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지금 무얼 하고 계세요? 제가 없는 가을은 쓸쓸하지 않나요? 슬프지 않나요? 전에 제가 달리는 차 속에서 당신께 불러드린 노래 기억하나요? 너무 바삐 이별하느라 못한 말 있어요. 사랑해요.”
사연 없는 사랑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린 시와 음악에도, 계절에도, 하다못해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을 때도 울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이 영상을 올린 지 5년 후에야 적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감히 글을 짓는다.
원체 옛날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시절의 감성 혹은 낭만이 나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져서이다. 늘어질지도 모를 카세트테이프로 듣고, wav 파일보다 LP로 음반을 내고, 소니의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던 사람을 얼리어답터라고 여기던 시대. 발명이 가능했던 고전을 믿는다. 오늘날엔 발견의 시대, 그것을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새롭게 여기는 시대에 우린 있다. 여담으로 사랑은 기술에 어떤 영향을 받는가 종종 생각한다.
영상을 올린 시점엔 나는 어느 이성을 심히 연모(戀慕)하고 있었는데, 훗날 이 사람은 내 책 ‘랑사’에서 ‘당신’으로 다시 태어났고(당사자는 이런 변태 짓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한계를 가늠할 수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은 당신께 있어 전부였고, 그것은 당신께 부담과 소름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말로는 당신께 향한 욕심과 집착으로 보이는 것을 이젠 안다. 몇 년간 적었던 50여 장의 편지는 이제 다시 꺼내보지 않으며, 가끔 당신이 생각날 때면 그 편지처럼 ‘잘 지내나요’라며 새로 적기도 했다. 내가 적는 글에서 ‘당신’이란 단어를 적을 때마다 이름 하나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온라인 카지노 게임 둔다.
그래서 내가 적는 대부분의 글은 읽는 이에게 지겨울 정도로 ‘사랑’에 대해 적게 되었다. 덕분 혹은 때문-이라고 당신께 말하고 싶다. 가슴의 화상(火傷)으로 여겨 무엇을 적어도 그 흔적이 남게 되었고, 이젠 그것마저 내 일부라고 받아들였다. 혐오 받을 만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젠 마음이 떠났기에 그 또한 가능한 일이라며 나는 기어코 이기적인 사람으로 남았다.
‘사랑’이란 단어는 어느새(당신께 빠진 것처럼) 내 마음에 새겨있다. 나에게 ‘사랑’은 지식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짧다고 생각하지만, 폭이 얇고 깊숙한 바늘처럼 상처로, 일부로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사랑에 초월하는 힘이 있다’고 발견할 수 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 또한 당신이 가르쳐주었고, 당신께 배울 수 있었다.
고백한다. 내가 사랑을 적게 된 것은 당신 덕분 혹은 때문이다.
배경으로 연주된 음악은 ‘빛과 소금 -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로 ‘이소라의 프로포즈’ 중 1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