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이번 카지노 게임에는 뭐 하지,라는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모두 한 번 이상은 해봤을 고민이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엔 하나의 큰 테마를 정해놓고, 그것을 중심으로 자잘한 것들을 마인드맵 형식으로 카지노 게임해 나간다. 큰 테마는 약속이 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미뤄두었던 일이나 휴식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카지노 게임에는 쭉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기에, 나는 ‘집 안에서 보내는 완벽한 휴일’을 큰 테마로 정했다. 그런 이유로 카지노 게임에 할 일들을 목요일과 금요일에 나누어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20킬로미터 내외의 거리를 달려왔다. 작년 가을부터 어지간한 악천후가 아닌 이상 지켜오던 카지노 게임 루틴이다. 그래서 이것을 목요일과 금요일에 각각 10킬로미터씩 나누어 달릴 작정이다. 이미 목요일의 분량은 채웠으니, 오늘의 10킬로만 남았다.
또, 카지노 게임에는 식사를 만들어 먹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미리 장을 봤다. 칠레 화이트 와인 한 병과 적당한 가격대의 프랑스 화이트와인 한 병, 저칼로리 맥주 여섯 캔, 토마토와 아보카도 한 개씩, 오렌지 빛깔의 자몽 네 개, 계란 한 판, 마늘, 양파 그리고 링귀니와 아라비아따 소스를 냉장고에 넣었다.
식량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었으니, 이제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뒤 헬스장으로 향했다. 그러다 문득 서점에 들러서 읽고 싶었던 무라카미 류의 책 <살아남는 것에 대하여와 <남자는 쇼핑을 좋아해 두 권을 샀다. 아직 갈피가 끼워진 채로 책꽂이 한편에 쌓인 여덟 권의 책과 함께 ‘집 안에서 보내는 완벽한 휴일’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들이다.
책을 겨드랑이에 끼고, 다시 헬스장을 향해 가는 길에 가로등이 켜졌다. 거리는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금요일은 곧 토요일에게 바통을 넘겨주려 하는 중이었다. 이제 근력 운동을 조금 하고 남은 10킬로미터를 마저 뛰면, 나의 야심찬 카지노 게임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여행을 카지노 게임하고, 벚꽃을 구경하려 마음먹은 사람들에겐 송구하지만, 나는 이번 카지노 게임에 꼭 비가 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빗소리, 상쾌한 공기가 이 카지노 게임을 더 찬란하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