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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별난 Feb 05. 2025

30화 조종-온라인 카지노 게임

밤하늘 : 바라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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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수요일


눈에 보이지 않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


짊어져야 할 수많은 것들을 책임지기는커녕, 양심을 저버리고 반대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전력 질주하며 도망쳤다. 책임 전가와 합리화만 반복하며 살아왔다. 힘들어도 온전히 맞서야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양심이 말하고, 죄책감이 말했었다. 그때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비록 가슴이 찢어지더라도 온 가슴으로 부딪혔어야 했다.


내 얼굴을 이렇게 오랫동안 본 적이 있었나? 이 빨간 눈, 노란 얼굴색, 뼈에 겨우 붙어 있는 피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자책과 무력감에 쩌든 모습을 깨려 거울을 치지만, 깨지지 않은 거울에 여전히 비치는 내 모습이 꼴 보기 싫어 등을 돌렸다.


보기 싫어도 온전히 바라봐야 했다. 양심을 향해, 죄책감을 향해, 나를 향해 바라봤어야 했다.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삶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있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그네의 오름이 멈췄다. 계속 돈을 잃고 있다. 이제 떨어질 순서이다. 꽉 붙잡아야 한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안 그러면 이 속도를 견딜 수 없다.


바라보아야 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그들이 서있었다. 이제 그들과 그네를 타며 다시 웃을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탄 이 그네가 가질 빠른 속도에 아무도 탈 수 없고, 그 누구도 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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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죄책감, 자존감


“기억나? 몇 달 전에 형 진짜 미쳐 있을 때, 대리운전 그까짓 거 얼마 버냐고. 형이 두 배 줄 테니까 오늘 나가지 말고 형이랑 놀자고 했던 말.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 졸린 눈 비비며 밤새 운전해서 번 그 돈의 가치를, 자격도 없는 내가 무례하게 여겼어. 그때 느꼈던 양심의 가책을 없애려고 내가 결심했던 건 네 곁에 있는 것이었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너질 것 같았거든.”


“전 기억도 없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셨을 줄은 몰랐네요.”


“두 번째 이유는 네게 안 좋은 영향을 많이 준 것 같아서야. 어쩌면 네가 도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내 잘못이 있을 거라는 죄책감이 있었어. 그 죄책감에 빠지면 내가 죽을 것만 같았어. 그래서 네 곁에 있어야만 내가 살아날 것 같았어.”


"제 선택이었는데, 형이 굳이 그렇게까지 생각 안 하셔도 돼요."


“세 번째 이유는 너랑 있으면 내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어. 이유가 어찌 되었든, 너의 말과 행동들은 내 존재감을 높여줬어. 결국 내 존재를 느끼는 곳이 네 옆이었어. 네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해도, 내게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어.”


“나랑 함께 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알겠는데, 그러면 이제 나랑 함께 안 하려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뭐예요?”


“이 세 가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사라졌어. 너와 함께 있으면서 느꼈던 양심, 죄책감, 존재감이 지금까지 내가 살기 위한 방법이었다면, 이제부터는널 신경 쓰기가 싫어서야.


잠시 정적이 흐른 그때, 음식이 나왔다.


"먹자."


서로 아무 말 없이 각자의 생각을 하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국밥 한 그릇씩 먹고 식당을 나섰다. 식당 밖에서 헤어지기 전에, 그동안 꼭 하고 싶었던 말을 건넸다.


“성우야, 늦었지만 사과할게. 네가 밤새 힘들게 번 돈의 가치를 하찮게 여겨서 미안했어. 잘 살아.”


그리고 가려는데 성우가 날 붙잡았다.


“형, 마지막이니 커피 한 잔 하고 가시죠.”


의아했다. 성우의 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돈을 다 잃고 20만 원을 받으면 아쉬운 게 없던사람 같았는데, 나를 붙잡는다고? 무슨 온라인 카지노 게임인지 궁금해졌다.


'내가 아는 성우는 마지막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을 사람이었다. 항상 새로운 패턴이 나올 때면 이유가 있다. 무슨 생각의 변화가 생긴 걸까?'


편의점에서 커피 한 씩 사서 잠시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도중이 형, 그동안 늘 조언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감사는 무슨…”


“도움 많이 됐어요. 그리고 형한테 마지막으로 조언 하나 듣고 싶어서요.”


"이제 그냥 네가 알아서 해. 굳이 해야 한다면 무조건 단 하나야. 도박 끊어."


"아, 또 끊으라는 말만 하네. 난 형이 '막판'이라고 말하고 못 지키는 적을 본 적이 없어. 주위에 도박하는 사람들 다 망하는데, 형만 아직 따고 있잖아.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되는지 알고 싶다고. 좀 알려줘."


'그래, 그럼 그렇지.'


순간, 성우 머리를 한 대 후려갈겼다.


“이건 끊으라고 했더니, 도박 계속하겠다고 하네.”


“씨, 뭐야? 그렇게 때릴 필요는 없잖아!”


“씨 뭐? 그러다가 형을 때리겠다? 피도 안 나는데 엄살은.”


“아팠다고! 말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면 되지. 때리고 난리야. 해주기 싫으면 하지 마.”


“어. 하기 싫어. 그리고 그런 방법 없어. 그냥 끊어.”


성우가 일어나려는 순간 다시 앉았다.


“아, 좀. 끊으라는 얘기 좀 안 하면 안 돼? 좀 알려주라.”


좀, 좀, 좀... 이라며 징징대며 간절해하는 성우의 색다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너 진짜 알고 싶어?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을 자신 있어? 흠... 말해줄 테니 귀 잘 열고 들을 수 있겠어?"


"응!"

이 자식 미친 게 분명하다. 근데 이 상황이 재미있어진다.


"일단, 따뜻한 아메리카노마시고 싶네. 너한테 한 번 얻어먹어 보자."


"어, 알았어. 기다려. 뭐 더 먹고 싶은 건 없고?"


"하하. 야! 너 미친놈 같아. 하던 데로 해. 정신 차려. "


그 사이 성우가 커피를 지극정성으로 내 앞에 가져다준다.


"여기, 뜨거우니까 조심히 마셔"


"일단, 지금부터 인터넷 도박을 끊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줄 건데, 이걸 다 뚫어버리면 돼. 이거 못 뚫으면 넌 무조건 잃어. 내 생각에 넌 앞으로도 못 뚫어. 그래서 끊으라는 거야."


"아~ 또 끊으라는 거네. 아~지친다. 아~ 짜증 나려 해."


"하하하. 너 짜증 나서 안달 난 모습이 왜 이리 웃기냐. 형 죄송해요. 괜히 말하기 싫으신 거 부담드리는 것 같네요. 죄송해요. 뭐 이래야 되는데. 펄쩍펄쩍 뛰네... 하하하"


"웃겨? 남 속 터지는 거 보는 게 웃겨? 나 놀리는 게 웃겨? 와~미친 형인건 알았지만, 이 상황이 웃기냐고? 너무하네."


"뭐? 미친 형? 나 기분 나빠서 간다. 잘 살아라"


살짝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더니, 성우가 재빨리 날 다시 앉힌다.


"아, 형. 장난 그만치고. 그래서 대체 그게 뭐예요?"


"아. 갑자기 당 떨어지려 해. 따뜻한 핫초코 땡기네"


"진짜 가지가지하네. 기다려요"


성우는 재빨리 또다시 편의점에 들어갔다. 그 사이 난 차에노트를 가지러 갔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웃겨서 빵 터지고 말았다. 성우가 벌써 나와서 두리번거리며, 급기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악을 쓰고 있다.


"도중이 이 삐리리 x새끼야. 장난 그만 치고 나오라고."


하하하. 걸어가며 나도 약간 톤을 높여 말했다.


"야! 누가 이 새벽에 징징대래? 그 새를 못 참고!"


"간 줄 알았잖아."


"야! 그만 떠들고 앉아! 그리고 잘 들어! 알았어?"


"응!"


갑자기 공손해진 성우 덕분에 또 빵 터질 뻔 한 걸 이번엔 참았다.


잠시나마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웃어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난 테이블에 앉아 잠시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았다. 다가올 아침도 이런 기분이면 좋겠다.


뭘 한 번 안 사던 놈. 주는 건 마지못해 미안한 척하며 다 받던 놈. 늘 자책 콘셉트이던 놈. 그래도 한 때 그 누구보다 내 속을 많이 터놓을 수 있던 놈이다. 도박하는 사람의 마음은 도박하는 놈이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괜찮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초창기 때 성우에게 가졌던 마음이 살짝 생긴다. 이 밤하늘에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별이 성우 가슴에 내려앉았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별빛처럼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보였으면 좋겠다.


난 노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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