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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작가 나혜옥 Feb 20. 2025

은퇴 후 카지노 게임갈등을 줄이는 법

인생 2막 슬기로운 카지노 게임생활

카지노 게임 근무표에 18일이 휴무로 표시되어 있다.

카지노 게임 혼자 놀면 심심할까 봐 나도 연차를 냈다.

따로 또 같이

언제는 혼자 쉬는 게 좋지만, 언제는 같이 놀고 싶다.

아들에게 18일에 연차를 낼 수 있는지 물어보고,

낼 수 있으면 세 식구 바람 쐬러 가자고 했다.

야근이 잦은 아들 콧바람도 쐐주고,

마음은 어떤지 들여다도 볼 겸 날을 잡았다.

'시집가는 날 등창 난다'고

금세 봄이 올 것처럼 따뜻하던 날씨는

칼바람이 불며 겨울이 떠날 줄 모른다.


이렇게 추운 날 바닷바람을 쐴 자신도 없고,

먼 곳을 갔다 오면 다음날 출근할게 걱정이 되어

집 가까운온천을 찾았다.

자주 가던 신북온천은 휴무라서, 산정호수 산책도 할 겸

한화리조트 온천 사우나를 갔다.

모름지기 목욕을 가면서 세수를 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우리 세 식구는 세수는 생략하고 집을 나섰다.


티켓팅을 하려니 11시에 오전 일정은 끝났고,

12시부터 2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한다.

"헐! 사우나도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니,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일정 수정이 불가피했다.

세수도 안 하고 카페를 찾아 빵과 커피를 시켰다.

아들은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엄마가

꽤재제한 자신의 얼굴을 찍을까 봐 전전긍긍이다.

"모자이크 처리해 줄게"


산정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해 바라기를 하고, 느긋하게 커피와 빵을 즐겼다.

넓은 카페는 화분과 도자기, 허브로 만든 물건들이

진열돼 있었다.

작은 화분의 다육이, 이름 모를 꽃들을

요리보고 조리 보며 사진을 찍고,

꽃에서 말을 걸었다.

하나 같이 예쁜데, 하나 같이 다르다.


카페를 나와 산정호수 데크길을 걸었다.

호수는 올겨울 추위를 알려주려는 듯 꽝꽝 얼어있었다.

바람은 차도 햇살이 따사로워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저기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찍기 싫다는 카지노 게임을 불러 웃으라고 재촉하며 사진을 찍었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고,


가끔은 투덜대면서도 카지노 게임은 내가 하자는 일을 잘 따라준다.

결과물인 사진만 보면 천상 잉꼬카지노 게임다.

그러나결혼생활 37년 동안 여러 차례 사업을 실패하면서

죽이고 싶도록 미운 적도 있었다.

그런 시절을 모두 지나고 나니 눈빛만 봐도, 목소리만 들어도,

같이 있는 공간의 공기를 통해서도 카지노 게임이 마음 상태를 안다.

카지노 게임은 나 만큼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이 또한 어쩌랴, 늦둥이로 업어 키운 막내아들이라

그렇지 하며 넘어간다.


칼바람 맞으며 산책 후 온천욕은 신의 한 수였다.

여기저기 쑤시던 근육통이 확연히 좋아지고,

몸도 날아갈 듯 상쾌했다.

이왕 나온 김에 저녁까지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저녁 메뉴는 카지노 게임에게 선택권을 줬다.

허기질 때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나니

카지노 게임은 세상을 다 얻은 미소를 띄며


"아들이 운전하고, 온천에, 산책하고

밥까지 사주니까 무지 행복하다"


아들과 나는 카지노 게임의 말에 우리도 행복하다고

맞장구를 쳤고, 가끔은 쉬는 날을 맞춰 온천투어를

하자고 했다.

카지노 게임이 혼자 쉬는 날 퇴근해서 오면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린 아이의 눈빛으로

지루함을 표시할 때가 있다.

말꼬리를 잡고 티격태격하며 놀려 먹을 사람이 없어

풀이 죽은 모습이 쓸쓸해 보일 때가 있다.

이렇게 가끔은 카지노 게임의 스케줄에 맞춰 같이 시간을 보내면

서로가 서로에게 더 소중한 존재가 된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누가 하루종일 나랑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줄까?

누가 나랑 하루종일 TV를 보면서 같은 편이 되어 성토를 할까?

누가 나랑 같은 밥상에 앉아 삼시세끼를 같이 먹어줄까?


십년후 70대 중반이 되면

카지노 게임은 나에게, 나에게 카지노 게임은

황금보다, 통장에 들어있는 몇십억보다 귀한 존재가 될 것임을 안다.


"여보, 비슷하게 살다가 비슷한 시기에 하늘나라에 같이 가자"

"그럼 당신이 손해지? 나보다 4년 더 살고 와"

우리는 4살 차이다


산책길에 만났던 어르신 나무처럼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서로가 없으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순간

은퇴 후 카지노 게임간의 갈등은 봄눈 녹듯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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