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km 전국일주 여행기
설길을 걸었다. 밤새 내린 눈으로 푹신푹신한 눈길이 생겼다. 차가 다니지 않는 길, 서해랑길을 따라 걸었다. 비탈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갔다. 눈 위에 선명히 새겨진 발자국들, 바닥에 펼쳐진 지도였다. 발자국은 도보여행자의 배려였다.길 잃을 걱정 없이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울창한 대나무숲을 지나 절벽 위를 걸었다. 길이 좁고, 좌측은 바로 낭떠러지였다. 조심했다. 미끌미끌한 길을 힘주어 걸으니 무릎이 욱신거렸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에서 잠시 쉬었다. 그 사이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 이상했다. 점점 눈발이 거세지고 주위는 눈으로 뒤덮였다. 겨울 왕국으로 납치당했다. 설국 여행. 뜻하지 않게 특별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것이 도보여행의 묘미일까?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Yes!!"
겨울 왕국 자매와 눈카지노 쿠폰을 만들었다. 그 눈카지노 쿠폰이 나일 줄은 정말 몰랐다.
머리부터 얼굴, 다리까지 흰색으로 칠해졌다. 눈카지노 쿠폰이 될 때까지 눈은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영화 속에서는 착해 보였는데, 직접 보니 장난 없었다.
"꺄르르!"
얼마나 재밌는지 눈을 더 퍼부었다. 체념했다. 언제 또 이렇게 눈을 맞을 수 있을까. 기대하던 눈이었으니 추억을 선물해 준 자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3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눈카지노 쿠폰 만들기가 드디어 끝났다. 설국 공주들도 충분히 만족했을 것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을 밝아졌다. 그리고 따뜻하게 햇볕이 내리쬤다. 깨끗한 하늘 아래서 걸었다. 마지막 배려까지 기승전결이 완벽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