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바보는 그 후 어떻게 되었나
강원도 모 부대에서 무전병으로 복무할 때였다. 갓 상병을 달았을 때 신병이 들어왔다. 작은 키에 안경을 눌러쓴 폼이 전형적인 고문관이 될 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쾌활한 성격에 부침이 좋아 금방 부대 생활에 적응무료 카지노 게임. 모 대학 국문과를 다니다 왔다며 작가 지망생이라 무료 카지노 게임. 장차 힘든 삶을 살겠구나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작가 지망생답게 그는 매일 저녁 일기를 썼다. 내무반 흐린 불빛 아래에서 수첩에 무언가를 끄적였다. 두어 번 훔쳐본 적이 있는데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글씨가 반듯하고 문체가 유려했던 것 같다. 샌님 얼굴을 했지만 그는 나름 골초였다. 북녘을 향한 포를 보며 연기를 내뿜을 때면 대하소설을 구상하는 작가를 닮은 듯했다.
무전병에게는 2인 1조로 안테나를 세우는 경연대회가 있었다. 안테나는 5m 정도 높이인데, 땅에 쇠말뚝을 박고 빨랫줄을 연결하여 세웠다. 얼마나 반듯하게 그리고 얼마나 빨리 세우느냐가 경연의 핵심이었다. 그와 나는 제법 손발이 잘 맞았다. 하지만 우승할 정도의 기록은 잘 나오지 않았다.
사건이 있던 그날도 우리는 안테나 세우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 배가 아프다고 했다. 몇 번을 시도해도 기록이 저조하여 자못 속이 상하던 참이었다. 그냥 이등병의 앙탈이려니 하고 무시했다. 어둠이 내리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연습을 끝냈다.
밥을 먹고 내무반에 돌아와서 뒤늦게 들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했다. 병명은 탈장이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졌다. 안테나 세우는 게 뭐라고 후임을 그토록 닦아세웠단 말인가. 무료 카지노 게임 돌아오면 어떻게 낯을 볼까 자학했다. 취침 시간이 지나서 무료 카지노 게임 돌아왔다. 예의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이제 괜찮노라 했다. 너무 미안해서 차마 미안하단 말도 못 했던 것 같다.
무료 카지노 게임 상병이 되었을 때 나는 전역을 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기 두 달 전이었다. 그를 다시 만난 건 20년도 더 지나서였다. 공공도서관 소설 코너에서 책을 고르다 <잽이라는 묘한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는 김언수였다. 그 옛날의 무전병이 어느새 유명 작가가 되어 있었다. 망설임 없이 그의 소설을 빌려 읽었다. 그의 발산적 사고와 단단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더 잘해 줄 걸 , 무료 카지노 게임 받아둘 걸 싶었다. 그는 든든한 후임이었고 따뜻한 인간이었다. 가끔 지인들에게 그를 안다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그게 누군데...." 많은 베스트셀러를 양산했지만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속상하다.
무료 카지노 게임문학적으로도상업적으로도지금의곱절이상성공했으면한다. 그러면그를아는내어깨도조금은더올라가지않을까. 날이추워지면그의소설을몇권더읽어야겠다.(도서관에서빌려서!) 그리고그의소설이원작인영화<뜨거운피도조만간봐야겠다.(어둠의 경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