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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i Whale Apr 29. 2025

빌어먹을 짝카지노 쿠폰

<언젠가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tvN. 2025) 6화에서 혹시 아이가 잘못되었을까 봐 특이 증상도 없는데 반복해서 초음파를 보러 오는 임산부가 있었다. 속으로 잠시 왜 저렇게 유난이야 하다가 내 생각이 났다.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한다더니! 매주 응급실을 달려가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 역시 임신했을 때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아기가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여 전전긍긍하다 결국 정기검진 전에 병원에 가서 확인하고 온 적이 있었다. 나의 예민한 감각이 예리하게 인식한 작은 변화, 즉 정상범위 안에 드는 사소한 차이에도 카지노 쿠폰 식겁했다. 그렇게 혹시라도 뱃속에 애가 없어진 건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상상의 방울을 펑 터트리고 지금의 야생 멧돼지가 탄생한 것이다.

카지노 쿠폰<언제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6화 중에서.

불안은유전이라더니, 성격도유전이라더니. 나같이예민카지노 쿠폰자기주장이강한전투력만렙의주니어 T탄생했다.


지금은 중딩이 되어, 하는 말마다 반기를 든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주말에 시아버지 제사가 있어 가족 모두 시골에 내려갔다. 마루에서 텔레비전만 보고 있는 카지노 쿠폰에게 엄마(나)가 말한다.


엄: 날씨 좋은데 산책이나 갈까?

아: 내가 왜!

엄: (말아라 이 *****야.)


(안 간다더니 모두 나가니까 따라 나온다. 논두렁을 올라가는데 미끄러질 것 같은 흙길에 녀석이 훌쩍 뛰어 넘어가고 엄마가 엉기적거리며 미끄러지듯 내려와 카지노 쿠폰에게 말한다.)


엄: 이럴 때는 뒷사람이 잘 내려가나 조금 기다려주거나 손도 잡아주면 좋을 텐데. 엄마가 이번에 스페인 갔더니 거기는 6~7살로 보이는 어린 남자애도 엄마랑 이모, 할머니 가는데 끝까지 문을 잡아주더라고. 역시 선진국이라 그런가. 메너가 좋더라고. 우리 카지노 쿠폰도 그런 메너를 배우면 좋을 텐데.

아: 내가 왜! 그게 선진국 하고 무슨 상관?

엄: (저 ***새끼.) 오빠! 다른 사람들이 나중에 저거 메너 교육도 못 받았다고 하면 오빠가 꼭 말해줘. 내가 교육했는데 저게 거절한 거라고.


(시어머니가 혼자 텃밭에 상추를 심고 있어서 내가 진짜 좋게 얘기했다.)


엄: 시골에도 왔는데 가서 할머니 옆에도 좀 있어 드리고 상추도 같이 심어드리면 어때? 같이 좀 있어 드리면 귀멸의 칼날 극장판 보여줄게.

아: 내가 왜! 아! 씨! 그럼 안 봐.

엄:...


(거듭된 거절로 엄마는 카지노 쿠폰 멧돼지에게 짜증이 났다. 눈치도 없는 게 엄마 엉덩이에 도깨비풀을 꽂아놓고 엄마 아빠의 로맨틱 산책 길에 따라붙는다.)


엄: 왜 따라와!

아: 티브이 볼 것도 없어.

엄: 나카지노 쿠폰 무슨 상관. 나랑 대화를 할 것도 아니야, 내 말을 들어줄 것도 아닌데 뭔데 따라와! 꺼져!

아: 내 맘이거든!


엄마와 카지노 쿠폰의 대화는 언제나 파국이다. 문제는 파국인줄 알면서 메멘토처럼 매일 반복이다.


내가 10일간 집을 비운 사이 공부는 마음으로만 한 카지노 쿠폰이 엄마가 매년 해외여행을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에는 아빠도 데리고 가란다. 오랜만의 자유가 꽤 행복했나 보다. 먹는 것이 좀 부실했지만 10일 정도는 괜찮단다. 더 오래는 안되고 딱 그 정도는 자유와 밥을 바꿀 수 있나 보다. 남편의 말에 따르면 남편이 깨우지 않아도 학교와 학원은 제시간에 갔기 때문에 아주 만족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집에 오고 바로 가족 등교시간을 어긴 카지노 쿠폰에게 사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있으면 깨워줄 것을 아니까 푹 자고 아빠랑 있으면 아빠가 못 일어날 것을 아니까 긴장하고 일어났다는 것이다. 다행히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녀석이었다. 내가 없어도 자기 책임은 질 것 같아 안심이면서 그래도 내가 있는 동안은 덜 긴장하고 편히 지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이게 문제다!

해달라고 안 했는데 잘해주고 싶은 마음과 그 마음으로 인한 기대. 빌어먹을 짝카지노 쿠폰. 나는 녀석이 좋고 좋은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 녀석이 지금도 미래에도 편했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잘 먹었으면 좋겠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현재 어떤 행동들이 바뀌길 기대한다. 왜 나는 그런 마음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일까! 그러니 녀석은 내가 누울 자리라는 것을 귀신같이 안다. 하지만 그 마음으로 인한 기대는 거절한다. 녀석은 나의 기대를 감지할 때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반드시 나를 찌른다. 유독 날카로운 송곳니로! 감탄고토 하는 괘씸한 녀석!


마음을 못 버리면 말이라도 꺼내지 않아야 하는데, 입은 방정이라 생각하면 터져 나온다. 카지노 쿠폰은 아직 공부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고, 지금 보는 만화가 엄마와 산책보다 재미있고, 세련된 메너에 당장은 노관심이고, 할머니 하고 상추는 심고 싶지 않을 수 있는데 나는 그가 하길 기대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나쁜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거절당하지 않으려면 부탁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부탁은 거절해도 된다. 나는 부탁 같은 명령을 하고 거절당하면 상대를 탓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카지노 쿠폰이 아니라 내가 나빴다. 그리고는 다가오는 멧돼지에게 꺼지라며 옹졸한 호저의 가시를 날렸다.


정리해 보면 나는 집에서 쌀밥에 고기만 잘 구워주고 말만 안 하면 최고의 엄마가가 된다. 와우! 그러면 카지노 쿠폰은 돈 안내는 하숙생처럼 잘 성장해서 내 집을 떠날 것이다. 아름다운 그림인데... 뭔가 쫌... 나는 살면서 카지노 쿠폰에게 제일 많은 노력과 인내, 돈과 시간을 쓰는데 왜 바라면 안 되나...ㅠㅠ 왜 나의 바람은 매번 까여도 서운해도 못하나. 억울하다. 그게 내리사랑이고 부모의 마음이라는데 그렇다면 나는 그 마음이 20% 부족한 것 같다.


'그저 잘해주고 싶은 마음'과 1+1으로 붙어있는 '기대'는 노력해도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잠깐 숨길 수는 있지만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이 팩트다. 그러니 카지노 쿠폰은 그런 나의 기대를 깔 수 있고 그런 카지노 쿠폰에게 나는 정이 좀 떨어질 수 있다. 매일 실망할 수 있고 미울 수도 있고 서운할 수도 있다. 옳지는 않더라도 상처받은 내 마음도 잘못이 없다. 설령 실망하고 밉고 서운했다 하더라도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므로 ㅠㅠ 뿐이랴. 다음 날이면 '그저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무한 생성된다.


내가 실망하면 뭐! 내일 이면 또다시 믿는데.

내가 미워하면 뭐! 내일이면 또다시 그저 예쁜걸.

젠장. 빌어먹을 짝카지노 쿠폰.


화요일의 감사

- 뱃속에서 노심초사하던 그 태아가 이제는 나보다 커다란 멧돼지가 되어 더 이상은 없어질 걱정은 없어서 감사합니다.

- 내가 호저의 가시를 날려도 언제나 창과 방패를 들고 덤비니 차라리 감사합니다.

- 어떤 일이 있어도 내일 다시 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화수분처럼 생기니 감사합니다.


*제목의 사진은 TVING,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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