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25. 5. 2
동행 ; 나랑 훈이
코스 ; 증심사~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인왕봉~중봉~동화사터~토끼등~증심교
총 거리 ; 약 15km
소요시간 ; 6시간 30분(점심, 휴식시간 포함)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행사도 많고 마음도 들뜨고 두세두세 지나가는 것 같다.
연휴가 시작된 지난주에 아들 훈이가내려와서 나와 함께 무등산에 동행해 주었다.
난 산행을 좋아하는 은퇴자라서 가고 싶은 산들이 많다.
그렇지만 늘 함께 갈 사람이 귀해서 맘껏 다니질 못한다.
전부터 아들에게 무등산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이번 연휴에 함께 가자고시간을 내 준 것이다.
훈이가 집에 온 다음 날 바로 산에 가기로 했다.
저녁에 웬만한 장비는 챙겨두고 도시락 재료도 챙겨두고 우리 둘 다 일찍 잤다.
새벽에 일어나 샌드위치를 만들고, 어제 사온 김밥을 계란 입혀서 노릇하게 지졌다.
차 안에서 먹을 아침밥과 커피는 따로 준비하고, 아들은 큰 배낭 나는 작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아침 6시 반에 출발해서 무카지노 게임 증심사 주차장에 8시에 도착했다.
한 삼십 년 만에 와 보는 거니까 기억에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주차장에서 증심사 아래카지노 게임로 초입까지는 절, 공원, 버스터미널, 상가단지를 지나며2km쯤 걸었다.
<무카지노 게임 노무현길이라고 써진 표지석을 보았다.
여기에 다녀가셨나 보다 생각하며 걸었다.
잠깐 가슴이 뻐근해지고 어금니가 저렸다.
곧 석가탄신일이지, 오색의 연등이 노무현 길 표지석 위로 줄지어 매달린 채 흔들거린다.
흔들리는, 그래서 발만 동동 구르는, 지금 우리들의 불행한 공동체를 떠 올리며 걸었다.
차마 그분의 영혼만은 안식하시길 빌면서 걸었다.
한 번 더 뒤돌아보았다.
증심교를 건너 중머리재 방향 카지노 게임로에 접어들었다.
어제 많은 비가 내려서 그런지 습습한 기운이 돌지만 오늘 날씨는 화창한 편이다.
완연한 봄인 데다 비까지 내렸으니 나무와 숲은 온통 연두에서 초록으로 가는 영롱한 빛깔을 머금고 있다.
카지노 게임로 가에서 자라나는 산나물들이 향기를 풍긴다.
파드득나물이 여기 많구나, 탐스럽기도 하지, 국립공원에서 나물 뜯으면 안 돼.
상산나무 이파리가 반짝거리며 쌉쌀하고 오묘한더덕향내를 뿜는다.
살랑살랑 걸을만하다.
디딤돌이 잘 놓여서 비단길이다.
돌이 많은 산이라서 이렇게 돌길이 아름다운가?
한번 쉬어 갈 참에 오백살 어르신 느티나무, 당산나무가 버티고 서 계신다.
설명문에 보면 2007년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곳을 탐방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휴식했던 장소라고 쓰여있다. 아! 그래서 무카지노 게임에 노무현길이 생긴 것이로구나.
중머리재를 지나 장불재에 오르기까지도 산길은 비단길이다.
아들과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고, 유초록의 나뭇잎을 응시하다가, 모난 곳 닳아지고 어여뻐진 돌계단을 밟는다. 오랜 세월에 닳아진 나는 뚱실뚱실미워지는데......
무카지노 게임의 상징 검은 주상절리가 어깨를 좁히고 나란히 서있다.
입석대(1017m), 서석대(1100m), 승천암(하늘 향한 미끄럼틀바위).
이곳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구의 중생대 백악기 후기(약 8,500~8,700만 년 전)에 분출된 무카지노 게임 응회암이라는 화산암이라고 한다.
무카지노 게임은 지난 2018년 무카지노 게임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석대(1100m) 봉우리에 올랐더니 상봉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세 개의 봉우리, 천왕봉(1187m), 지왕봉(1175), 인왕봉(1164m) 중에 인왕봉까지만 갈 수가 있다.
나머지는 군부대가 차지해 통제되고 있다.
철쭉이 피면 상봉의 탁 트인 시야가 붉게 물들어 장관이라고 하는데 아직 몇 나무만 개화 중이라 좀 아쉬웠다.
인왕봉에 올라 인증샷을 찍고 나니, 12시가 넘어가고 배가 고프다.
바람 없고 따땃한 바위에 앉아도시락을 펼쳤다.
국립공원에서 술 먹으면 안 되는데 딱 한 캔만 둘이서 한 모금씩 나눠 마셨다.
하산길은 중봉을 지나 동화사터, 토끼등, 증심교까지 가면 끝이다.
천 미터가 넘는 산은 하산길이 장난 아니다.
더구나 이곳 무카지노 게임은 돌너덜지대가 강물처럼 펼쳐져있다.
우리가 내려오는 코스는 카지노 게임객이 우리 외엔 두 명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하산을 하다가 왜 그런지 깨달았다.
가파르고 좁은 돌길, 시야는 트이지 않고, 끝이 없는 내리막이 심히 고단하다.
훈이도 지쳤다.
평발에 가까운 발바닥이 피곤해졌는지 속도가 늦춰졌다.
"엄마, 난 올라가는 게 더 쉬워."라고 말하는 아들에게 미안했다.
잠깐 앉아서 쉬는 것 밖에는 도와줄 것이 없었다.
무거운 발걸음이 좀 가뿐해졌나?
흙을 밟고 점점 누워지는 평지길이 반갑다.
세 시간 반 걸린 하산길이 끝나고 기념사진 한 장 찰칵!
주차장 화장실에 들러 얼굴 한 번 씻고 종일 3,000 원하는 착한 주차비를 내고 집으로 GO GO!
아들 고생시켜 미안해라, 연휴 쉬는 동안 맛난 거 많이 해먹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