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북청 물장사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ー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카지노 게임 추천
북청 물장사.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사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카지노 게임 추천진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사.
《겨레아동문학선집 9 엄마야 누나야》, 보리, 1999.
*파인(巴人)김동환의 <북청 물장사는1924년 10월 13일 자 동아일보3면에 <北靑물장사로발표되었으며,김동환 시집 《국경의 밤》(1925)에 <북청 물장수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져 버린 무언가에 관한 시를 읽다 보면 숙연해진다. 당대의 현실을 그려낸 시는 시간이 흐른 뒤 추도사가 되고, 망자를 무덤에서 일으켜 세우는 주문이 되기도 한다.
<북청 물장사는 겪어본 적 없는 시절에 대한 낯선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날마다 자취 없이 사라지고 아침마다 돌아오는 고단한 일상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말하지 않고, 보여준다. “밟고 와서,” “퍼붓고는,”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과 같은 동작어를 사용하고, “삐걱삐걱 소리”조차 ‘내며’가 아닌 “치며”로 표현해 촉각적, 시각적 감각에 집중했다. 이른 새벽 거리에서 우물물을 퍼다 나르는 물지게꾼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고, 그의 걸음에 맞춰 찰랑이는 물의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느껴진다.
수도가 놓인 이후 거리에서 물장수가 사라졌다. 냇가에서 빨래하는 풍경도 볼 수 없게 됐다.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면서 수많은 직업이 자취를 감췄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여러 직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갈미래를 내다보는 요즘,<북청 물장사는단순히 백 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시’에 관한 이야기로도 읽힌다.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오는,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도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그것이 바로 ‘시’가 아닐까.<북청 물장사는카지노 게임 추천진 존재에 생명을 불어넣고 가보지 못한 세상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시가 할 수 있는 일과 시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지금 우리 곁에 있지만 언젠가는 저물어 카지노 게임 추천질 존재를 호명하고 보존해 후세에 전하는 일이시를 쓰는 자의 소임임을 일깨워준다.
마침내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나,4월은 여전히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