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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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n Schiele ㅣ 'Nude with Blue Stockings' (1912)L에게 눈물은 약점이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L이 갑작스럽게 눈물을 보인다면 상대방은 난처해하거나 또는 L을 무르게 볼 가능성이 높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L은 눈물 때문에 한 번씩 곤란하다고 느꼈다. 그러한 감정의 표출은 시간이 지나 노련해지면 줄어들리라 생각했건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더 빈번해졌다. L이 시어머님 쪽 친척 어른들께 처음 인사를 간 날이었다. 시어머님과 사촌 언니, 동생분들과 그분들의 아버지 되시는 분까지 함께 옛날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사촌 언니의 아버지 되시는 분이 검버섯이 피어난 두 손을 그 쪼글쪼글한 얼굴을 가져다 대며 “내가 언제 너희들을 또 볼 수 있겠니....” 하시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사촌 언니분들이 “아빠, 또 보면 되지. 건강하신데 왜 그러세요.”하고 웃으며 그 어른을 다독이던 중, L의 눈물보가 터졌다. 결국 거기 있던 사람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헤어지게 되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L은 아주 슬펐다.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외할아버지의 부재보다는 엄마의 눈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L의 엄마는 성당에서 미사의 진행을 돕는 봉사를 했다. 외할아버지의 장례식 후, 엄마는 아버지라는 단어를 읽어야 할 때마다 마이크를 앞에 두고 울컥했다. 그래서 미사 중에 있어서는 안 될 침묵이 자주 만들어지곤 했다. 외할아버지의 버건디색 카디건을 버리지 못하고 챙겨와 걸칠 때도, 젊은 외할아버지와 어린 엄마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쓰다듬을 때도 엄마는 곧잘 눈물을 흘리셨다. L은 여전히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정도를 감히 가늠할 수 없다. L의 아빠가 곁에 계시지 않는 순간이 되어서야 L은 비로소 엄마가 느꼈던 동량만큼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느낄 수 있을 테다.
신형철 교수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공부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라는 산문집에서 작가는 아내가 큰 수술을 받은 일과 세월호 참사를 본인이 겪었던 가장 큰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이야기하며, 비교할 수 없는 두 사건을 나란히 두는 것을 죄스러워했다. 아내가 수술을 받은 날, 아내를 위로하고 함께 울었지만, 아내와 다른 곳에 있다고 느꼈고 아내보다는 빠르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벗어났음을 고백한다. 세월호 참사를 보고 비통해했지만, 너무 힘들어 관련 소식을 접하지 않음으로 본인의 눈물을 멈췄다고 말한다. 아무리 잘 알고 있는 상대에 대하여도 우리는 낱낱이 알 수 없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므로 부단히 노력해도 타인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다. 같은 맥락으로, 같은 고통만이 같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이를 수 있으므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하여 끊임없이 공부하여도 끝내 배움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읽으며 L은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더라도 타인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공부하고 이해하려고 시도한다면 사람들은 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고 사랑한다는 말도 의미가 있는 거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현실이든, 영화나 책 속의 상황이든, 다른 사람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예상치 못하게 깊이 공감하고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게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겪으며 L은 자신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사람이라고 여겨졌고 동시에 감정 조절에 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공부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만난 문장들은 타인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차라리 같이 우는 행위가 어쭙잖은 말보다는 위로와 지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여지를 주었다. 정확히 알지 못하고 그 감정에 어설프게 공감하고 아는 척을 하면서는 제대로 위로할 수 없다고. 사람들이 따뜻한 위로를 건넬 때 고마운 일이므로 좋은 감정으로 응대하지만, 이미 마음이 서글픈 상태인 사람은 그 응대 자체가 자신의 감정을 크게 소모하는 일이고, 그런 일들이 피곤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고마워할 줄 모르는 자신에게 마음이 불편해져서 그것이 또 그 사람을 갉아먹는다고.
L은 여전히 언제 터질지 모르는 눈물보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정들에 휘둘려 사는 사람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쉽게 동요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 제대로 된 말을 전하지 못할 바에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잠시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존재로 함께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