으로 쓰기 민망하지만… 용기 내서 적어본다. 나 스스로가 창피하다 못해 땅굴 파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인데.. 이미 벌어진 일…


나: “에잇! 그럼 테스트해 보자! 오빠 옆으로 가봐.”

난 내킨김에 벌떡 일어나 카지노 게임을 옆으로 보내고 옆자리에 냉큼 앉았다. 그리고 “오빵~~~.”이러면서 카지노 게임의 왼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팔짱을 끼었다.

나: “헤헤. 오빠 어때?”

카지노 게임: “아…… ”


카지노 게임은 만취상태인 나보다 얼굴이 더 시뻘게졌다.

“하… 심장 뛰어서 죽을 거 같아. 느껴져?”라고 했다.


오히려 카지노 게임 별 느낌이 없었다. 아니 뭐 이 정도쯤이야?

나: “헤헤 오빠한테 기대니까 좋아. “

카지노 게임: “아… 느낌이 있네.

심장이 빨리 뛰고, 진정이 안 돼.

내가 연애세포가 죽은 줄 알았는데……

아…. 머리 좀 만져도 돼? “


내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살짝 쓰다듬은 카지노 게임은, “미안 내가 재미도 없고. 내 마음도 잘 몰랐네. 둔해서 널 힘들게 했어.”라고 말했다.

나: “아냐 아냐, 그럴 수 있지. 오빠 그럼 오늘부터 우리 1일 하는 거야? “

카지노 게임: “어, 사실 여기 들어올 때부터 말하고 싶었어.”

카지노 게임은 내가 머리를 기댈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고 했다. 그리고 만약 본인이 설레지 않았으면 둘 다 민망해지지 않았을까라고도 말했다.



나: “어차피 인생 짧잖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나도 내가 이렇게 육탄전까진 안 하는데 오빠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하니까 좀 무리해서 해봤어. 사실 난 오빠가 날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는데?

어느 누가 싫은데 여섯 번 만나고, 만나러 오고 데려다주고, 이사까지 도와주겠어?”


카지노 게임: “그렇지. 우린 오늘부터 1일이야. 참 네가 이뻐 보이네. 애교가 없는 줄 알았는데 이 귀여운 모습은 술 먹어야지 볼 수 있다니. 내가 한 잔 못해서 아쉬워. 다음에 꼭 같이 마시자.”


나: “(웃으며) 응. 후후.. 내가 13년 만에 오빠 마음을 봉인해제했네. 기념비적인 일이야.

오빠, 내가 오빠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여자 중에 가장 나은 사람일 거야. 자신 있거든 여러모로.

나 만카지노 게임 거 후회하지 않을걸? 가스라이팅은 아니고. 내가 가장 나을 거야. “


나: “오빠…. 오빤 앞으로 나 아니면 안 될걸?”

- 세상에! 이게 무슨 근자감인지…

카지노 게임: “하하 그러게, 너 말고 누가 있겠어.”



술집에서 나와 손을 잡고 걸어간 우리는 결국 사귀게 되었다. 물론 다음 날 아침 어제 일을 심하게 후회했지만…

할 일은 해야만 한다.

회사에 증빙서류를 우체국 등기로 보내고, 요가학원을 다녀왔고, 어제 내팽개친 옷들을 정리 후 세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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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 옷을 입고 나가려 했으나 왼쪽 어깨에 파운데이션이 묻는 바람에 다른 니트를 입고 갔다.


오늘은 남자친구 생긴 지 이틀차.

난 더 네가 나와 시선을 맞추고, 함께 하고 싶단 걸 진작에 알았었는데.

손끝에 닿는 느낌이 설레어야지만 확신을 가지다니…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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