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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육아 Feb 19. 2025

일 년 내내 준비해서 떠나는 한 달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렇게 뉴질랜드에 왔다.

쉽게 휙휙 떠나면 좋으련만. 전셋집 사는 마당에 가당 키나 하겠나? 현실을 직시하고 아이 겨울 방학에 떠날 한 달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일 년 내내 준비했다.


즉흥적인 마음으로 떠났던 아이 초1 겨울방학 세부 한 달 살기가 나에게 큰 에너지와 긍정의 힘을 준다는 것을 알고 아이 초2 겨울방학 때는 시드니 한 달 살기를 떠났다. 마찬가지로 쉼과 에너지 충전, 앞으로 나아갈 인생의 방향 설정 등 다양한 방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기에 내년차, 그러니까 아이 초3 겨울방학 오클랜드 한 달 살기를 위해 매월 100만 원씩 적금을 들기로 했다.

100만 원씩 어떻게 모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추가 수입을 만들기 어려운 평범한 대한민국 가정주부로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교육비와 생활비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

결혼 초기, 아무리 가계부를 적어보아도 도통 식비 외 절약할 수 있는 게 없고 괜히 인색해지는 내가 되는 것 같아 서너 달 하고 그만두었더랬다. 사실 당시에는 내 집 마련이라던지 어떤 특정 목표가 없었기에 끈기를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점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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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이와 한 달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위해 1년에 천만 원을 모은다라는 아주 단기적이고 성과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웠다. 성과지표가 있으니 전략을 짜고 집중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봤다.

목표는 천만 원 모으기다. 실행 전략은 1) 아이 학원비 다이어트 : 사설 수영학원 주 2회 27만 원 - 시립문화센터 신청 2만 원, 미술학원 주 1회 15만 원 - 학교 방과 후 24천 원 2) 엄마 여가비 다이어트 : 요가학원 주 2회 15만 원 - 홈요가 및 대공원 산책 3) 식비 절약 : 외식을 주 2회로 줄이고 집밥 해 먹기 이렇게만 한다면 한 달 100만 원은 충분히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계부를 적다 보니 엄마의 카페비용도 상당했는데, 가족 평화를 위해 카페비용은 엄마의 이너피스를 위한 작은 사치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렇게 매달 100만 원씩을 차곡차곡 모아나갔다.


예전을 돌아보면 나만 몽클레어 패딩 없어. 이제 40대인데 피부 관리에 돈 좀 써야 되지 않을까? 친구가 골프 배워서 골프여행 가자는데 골프를 배워봐야 하나? 영어학원 외 영어도서관도 보내야 될 것 같은데.라는 고민을 심심치 않게 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여유 넘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았다. 나만, 우리 집만 왜 그리 부족해 보이던지. 그럴 때는 한두 푼 아끼는 것이 뭐 그리 중한가. 티끌 모아 티끌인 인생 아닌가 하는 마음에서 비싸지도 않지만 가치도 없는 물건들을 사들였다.


그런데 한 달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하기 위해 절약하는 과정이 궁핍함으로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넉넉함에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한 달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점점 다가가는 길인 것만 같아서.

요가학원에 등록하지 않고 대공원을 산책하며, 집밥을 해 먹으며, 서점대신 도서관에 가며, 당근 할 책을 정리하며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오클랜드 가서 쇼비뇽블랑(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쇼비뇽블랑 생산지) 사 먹어야지. 피식

오클랜드 가서 옥시덴탈(초록홍합으로 유명한 맛집) 가야지. 피식

온라인 카지노 게임랑 오클랜드 대학교 가봐야지. 피식

자꾸만 싱거운 웃음이 났다.다른 무언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가진 것에 관심이 없어졌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일 년 내 내 준비할 것이 있었다. 바로 영어. 초1 세부 한 달 살기 갈 때는 아이가 영어에 흥미도 없었고 파닉스도 완벽하게 떼지 못한 상태였다. 즐거운 세부 한 달 살기였지만 아이의 영어 측면에서는 소득이 없었다.

일단 한 달 살기에서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즐기려면 그만큼의 영어실력을 갖추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부터도 엄마표 영어의 핵심인 영어영상 보기, 영어책 보기를 해왔지만 의지박약 엄마의 엄마표라는 것이 엄마의 마음에 따라 할 때가 있고 안 할 때가 있다는 단점이 있으니 지속하기 어려웠다. 특히나 어려서부터 끈기가 없기로 유명해 "네가 그렇지 뭐"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으니 엄마표영어 역시 이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 역시 목표의식이 생기니 해보겠다는 의지가 타올랐다. 쉽게 꺼질지언정 한 달 살기를 상상하며 다시 불을 붙이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가계부를 정리하는 한 달을 주기로 엄마표 영어는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번 시작이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계속 이어가는 성질을 지닌 아이가 영어영상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컴플레이위드미를 시작으로 아이비앤빈, 체조아카데미 등 친구들이 함께 노는 내용, 드라마 형식의 영어 영상이 아이의 취향을 저격했다. 또 운 좋게도 코 앞 도서관이 1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을 했다. 깨끗한 시설에 초코라테와 망고요구르트스무디가 맛있어 아이와 매일 같이 들락거렸다. 그러면서 한글책, 영어책 할 것 없이 참 많이도 읽어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그렇게 우리 둘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일 년 내 내 한 달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준비했다. 그 과정이 우리 둘에게 하루하루 행복했던 시간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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