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나 Apr 25. 2025

카지노 게임 그냥 모른다고 해

합천 해인사 자원봉사 템플스테이

거창붓다선원에서 한 달을 보낸 후 바로 합천 해인사에서 일주일 간 자원봉사를 했어. 절에서 절로 갔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크게어렵진 않았던 것 같아. 우연히 해인사 주지 카지노 게임과 차를 마실 기회가 생겼어. 나를 포함한 사람들 몇 명은 긴장하며 앉아서 카지노 게임의 말씀을 들었지. 카지노 게임은 내게 해인사에 있으니 어떠냐고 물으셨어. 긴장한 탓에 그 간단한 질문에도 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았어. 실제로 왜 내가 잘 지내는지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말이야.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졌어.나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출하며 지내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세 가지 모두를 잘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려다 너무 원초적인 답인 것 같아 해인사 기운이 좋은 것 같다고 살짝 포장해서 말씀드렸지. 그랬더니 카지노 게임이 피식 웃으며 말씀하셨어.


"눈에 보이는 것도 제대로 못 보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을 어떻게 알아!"


순간 무안하면서도 정신이 번쩍 들었어. 맞는 말 같았거든. 내가 기운을 어떻게 알겠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긴 한데 그 이유는 몰라서해인사 기운 때문이라고 말만 갖다 붙인 거지. 아무것도 카지노 게임서 말만 번지르게 하려던나는 스님께 제대로 한방 맞고 머리를 긁적거렸어. 후회가 올라왔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내가 다시 붙잡을 수 없는 말이었어.


평소 내 성격이라면 카지노 게임과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무안함을 이기지 못하고 계속 안절부절못했을 거야. 굳이 저렇게까지 무안을 줄 필요가 있냐며 카지노 게임에 대한 반발심도 생겼을 거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땐 그렇지 않았어. 표현 방법과는 상관없이 카지노 게임 말씀이 그대로 보였던 것 같아. 내가 이전과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가 뭔지 곰곰이 생각했어. 그리고 크게 마음의 동요가 없었던 건 한 달 동안 불교에 대한 공부를 조금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 카지노 게임의 말씀 속에는 얼마 전 책에서 배웠던 불법이 들어 있었거든. 내가 절에서 지내며 뭔가를 배우고 있긴 하구나 싶어 카지노 게임이 주신 무안함도 귀하게 느껴졌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실감 났던 순간이었어.


카지노 게임 읽었던 책은전현수 정신과 전문의가 쓴 '불교 사용설명서'였어. 재미있어 보이는 책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 읽을 생각은 없었는데 서문에 작가가 부처님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노력을 하신 분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어. 흔히 종교에서는 절대적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잖아. 불교도 마찬가지고. 나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거부감이 있는 상태였어. 어떤 믿음이든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게 맞는 거라 생각했거든. 처음에는 이해도 제대로 못한 걸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는 느낌이었어. 한 달 넘게 절에서 지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를 내 종교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도 반발심 때문이었지.


그런데 부처님이 노력하며 사신분이라고 하는 거야. 나도 어디 가서 나를 소개할 때 잘하진 못해도 열심히는 한다고말을 하거든. 건방지긴 하지만 부처님의 삶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나와 결이 같다면 부처님이 어떻게 깨달음을 얻으셨는지 배우는 것도 좋겠다 싶었지. 노력하며 얻은 깨달음이라면 더 믿을 수 있겠다 싶기도 했고 말이야.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했어. 내용이 방대해서 내가 다 이해할 거란 생각은 안 했어. 그래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노력으로 얻은 깨달음이 궁금해서 카지노 게임께 질문하고 답을 기다리듯 책을 읽었던 것 같아.


부처님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원인을 원인이라고 알고 원인 아닌 것을 원인 아니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아는 힘'이라고 했어. 내가 스님께 허풍 떨듯해인사 기운 이야기를 한 게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었던 것도 책을 읽으며 알게 된부처님의 꿰뚫어 아는 모습과 비교가 됐기 때문이야. 내가 절에서 편안하게 잘 지낸 이유가 해인사의 좋은 기운 때문은 아닌 거잖아. 설사 그것이 진짜 원인이라 하더라도 기운이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하는 말뿐인 거고. 다시 생각해도 부끄러운 순간이긴 하지만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내 모습을 바로 잡아주시려는 스님의 속뜻을 알아챈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했어. 그리고 다음에 스님과 다시 대화할기회가 생기면 알면 안다고 카지노 게임 모른다고 그대로 말해야겠다고 다짐했지.


또, 부처님은 몸, 마음, 느낌, 인식, 행동 모두가 변한다는 걸 알면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게 된다고 하셨어. 예를 들어, 몸은 홍삼을 먹으면 건강해지고 독을 먹으면 상하잖아. 조건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일 뿐이라는 거야. 그리고 태어나서 성장하고 병들어 죽는 건 막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러니 건강해지려 노력은 하되 생로병사에는무심해져야 한대.처음에는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무심한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웠어. 모두가 불필요한 거라고 말하시는 듯했거든. 평생 신경을 쓰며 살았던 부분이었는데 아니라고 하니 카지노 게임 잘못 살았나 싶어 마음이 불편했어. 불편한 마음을계속 가지고 다녔어. 절에 살면서 하나 깨달은 건 질문을 품고 있으면 언젠가는 답을 얻을 순간을 보게 된다는 거였으니까.


하루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아하기 싫은 일을 하고 싶은 척 웃으며한 적이 있어.눈치 보며 살기 싫어서 수행을 시작했는데 카지노 게임 여전한 것을 보니 속이 상하더라. 숙소로 돌아오며 습관대로 내못난 모습을 반복하며 곱씹었어. 그러다 문득 부처님 말씀이 떠올라곧장 멈췄지.지금 카지노 게임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는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 그건있는 그대로 나를 보는 게 아니었어. 내 기대에 못 미치는 지금의 나를 삐딱하게 보는 것일 뿐이었지.그래서 마음을 좀 내려놓고 일기장을 폈어. 천천히 있었던 일을 적으며 생각을 정리했어. '그래, 지금 내 사회성은 이 정도인 거야. 됐어. 괜찮아.'가 결론이었는데 점점 마음이 편해지는 게 느껴졌어. 모자람을 비난하거나 위로하지 않고 무심하게 받아들인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거든. 부처님의 말씀이 하나씩 이해되는 순간이 좋았어.


어리석은 중생은 오늘도 배우며 지내. 다행히 절은 수행하는 곳이라 어리석음은 흠이 아니라 수행해야 할 이유가 돼. 스님들도 원인을 원인으로 보기만 하면다소 부족하더라도 괜찮다고 말씀해 주시고. 어리석다는 말은 어른이 된 후 거의 처음 듣는 말이었어.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감정에 억눌리지않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 좋았어. 스님은 비난도 위로도 하지 않기 때문에 내 부족한 점을 말씀해 주실때 그대로믿을 수 있는 것 같아. 나도 조금씩 더 무심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 그러면 내가 하는 말도 포장 없이 담백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오늘도 생긴 대로 살아보자.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세상을 보고 배워보자고.


대문사진 : 픽사베이









카지노 게임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