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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라나시
타지마할에서 사진찍다 만났다가 바라나시에서 재회한 대만 친구들 L과 D.
두 사람은 학창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서로 닮은 듯 다른 이 둘의 조합이 재미있다. L은 큰형처럼 차분하고 사려깊었으며 D는 통통 튀는 막내동생처럼발랄하고 한없이 낙천적이었다. 둘 다 밝고 배려심 강한 성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아, 또 하나 닮은 점은 여행과 모험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혼자 대만 전역을 걸어서 일주한 적이 있어." D가 말했다.
"우와 그 어릴 때에 전국일주를 했단 말이야? 대단하다!"
"나는 인도에 오기 전에 네팔에 있었는데 외모 때문에 어딜가나 내가 네팔사람인 줄 알더라고. 절 같은 데 들어갈 때 네팔인이라며 공짜로 그냥 들여보내준 적도 있어, 하하하." L의 이야기다.
"오오, 붑커랑 비슷하다. 붑커도 어느 나라에서나 현지인인 줄 알더라고, 하하."
짧은 저녁 식사 동안 우린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며 가까워졌다.
왼쪽부터 D, 나, 남편, L식사를 마치고 갠지스 강변으로 나왔다.
"너희 화장터 보고 왔어?"
"화장터는 아직 안 가봤어."
"그럼 같이 가볼래?"
"그러자."
우린 낮에 보았던 화장터로 L과 D를 안내했다.
힌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그린 벽화
저기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보인다
하루에도 수백 구씩 옮겨지는 시신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위해 산처럼 쌓아 준비해 둔 장작들"이곳이야."
"아.. 여기구나."
밤이 되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더 붐빈다. 잿더미 속 잔불이사그라들 틈도 없이 새불이 피워진다. 자세히 보니 화장터는 구역이 나뉘어 있다. 낮에 보았던 것은아래쪽의 구역이었고 그 위쪽에 칸막이벽을 사이에 둔 또 다른 화장터가 있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우리의 속마음을 읽었는지 옆에 있던 어느 현지분이 그 이유를 설명해주신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는 위치는 카스트에 따라 결정돼요. 칸막이 위쪽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높은 계급,아래쪽은 낮은 계급이 사용하죠. 저 왼쪽 구석에 별도의 칸이 보이시죠? 저기는 높은 계급 중에서도 VIP를 위한 자리랍니다."
카스트에 따라 나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계급
고위 계급을 위해 따로 마련된 온라인 카지노 게임카스트. 인도내 힌두교도들의 신분 제도이다. 오늘날의 인도에선 신분에 따른 차별을 완화하려고 노력 중이라지만 아직도 카스트의 그늘이 곳곳에 드리워진 것을 볼 수 있다. 영영 세습되는 신분과 그에 따른 제약 탓에 천민들은 이생에서 뭘 해볼래도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들에겐 갠지스 강에서의 성스러운 죽음, 즉 지긋지긋한 이승의 굴레를 끊는 이 과정이 누구보다 간절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어 재가 되는 그 순간까지 하층민은 화장터를 가로지른 칸막이벽으로 차별을 받는다.
이 세상의 다양한 종교들을 존중한다. 하지만 내세에서의 구원 만큼이나 현생에서의 행복은 중요하다. 누군가에겐 나면서부터 특혜가 주어지고, 다른 누군가에겐 하루빨리 벗어나고픈 지옥을 살게 하는 것이 과연 신의 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재를 몸에 바른 수행자
갠지스 강에서 목욕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기도하는 신자화장터에서 나와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강변을 걸어갔다. 수행자로 보이는 주황색 옷차림의 사람들이 불과 꽃 등을 손에 들고서 돌아다닌다. 신자들은 그들에게 돈을 주고 기도를 드리거나 꽃을 산다. 우리도 현지 사람들을 따라 돈을 내자 기도도 하게 해주고 이마에 재를 발라주기도 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손바닥에 노란색 꽃이 담긴 접시를 하나씩 들고 저마다 갠지스 강과 소통한다. 그간의 죄에 대한 용서와 영혼의 구제를 빌며, 또는 각자의 소망을 담아 꽃을 강물에 띄워 보낸다. L과 D도 강을 바라보며 잠시 기도를 한다.
"뭐라고 빌었어?"
"죽은 사람들이 안식을 얻게 해달라고 빌었어."
D의 대답에 멈칫했다. 당연히 본인을 위한 무언가를 바랐을거라 여긴내가 생각이 짧았다.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한 기도. 오늘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보람된 기도 중 하나일 것이다.
바라나시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하며다음날 보트를 타러 느지막이 갠지스강에 갔다. 처음엔 가까이서 본 화장터를 굳이 멀리서까지 볼 필요가 있나 했는데, 배타고 강 위에서 보는 바라나시, 우리가 바라나시 하면 떠올리는 바로 그 풍경을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았다.
인도에서 가장 팔자 좋은 건 소들일 거다.날이 더워 숙소에서 갠지스 강으로 갈 때 툭툭이나 릭샤를 타기로 했다. 한 자전거릭샤 아저씨께 가격을 여쭈었다. 터무니 없이 비싼 돈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아저씨께선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셨다. 거기에 흥정을 조금 해서 릭샤에 올라탔다. 자전거릭샤는 처음 타보았는데 솔직히 탈 것이 못 되었다. 엔진으로 가는 차나 바이크야 얼마든지 타지만, 두 다리로애써페달을 밟는 자전거릭샤 아저씨의땀에 젖은등 뒤에서 우리만 발 뻗고 있자니 마음이 영 편칠 않았다. 가뜩이나 미안한데 날씨는 또 왜 이리 덥고 아저씨의 어깨는 왜 이리도 깡말랐는지. 결국 우린 흥정한 것도 관두고 본래 아저씨가 부르셨던 값에 두배로 얹어 드렸다. 아저씨는 받으신 지폐에다 입을 맞추시고 하늘을 향해 몇초간 기도를 하셨다. 인도에서 만난 힌두교도들에게서 발견한 공통점이다.행운을 얻으면 그에 입을 맞추고 감사기도를 올린다.그제야 우리도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사진도 부탁드려서 같이 한장 찍었다.
갠지스 강 보트 타는 곳
물동이를 채우러 강물에 내려온 수행자보트는 모양도 크기도 가격대도 다양하다. 비싼 프라이빗 보트는 가이드까지 동반하여 한두시간을 강 위에서 보내며 바라나시의 역사와 종교 등의 설명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린 잠깐 풍경만 보는 게 목적이라 몇십명이서 같이 타는 가장 싼 배에 탔다.우리와 한 외국인 여행자만 빼고모두가 순례중인 인도사람들이었다. 몇몇 여인들은 배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며 입을 모아 기도를 왼다.
부모님과 같이 탄 조그마한 꼬마아이는 제 덩치만한 구명조끼를 입고 앉아 있다.
노래하듯 기도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강물을 떠가던 배는 강 반대편에 얼마간 멈췄다. 인도인들은 전부 내려서 강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하거나 수영을 했다. 그동안 나와 남편, 그리고 이란에서 왔다는 여행자는 배 위에서 기다렸다. 한쪽에선 소년들이 말을 목욕시키고 있다. 우리를 보고는 말을 타러 오라고 호객을 한다.
수영을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씩 다시 배에 탄다. 한 어린 아이는 부모님이 챙겨오신 수건으로 몸을 말리고서 이마에 힌두교의 표식을 찍는다. 너무 귀여워서 손을 흔들었더니 부모님께서 안아보라고 허락해주신다. 아이와도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나중엔 아이 어머니께서도 같이 찍고 싶어 하셔서 셋이서도 찍었다.
같은 배에 탄 이란 여행자도 현지인들과 신나게 이야기를 나눈다. 무슨 얘기 중인지 옆에서 들어보니
"오~ 나마스떼."
"나마스떼?"
"아~ 오케이 오케이 나마스떼!"
이러면서 '나마스떼' 만 연발한다.이란 여행자는 힌디어를 못하고, 같이 얘기중인 인도사람들은 영어를 못해서 바디랭귀지와 오직 '나마스떼' 만 가지고 대화 중인 거다. 근데 이게 또 통하는 게 재미있다. 나마스떼는 인도의 고대어인 산스크리트어로 '당신을 존중합니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존중하는 마음만 있으면 말이 안 통해도 백번 대화가 가능하다.
갠지스 강에 떠서 바라보는 바라나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배에서 내릴 때 즈음 인도에서 보는 마지막 해가 강줄기 너머로 서서히 붉어지며 넘어가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에도 화장터의 장작은 뜨겁게 타오르고 구원받기를 기다리는 또 다른 육신들이 끊임없이 들것에 실려오고 있다. 잠시 눈을 감고 강가 신에게 기도했다. 바라나시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들도 혹은 그렇지 못한 이들도 모두 그 삶에 최선을 다한 만큼 내세에선 평안하게 해달라고. 특히 그 삶이 고달팠던 이들은 조금 더 신경 써 달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