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부리 장만을 위해 매대를 주욱 훑어보던 중,
파스텔 톤의 노란색 포장이 눈에 들어온다.
'카지노 게임'
와 이게 아직도 나오는구나?
어렸을 때 한 입 베어문 순간 입안 가득 퍼지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나도 모르는 새 침샘이 반응한다.
추억으로부터 시작되는 반가움과 조건반사의 조화는 영수증의 한 줄을 장식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어렸을 땐, 500원 하나 쥐어든 채 어떤 과자를 사야 하는지 고심했다. 카지노 게임도 먹고 싶었지만, 그것을 사는 순간 내가 원하는 과자와는 이별해야 하기에 차마 눈으로만 바라봐야 했던 그 존재.
이젠 그 정도야 대수롭지 않다는 듯, 호기심만으로 카지노 게임를 냉큼 집어들 수 있을 정도의 여유로움이 생겼다.
향수에 한껏 취한 채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 추억의 맛을 곱씹어보기 위해 아이셔 하나를 한 입에 냉큼 집어넣는다.
이게 웬 걸?
의외로 신맛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츄잉젤리의 단 맛만이 입 안을 가득 메운다.
어렸을 때 먹었던, 자연스레 표정이 일그러지던 신 맛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이게 카지노 게임가 맞나 싶은 의구심 가득한 표정만이 남아있다.
성분에 변화가 있는 건지, 미각이 둔해진 건지 모르겠으나 그 이상의 확인은 굳이 하지 않는다. 원인이야 어찌 됐든 간에 지금의 나는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으니.
이걸 어째해야 카지노 게임.. 고민하던 중, 딱 한 개만 더 먹어보잔 심산으로 카지노 게임를 입에 더 투하한다.
입 속을 가득 메우는 실망감.
이 실망감은 고스란히 쓰레기통으로 옮겨진다.
소풍 가는 날, 친구들과 카지노 게임씩 노나 먹으며 서로의 일그러지는 표정을 구경하던 재미가 있던 때와는 달리, 방 한편 적막함만이 공간을 메우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어딘지 모를 허탈감이 몰려온다.
'추억은 추억으로 두어야 가장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