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바보는 그 후 어떻게 되었나
넷플릭스 영화 <수리남에서 하정우의 친구 박응수 역으로 열연한 배우 현봉식은 대표적인 온라인 카지노 게임(老顔)배우다. 그는 1984년생으로 아직 30대다. 나이 서른에 데뷔해 30대보다는 주로 40~50대의 역을 맡았다. 그가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네 얼굴에"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영리했다. 그의 영화 출연작들은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여정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 얼굴이었다고 하는데, 그는 노안이 자신의 경쟁력이라 거침없이 말한다.
노안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데 나도 한 표 던지고 싶다. 내가 노안이라는 뜻은 아니다. 20년 전 결혼식을 할 때의 일이다. 유독 친척들에게 인정받았던 부모님 덕에 하객은 많았다. 근무하던 학교에서도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찾아와 축하를 해 주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문제는 예식이 끝나고 사진을 찍을 때였다. 사진기사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을 나오라고 했다. 아찔했다. 서울에서 온 선배 두 명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한 명, 후배 한 명, 그렇게 네 명이 내 지인의 전부였다. 신부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대충 헤아려도 20명은 족히 넘었다. 모두 도열해서 서는데 아무래도 신부 측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많이 사귀지 못한 걸 그때만큼 후회한 적은 없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늙수그레한 제자들을 긴급 투입하여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나이를 초월한 그들의 외모가 무척 감사했다. '이날을 위해 너희들은 일찍 삭아버렸구나.'다시는 노안을 놀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처럼 친구가 없다면, 노안의 제자라도 없다면 스몰 웨딩이 정답이다. 혹 배우 원빈이 밀밭에서 결혼한 것도 그런 의도였을까. 설마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