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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드 Mar 05. 2025

카지노 게임 온다, 두둥

나트랑 한 달 살기의 새로운 시즌

나트랑에서의 3주가 지나갔다. 그러는 동안 아이와 나는 이곳에 푹 적응하며 새로 사귄 친구들과 즐거운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과는 영상통화로 안부를 묻곤 했는데, 어느 주말에는 아침도 씨리얼, 점심도 씨리얼을 먹었다는 그를 마주했다. “너희들 없으니까 너무 심심해, 어서 거기로 가고 싶어.”하고 말하며 제대로 챙겨 먹지도 않는 카지노 게임이 측은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귀여우면서도 웃음이 났다.

한 달 살기를 고민하던 때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어서 예약하라며 권유한 그였다. 우스갯소리로 본인의 자유를 위한 부추김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와 카지노 게임의 나트랑 행 일정이 정해지자 곧바로 고향 초등학교 반창회부터 여러 모임을 추진한 그였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도 일주일이면 충분했던 걸까? 통화를 할 때마다 그는 진심으로 심심하고 적적해 보였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또 한 가지 의외인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나였다. 호기롭게 계획하긴 했지만, 아이와 단둘이 해외 살이를 한다는 건 겁이 나는 일이었다. 평소 든든히 의지하던 카지노 게임의 빈자리가 무척 클 것 같았다. 나야말로 평소 심심함을 바라던 사람이었지만, 너무 긴 시간 심심하고 싶진 않았다. 하루라도 빨리 카지노 게임이 합류해서 세 식구 완전체로 나트랑 살이를 하길 바랐다. 그래서 총 5주의 기간 중 후반 2주는 카지노 게임과 함께 보내도록 계획을 잡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초반 일주일의 적응기를 보내고 나니 하루하루가 순탄하고 유쾌했다. 요가 메이트들과 운동 다니고, 브런치 먹고, 저녁에 아이들도 다 같이 모여 어울리는게 너무 즐거웠다. 친구들과 여행 온 듯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또한 때때로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며 혼자 놀기를 제대로 실행하고 있기도 했다. 한마디로, ‘나 지금 너무 재미있게 지내고 있는데, 벌써 카지노 게임이 온다고?’ 상황이었던 것이다.


둘의 마음이 어떻든 시간은 흘렀고 카지노 게임의 출국 날이 되었다. 3주 전 나와 아이를 배웅하던 공항을 이제는 우리를 만나러 그가 혼자 떠나는 시간. 이때 카지노 게임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가 탄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는 동안 나는 또다시 설렜던 것 같다. 너무 즐겁게 지낸 나머지 생각보다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지만, 그가 온다는 건 기쁘고 반가운 일이다. 그것도 해외에서 기다리는 마음은 참 신선한 설렘이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도착하는지라 아이는 ‘아빠 어디쯤 왔어?’하고 속삭이다 잠이 들었다. 드디어 공항에 도착했다는 메시지에 이어 예약해둔 픽업 차를 타고 이동 중이라는 그의 연락에 나의 설렘도 점점 선명해졌다. 깜깜한 밤, 공항에서 시내로 오는 차 속에서 바라봤던 그 풍경을 지금쯤 카지노 게임도 보고 있겠구나 생각하니 한동안 멀리 떨어져 있던 우리의 시간과 공간이 점차 하나의 선로로 가까워짐을 느꼈다. 그리고 이내, “로비 도착”이라는 그의 메시지! 나는 잔뜩 신이 난 표정으로 방문을 열고 나갔다. 두근두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저 앞에 익숙한 옷차림의 보고싶었던 얼굴이 캐리어와 함께 서 있었다. “오빠! 어서와~” 이 말 뒤에 ‘나의 키다리 아저씨, 우리 오빠. 잘 왔어, 보고 싶었어.’ 이런 숱한 말들이 숨어 있었으리라.

마주한 우리의 미소는 서로 닮아 있었고, 멀리서 달려와 만난 마음도 닮아 있었겠지. 그리고 방에 들어와 곤히 잠든 카지노 게임를 나란히 서서 바라보는 마음도.


그렇게, 드디어, 카지노 게임이 왔다. 가끔은 각자의 자유를 갈망할지라도 언제나 반가운 우리. 이제 새롭게 써보자. 나의 나트랑 한 달 살기, 그 두 번째 파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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