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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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은 커피 Apr 23. 2025

잘 카지노 쿠폰 못하면서.

“딱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해요.“



홍상수 감독님의 카지노 쿠폰를 좋아한다.


가벼운 농담, 근사한 철학으로 포장했지만 결국 관객에게 들키는 찌질한 속내, 볼썽사나운 치근댐. 이를 단조롭게 보여주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살아있는 대사가 좋다.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감추는 것이 불문율인 찌질함과 치부를 커다란 스크린에서 확인하고 나오니, 개운치 않은 정도를 넘어 불쾌할 때도 있다.


이 불쾌함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숙제.

카지노 쿠폰 속 인물들, 즉 타인의 것으로 미뤄 나의 것을 외면하느냐, 나의 것까지 목격하고 비로소 그다음을 생각하느냐.


“딱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해요.“

매번 달리 들리는 이 말의 의미를 아직도 곱씹고 있다.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 <잘 카지노 쿠폰 못하면서의 대사처럼, 지금은 여기까지.


딱, 아는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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