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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Apr 16. 2025

안개, 카지노 쿠폰, 발견, 그리고 기도


지금 나는 안개속에 파묻힌 채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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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드디어 마당의 벗나무에서 벗꽃 2개가 터졌다.

카지노 쿠폰다음날 아침 벗나무의 1/3이 팝콘처럼 꽃을 터뜨렸다.


겨울의 질투... '꽃샘추위'. 이름이란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었다.

이틀 뒤, 13일 거센 눈보라와 강풍,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 그나마 핀 꽃망울들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그래도 내가 벗꽃이다!! 아랑곳없이 또 꽃이 피어나고.....


4/13일 강풍과 눈보라



오늘 15일 카지노 쿠폰은 영하의 기온에 온통 안개로 뒤덮혔다.

카지노 쿠폰독서토론이 끝나기가 무섭게 패딩에 몸을 넣고 몽환적인 이 곳을 걷기 위해 앞마당, 뒷마당, 길가를 빙 돌았다. 저~~ 어기 먼 산은 내가 안개속에 폭~~~ 파묻힌 것으로 보이겠지? 얼마나 신기할까? 내가 이렇게 안개속에 파묻힌 나무와 꽃들을 보는 것처럼 저~~ 어기 먼 산도 안개속에서 폴짝대며 노는 내가 신기하고 귀엽고 앙증맞고... (50대가 참..ㅠ.ㅠ)... 그렇게 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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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테라스에서 바라본 전경 / 집현관앞 아주 짙은 카지노 쿠폰



요즘 쑥캐는 재미, 땅일구어 모종심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난생 처음 곡괭이와 삽을 들고 밭을 일궜다. 상추, 완두콩, 대파, 양배추로 시작했다. 요 며칠은 글을 쓰는 사이사이 30분-1시간씩을 내게 허락하며 이 근사한 자연놀이에 날 빠뜨린다. 오늘 오후 날씨를 봐서마당 주목나무 아래엔 산딸기를, 연못엔 미나리를심을 것이다. 그냥.. 너무 신나고 재미나서 매순간 엉덩이가 들썩인다.



상추속에 떨어진 벗꽃이 쏙~~ / 정말 잘 자라는 완두콩 / 대파, 상추, 완두콩, 양배추



매일 쑥캐는 재미와 이름모를 녀석들이 땅위로 솟아나는 신비로움에 감탄하며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신난다. 널린 게 쑥이라 쑥전에 막걸리마시는 재미도 보탠다. 오로지 소리라곤 새들 지저귀는 소리와 내가 틀어놓은 클래식이 전부인 이 곳....



봄이 되자 갑자기 마당에서 솟아난 작약들


적막과 고요가 이리도 내게 친근했던가...

나만의 놀이와 나만의 사유에 빠지는 추운 봄날들...

적막과 고요도 자신과의 교제를 허락한 듯카지노 쿠폰속에서 날 품고는 조곤조곤... 속삭인다...


갑자기 떨어진 영하의 기온와 눈보라와 찬서리에도 푸르게 자기를 키우는 채소들...

수년간 밀림처럼 덮여 햇빛조차 받지 못한데다 예초기로 싹 밀어내고 길이 된그 돌멩이들 밑에서

그래도 기어이 살아내고야 말겠다고 땅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작약과 이름모를 녀석들...

아스팔트를 뚫고 나온 쑥들...

한세상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로만놀다 죽기 직전 잠깐의 자유를 바람과 만끽하지만 이내땅 위에 고스란히 자기만큼의 양분으로 돌아가는 낙엽들...


나와 같은 이성의 눈에는 그저 하찮은 풀떼기로 보이는 이 것들조차...

생명의 얼을 품고 태어나 사라지는 카지노 쿠폰.

장엄한 위계로 조각된, 자신에게 주어진 터를 지켜내고 사라지는 카지노 쿠폰.

온전한 자기삶을보여주듯 자기만의 정수를 뽑아내고 사라지는 카지노 쿠폰.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 한 세상 멋지게 놀다 가는 인생의 환희를 알려주고 사라지는 카지노 쿠폰,

'자기'로서 살고 '자기만큼'을 남기는'영원'과 '환생'의 심오한 일관성을보여주고 사라지는 카지노 쿠폰,

이러한 일관성은 '삶'이 '예술'이 되는 일상의 율동으로 빚어짐을가르치고 사라지는 카지노 쿠폰,

격렬한 움직임으로서의 율동이 아닌, 조용한 진동으로감지되는 삶과 생의 본질을 드러내고 사라지는 카지노 쿠폰...


그러니,

흙과 풀과 돌멩이와 나무의 물질적 본질 아래서 진동하는

자체함유된 영혼의 깊고도 차분하고 고요한 진동을 느끼라고....


소나무가 여기에 아가를 낳았나보다(좌) / 돌틈에서 자라난 이름모를 녀석, 덕분에 돌들을 다시 옮겨 길을 냈다(우)



이 하찮은 풀떼기들이 부여받은 한 세상을 자기만의 양상으로 노닐 수 있게 해준 요소는

흙을 먹고 또 먹을 수 있게 해준 대지와

양상을 뽑고 또 뽑을 수 있게 해준 태양의 빛이다.


대지와 태양 사이,

이 모든 신비한 생명들의 탄생과 죽음과 환생은

대한민국의 노예근성으로 물든 투쟁의 처절한 절규를 갈구의 갈증으로,

불안정하고 혼란한 소음을 고요의 소통으로,

절름거리며 헐떡이던 이성을 안정되고 절제된 이성으로,

유형을 쫓아 분주했던 시간을 무형의 아름다움에 심취하는 시간으로,

사물과 사태에 허우적대며 떨던 나의 심장을 자연에 내맡길 수 있는 영혼의 심장으로 바꿔주는 듯하다.


무게, 깊이, 질량, 길이, 속도. 인간이 만들어낸 기준을 초월한 이신비감은 내 일상과 내 발밑 곳곳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기적이 어떻게 일어나냐고 물을 필요가 없다. 이것이 기적이니까. 내가 이제 발견했을 뿐이니까. 보여지는 것들에서 이를'기적'이라고 볼 수 있는 눈을 갖지 못했을 뿐.

모든 기적은 이미 내 곁에 존재하고 있었다.



매일 쑥을 한바구니씩~~~ / 저어기 아래 아스팔트가 있는 곳에는 이렇게 돌을 뚫고 나온 쑥이...


기적을 만나는 순간은 찰나다.

기적은 미지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미 현존하는 현실의 영역이었다.

그러니,다시 말하지만,

기적은 발견이다.


그저 우연치곤 참 재수가 좋다고 여기다 어느 날 문득,그리고 오늘 카지노 쿠폰,

나는 '기적은카지노 쿠폰되어지는 것'이라는 명제를강력하게 내 가슴에서 꺼내어 활자로 조합해본다.

그리고 이 짙은 카지노 쿠폰속에서

내가!

내가 꾸려가는 내 삶에서!

모든 것이 정복되는 강렬한 느낌에도 사로잡힌다.


작고 크고가 사라졌다. 열등과 우등도 사라졌고 하등과 고등도 사라졌다.

마법같이하찮은 풀떼기라 치부했던 것들에서 명철한 진리가 샘솟는 순간

내 안의 무한성이 되살아나고

시간과 공간까지 정복되며

현실과 초월의 간격마저 무색해지는 이 찰나의 영원성

내 곁에 아주 가까이 존재했었고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이었다.


좌 4/11일 드뎌 터진 2개의 벗꽃 / 중 4/12일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마당의 벗꽃


며칠 전 여전히 패딩을 걸치고 동네한바퀴를 돌다가 아랫집 할머니께 여쭸다.

'언제까지 이렇게 추워요?'

'여긴 4월까지 겨울이야.저 아래 버스정류장에 벗꽃피면 2일뒤에 저기 아랫집피고 자기네 집은 그2일 뒤에 펴.'하신다.


지식은 체험에서 온다. 이 곳의 원주민인 할머니는 그래서 상추도 여태 심지 않으셨나보다. 어설픈 지식으로 모종을 사다가 벌써 심어놓은 내가 부지런한게 아니라 무지한 것이었다. 마치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처럼 아래부터 서서히.. 2일의 간격으로 벗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할머니의 오랜 경험적 사실은 정확했다. 오래 살며 몸으로 익힌 지식은 진리가 아닐지는 몰라도 사실이기에 신뢰롭다.


오늘(4/15) 카지노 쿠폰, 안개속의 벗나무


터지는 꽃망울에 감탄하면서도나는 두렵다.

나도, 아니 우리 모두도 저마다 꽃망울을 가득 채운 영혼을 품고 사는데

언제 그것들이 피어날 지, 언제 열매로 이어질지 나는 모른다.

마을 어르신이 얘기하신 벗꽃처럼

2일 뒤에 차례로 필지 2년, 20년뒤에도 피워내지 못할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기도하련다.

내가 나의 꽃망울을 터뜨려 내게서 어떤 열매가 맺어질 지 그 날을 꼭 보게 해달라고...

그저께 휘몰아친 눈보라가벗꽃의 영혼을 무자비하게 날려버리더라도

그냥 그렇게 무덤덤하게...

다시 꽃망울을 터뜨리는 벗꽃처럼...

나도 그렇게 나의 꽃망울을 터뜨리게 해달라고...

하찮은 풀떼기처럼 내게서도 기적을 발견하게 해달라고...


혼자만의 엄숙한 카지노 쿠폰를 끝내고

나는 다시 철부지 어린아이가 되어 즐긴다.

이제진정도침착도 안정도 평안도 거부한다.

그저 지금의 떨림...

마법처럼 찾아온 진리와 사실사이 간격에서 마구잡이로 떨리는 흥분을 표출하리라.

마술처럼 등장한 평범함 속에서 발견한 기적을 마구잡이로 막아서는 이성에 항거하리라.


자연은 이리도 단순하게

생명의 본질을,

현실의 실체를 보여주는구나.

생명과 현실이, 본질과 실체가맞닿아 완성한 하나의 세계를 이리 내 발밑에 깔아 놓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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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월 5:00a.m.[감정의 반전]

5:00a.m.[엄마의 유산]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금 5:00a.m.[삶, 사유, 카지노 쿠폰, 그리고 독서]

토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일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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