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H마트에서 울다" /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 주의 #
해당 글에는 책에 대한 내용과 스포일러가 다량카지노 가입 쿠폰 포함되어있습니다.책을 읽을 계획이시거나, 내용 스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독서 후 리뷰를 읽어주세요 :)
[H마트에서 울다 / 미셸 자우너 저]
새해 첫 책카지노 가입 쿠폰 'H마트에서 울다'를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한국어 번역본이 발간하기 전부터 워낙 유명한 에세이이기도했고, 주위 친구들도 많이 추천하여 읽어보고 싶었는데, 어째저째 기회가 잘 나지 않았다. 새해 첫 책카지노 가입 쿠폰 선정된 이유는 별거 없었다. 도서관 어플에 예약 대기를 걸어놓았었는데, 그게 마침 새해에 내 차례가 오게 된 것뿐이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 아주 빠르게 읽어나갔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그랬던 것처럼, 나 또한 울면서 읽게 되었다.
사실 엄마의 투병과 죽음, 엄마가 해준 카지노 가입 쿠폰에 대한 그리움이란 소재는 워낙 많이 다뤄진 소재이기 때문에, 처음엔 그리 특별히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특히 한국인들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던 것은, 작가가 완전한 한국인도, 그렇다고 오롯히 미국인이라고만 보기에는 애매한 정체성의 경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식을 누구보다도 맛있게 먹지만서도, 한식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는무언가 색다른 외국인의 것이었다. 이는 한식을 아주 잘 아는 한국인들만 느낄 수 있는 감상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독일 온라인에 달린 리뷰는 클리셰적이라는 평가가 꽤 있었다. 독일인들은 한식의 맛을 잘 모르니, 한국인들만큼 이 책의 내용을 공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에게 이 책이 좀 더 와닿았던 이유는, 나는 지금 엄마가 살아계심에도 엄마의 카지노 가입 쿠폰을 먹을 수 없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나의 소울푸드는 긴 해외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늘 먹던 엄마표 김치찌개이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나의 한식 요리 실력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지만, 엄마가 알려준대로 따라해봐도 엄마가 해준 그 맛이 안난다. 명절에도 엄마표 카지노 가입 쿠폰들을 따라해보지만, 얼추 비슷한듯 하면서도 엄마가 매번 하는 그 맛과는 한끝차이가 난다. 그러면서 생각해본다. 지금 살아계실 때 엄마 레시피를 열심히 배워봐도, 손맛까지는 따라할 수 없구나. 엄마가 돌아가시면 영영 그 맛을 느낄 수는 없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이내 슬퍼진다. 그러면서 떠올랐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할머니가 담그신 된장은 오랜시간 우리 집 냉장고에 남아있었다. 그 된장의 마지막 한 숟갈을 먹을 때, 엄마가 굉장히 슬퍼보였다는 것이...
결국엔 엄마다. 아무리 엄마의 투병과 죽음 스토리가 흔한 이야기라고 해도, 모든 엄마의 이야기는 다 다르고 특별하다. 사실 내가 제일 울었던 장면은 엄마가 돌아가시는 부분이 아니었다. 작가와 엄마의 감정의 골이 깊었을 때, 딸은 집에서 아주 먼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 그 때 엄마는 소포로 딸에게 가죽부츠를 하나 보내주었다. 엄마는 그 새 부츠를 신고 가죽을 길들이기 전까지 발 아플 딸을 걱정하여, 본인이 집에서 미리 신어 부드럽게 만들어두었다. 딸이 신자마자 발 안 아프게 신을 수 있게끔. (지금 리뷰를 쓰는데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깊은 엄마의 사랑에 눈물이 났고, 우리 엄마가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 엄마도 종종 그랬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용을 떠나서, 나중에 한번 영어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다. 해외에 살면서, 한국적인 표현들을 외국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이 책이 왠지 큰 공부가 될 것 같다. 또, 작가가 결혼할 때, 남편이 쓴 멘트 "당신이란 사람에게 황겁할 정도로 도저하지 않은 점이 대체 무엇이겠습니까"는 충격이었는데, 그 내용 때문이 아니라, '황겁'과 '도저'라는 말은 내 생애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황겁은 겁이나서 얼떨떨한, 도저는 학식이나 생각이 깊다라는 뜻이라고 카지노 가입 쿠폰.) 영어로도 잘 쓰지 않는 단어를 그리 번역한 것이라 하니, 말 맛을 잘 살린 잘 된 번역이기도 하지만, 황겁과 도저의 뜻을 알고도 저 문장이 여전히 한국어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게 바로 0개 국어인가!뜻하지 않은 번역공부까지하게 해준 책이었다.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 전성진 저]
'H마트에서 울다'를 다 읽고, 바로 시작한 책은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이다. 이 책 또한 여러 카지노 가입 쿠폰을 통해서 요나스라는 독일 남성을 카지노 가입 쿠폰하는 에세이다. 본의 아니게 카지노 가입 쿠폰으로 누군가를 카지노 가입 쿠폰하는 에세이를 연달아 읽은 것이다.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는 즐겨 듣는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방송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실 방송 당시에는 e-book 이 발간되지 않은 상태라, 내가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없겠지 싶어서, 스포까지 다 들어버렸고, 나름의 반전 내용 내용까지 다 알게 되었다.그런데 독일 거주자에게 실물 책 배송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구매했다. 내용과 결말을 많이 알아버렸지만 상관없었다. E-book 으로만 책을 읽는 요즘, 부드러운 종이에 한글로 쓰여진 종이책이 너무 그리웠기 때문이다.
내용을 다 알고 있었는데도,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울었다. (사실 나는 자타공인 울보다.)여기서도 작가와 하우스메이트였던 요나스가 이내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서 말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작가가 이사를 가게 되어 전 하우스메이트가 되어버린 요나스가 작가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구구절절히 쓴 이메일에서 눈물이 나왔다.'H마트에서 울다'에서의 눈물은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며 흘린 눈물이었다. 공감요소가 다분했다. 그런데 왜 나랑 전혀 연관성이 없는 독일 남성의 구질구질해보이는(?) 이메일에 왜눈물이 나는 것일까. 남성이며, 백인이며, 나보다 나이도 훨씬 많고, 극도로 지저분하기까지 한사람과 내가 함께 가질만한 공통점이딱히 없는데도 말이다.
해외에 살다 보면 그런 순간들이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느낌. 난 뼛속까지 한국인인데, 지금 한국 사회의 일원카지노 가입 쿠폰 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독일 사회의 일원은 더더욱 아니다. 소속감 또한 자기효능감의 일부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게 지금 소속감이 없는 상태는 가끔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도 그렇다.독일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일상을 그렸다. 같은 동아시아 출신 여성카지노 가입 쿠폰서, 더욱이 애인 때문에 독일에 오게 된 경위도 나와 비슷한 그녀가 겪은 소소하고도, 가끔은 복창 터지는 에피소드들은 많이 공감갔다. 아마 독일에 살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이 공감할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이내 알게 되었다. 요나스 또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던 외로운 사람이었다는것을. 동독 출신 독일인카지노 가입 쿠폰서 서독 문화에 묘하게 섞일 수 없었던 그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느낌을 지녔던 것이다. 그래서 같은 감각을 가지고 있는 작가와의 (서로 인지하지 못했던) 연대감이 그의 삶의 동력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그의 죽음이 더욱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쉽게 읽혀지는 이 책은, 챕터마다 삽입된위트 있는 독일카지노 가입 쿠폰 레시피가 참 귀엽다. 하지만 내게 더 귀여웠던 것은 작가의 친필메시지였다. 사실 이 책은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가지게 된 작가 싸인본이다. 평소에 악필로 인해 글씨를 쓰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작가지만, 최대한 정성을 담아 짧은 메시지를 써준 것이 귀여워서(?) 감동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만큼 누군가를 기억하기에 최적인 것도 없다. 이 두 책이 이를 말해준다. 그런데 카지노 가입 쿠폰만큼이나 책을 통해서도 어떤 감각을 카지노 가입 쿠폰할 수 있다.내가 독일을 떠난 이후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독일에 살던 시절의 감각들이 떠오를 것만 같다. 그래서 이 책을잘 간직하려고 한다. 종이책으로 사길 잘했다.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싶어요. 댓글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사진 : 2018년, 베를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