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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Dec 29. 2024

<무료 카지노 게임 자연인이다의 이상적 확장판

이탈로 칼비노의 <무료 카지노 게임 위의 남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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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현대 문학의 거장이라는 이탈로 칼비노의 책을 처음 접했다. 거장이라고 하니 읽어봐야지 싶었던 거지 이 책을 읽어야 할 개인적인 동기나 욕구 같은 것은 그다지 없었다. 그래서인지 초반에는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 읽는 나를 지켜보는 내가 답답할 지경이었다. 왜 이렇게 못 읽니!라고 옆에서 소리치고 싶은 심정으로 읽어 내렸다. 왜 그렇게까지 읽느냐 한다면, 단어 하나하나 선별하여 쓴 글로 유머와 재치가 넘쳐 재미있게 읽었다는 리뷰가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작가, 문장은 개개인 다 다르겠지만 어쩌면 내가 발견하지 못한 반짝이는 순간이 있겠구나 하는 믿음으로 이 책을 놓지 못했다.무료 카지노 게임다 1/3 지점정도 지나 무료 카지노 게임가 나무 위의 생활에 여러 체계를 잡아갈 때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건 아마도 비올라가 떠나고 에스토막 백작이 방문한 정도였다. 그때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이동무료 카지노 게임 지하철에서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나머지를 읽어 내렸다.


주인공 코지마는 달팽이 요리를 억지로 먹이는 아버지에 반항하여 열두 살 나무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내려오지 않겠다고 큰소리를 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어린아이의 치기 어린 반항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하루이틀을 넘어 나무 위에서 사는 사람이 되어버리자 그의 어머니처럼 자연스럽게 그가 나무 위의 남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어떻게 먹고, 씻고, 잠을 자고, 공부를 하지? 같은 평소의 기본적인 인간다운 생활은 어떻게 지속되는지가 계속 궁금해졌다.초반에는그런 자잘한 질문들이 속에서 자꾸 꿈틀거려 소설에 빠지게 하는데에 장애물이 되었던 것 같다.그러나 읽다 보니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일시적인 게 아닌 제대로 된 반항을 하고 있는 코지마의 태도가 맘에 들기 시작했다.책과 나 사이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텍스트를 읽는데에서 시작한 독서는 서서히 몸속으로 들어오다가 어느 순간 글 속에흐르는 리듬과 주인공의 서사와 감정이 나의 것인 양 몸과 머리에 새겨질 때가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다 어떤 특정 문장이 특별히 반짝이듯 보일 때가 있다. 그 순간이 그 책에 반하는 순간이다. 그럼 책을 다 덮고 리뷰를 써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 책에서는 "물러서고 싶은 거로군요!"이라고 나무 위의 생활을 청산하고 자신의 고장으로 떠나는 돈 프레데리코 백작의 말에 "아니, 난 저항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코지모가 대답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얼마 전 보았던 카뮈의 <이방인과 <시지프 신화가 생각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과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생각났다. 왜 이렇게 반항하는 인물에 대한 책을 나도 모르게 찾아보게 되는 걸까. 기존의 관습과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방황을 거쳐 자신만의 굳건한 가치관을 형성한 인물, 완전히 현실을 벗어던지지 않더라도 조금 떨어져 있어 보는 여유, 관망하는 자세에서 발견하는 삶의 진리, 그런 것을 무료 카지노 게임 흠모하고 있는 것일까. 속에선 불꽃이 일고 있는데, 나를 가로막은 혹은 스스로 만든 것일 수도 있는 상자 안에 갇혀 스스로를 가두고 태우고 있는 건 아닌지, 데미안에서처럼 알을 깨고 나아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을 이런 책에서 해소하려고 억지 부리는 것은 아닌지. 얼마나 더 읽어야 해소가 될지. 읽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없는데. 읽었다면 실천을 해야 독서를 한 의미가 비로소 생길터인데.


아무튼 그렇게 반항하는 코지모는 그저 반항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아버지와 삼촌, 누나, 어머니로 표현되는 고리타분한 관습과 답답함을 뒤로한 채 나무 위의 불편한 생활을 시작하지만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하며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소하게 농장일을 돕기도 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다 해적의 침략을 막고 해적의 전리품을 가난한 자들과 나눈다거나, 단체를 만들어 화재를 예방한다거나, 십일조 세금을 걷으러 온 세금 징수원과 경찰에 저항한다거나, 오스트리아군에 대항하며 프랑스군에 도움을 준다 거나한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저 방관하거나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땅을 제대로 보고 싶기 때문에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역자와 여러 리뷰에서는 코지모의 이런 행동들을 계몽주의로 표현하고 있다. 계몽주의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도움을 주고 필요한 경우 나서서 이끌고 계속해서 탐구하고 연구하는 자세는 비록 나무 위에 산다는 괴짜 같은 사람임에도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어린 시절 첫사랑 비올라를 다시 만나게 된다. 비올라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극한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 주지만 늘 불안하고 괴롭게 만든다. "사랑이 완전한 헌신이고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올라는 주장하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는 "온갖 노력을 기울여 진정한 자신으로 남지 않는다면 사랑은 존재할 수 없는 거야"라며 반박한다. 비올라는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스스로를 버리고 헌신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한다. 이런 괜찮은 남자보다 너를 선택한 거야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남자들을 내치지 않고 보여준다. 그러면서 그에도 동일한 헌신을 바라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는 결국 거절하고야 만다. 마음은 그게 아닌 듯했지만, 열두 살 나무 위를 올라왔을 때부터 이어진 그만의 이상과 기준은 비올라 앞에서도 무너지지가 않았다. 왜냐면 이건 백설공주나 신데렐라에서 나오는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를 보여주는 동화는 아니니까. 꼬장꼬장하게 자신만의 이상을 가지고 괴짜처럼 살아가는 한 남자의 타협하지 않는 멋진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동화니까.


그런 동화에 맞게 무료 카지노 게임는 마지막순간까지 환상적으로 사라진다. 나이가 들고 병세가 악화된 죽기 직전의 순간, 날아오르는 기구에 달린 닻에 몸을 날려 하늘로 날아가 사라져 버리는 것으로 그는 죽음을 맞이한다. 책의 남은 부분이 얇아지는 것을 느낄 때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그럼 언제 어떻게 나무에서 내려올까? 이 결말은 어떻게 될까? 작가는 어떻게 할 작정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성이나 개연성 같은 것은 그리 존재하지 않았다. 황당무계한 전개로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나무 위에서 살았고, 땅을 사랑했으며, 하늘로 올라갔다.' 그야말로 괴짜 중의 괴짜 같은 결말이었다. 황당했지만 꽤 맘에 들었고 한 편으론 천명관의 <고래 결말이 생각나기도 했다.


황당한 전개,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신기한 건 이 코지모를 내가 눈앞에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시절 따뜻한 햇살에 나무와 숲이 많은 옴브로사 저택의 방에 있고 창문을 여니 여기저기에서 툭툭 튀어 오르면서 뛰어다니는 코지모를 보고 있는 거다. 어떤 날은 나무그루에 비스듬히 기대어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어떤 날은 사냥을 한다고 닥스훈트 오티모 마시모를 보르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다 어떤 날은 내가 코지모가 되어 나무와 숲사이를 뛰어다니기도 하고 잎사귀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빛을 한쪽 눈을 찡그린 채 보기도 한다. 그런 현실 같은 감각이 느껴지자, 아 이게 이탈로 칼비노의 문장력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터무니없는 내용을 박박 우겨 주장하면서도 그게 꼭 사실인양 느껴지게 만들어 어이없는 마음을 날려버리고 결국 책에 몰두하게 만드는 그것.


코지모는 자유로웠다. 어쩌면 나무 위의 삶이라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나무와 숲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바다와도 연결된 풍요로운 옴브로사였기에 코지모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는 관습에서 자유로웠고 모든 것에 주체적으로 행동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만큼 책을 읽고 저자와 학자들과 교류하였으며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참으로 동화 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년 남자들이 좋아한다는 <나는 자연인이다이라는 TV프로그램의 확장판이자 이탈리아 문학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지만 현실에 매여 그러지 못하는 억눌린 감정을 대신 해결해 주는 꿈과 모험이 가득한 동화 같은 이야기. 그러자 나는 갑자기 슬퍼졌다. 유쾌하고 신나는 모험이야기였지만 그에 대비되는 나의 삶이 문득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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