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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naissance Feb 12. 2025

카지노 게임 추천 Quo

카지노 게임 추천 Quo는 현재 상태를 의미한다. 한글 표현의 '현 상황'에는 부정적이 의미가 딱히 없지만, 스테터스 쿼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사용될 수 있다. 바뀌지 않으려는 상태, 혹은 정체의 누앙스를 내포한 표현이다.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전직을 준비하면서 연출이나 극작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포지션을 찾다가 두 군데를 지원했다. 영화계가 망했기 때문에 사람을 뽑는 곳이 없다시피 하고, 드라마 쪽도 완전히 얼어붙었으며, 광고는 어차피 소수가 독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람을 잘 뽑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지원할 곳은 두군데 밖에 없었다. 하카지노 게임 추천 기획PD 직군이었고, 하카지노 게임 추천 연출 직군이었다. 하카지노 게임 추천 심지어 신입으로 지원했다. 경력을 안 뽑아서. 두 군데 모두 서류에서 탈락했다.


기획PD 직군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서 경력으로 지원했다. 내가 지금까지 여러 제작사에 공짜로 써준 기획안만 100개 정도 된다. 그들이 챗지피티 만도 못한,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배설에 가까운 기획서를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로 고쳐준 것 까지 포함하면 200개는 될 거다. 나와 같이 일했던 제작자들은 다 구력이 10년이 넘는 베테랑 제작자들이었다. 그들이 써내는 기획안보다 내가 더 나은 기획안을 써내는게 확실한 상황에서 내가 경력직으로 지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타 자질구레한 직무를 제외하면 기획PD 직군의 핵심 업무는 기획안을 뽑아내는 것 아니겠나. 난 회사를 다닌 경력도 있으니 기타 잡무는 금방 익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 서류에서 탈락했다. 면접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연출 직군은 내가 과경력이라 떨어질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나이도 많은데다 장편영화 연출 경력이 있어서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대가리가 커서 조연출 하겠냐는 생각이 절로 들 테니까. 그래서 자소서에 나는 원래 탈권위적인 사람이고 독립영화를 하면서 나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감독 밑에서 조감독을 한 경험이 많으며 그들과 아무런 문제 없었다는 점을 썼지만 역시나 탈락이었다. 창작 직군이기에 서류심사에 창작 시험도 있었고, 나는 만족스러운 답변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창작 직군은 창작을 잘 한다고 뽑히는게 아니라는걸 광고회사에서 이미 경험을 했다. 나는 여러 대행사에서 AE와 카피라이터 직군에서 둘다 인턴을 한 경험이 있고, 그 중에 AE 직무를 했던 회사에서 최고점수를 받아 그 해 뽑은 인턴 중에 유일하게 최종면접으로 직행해서 입사했다. 기획 업무보다 잡무가 훨씬 많은 AE 직무에 회의를 느껴 신입 연차가 끝나갈 즈음 인사팀에게 직무 이동을 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카피라이터 직군으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다른 신입 지원자들과 그럼 똑같이 입사 시험, 창작 시험을한번 더 치르라고 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입사 시험을 쳤고, CD님들은 지원자 이름이 기재되지 않은 창작 시험지 채점을 했다. 나는 전체 시험에서 2등을 했다. 그래서 카피라이터 직군으로 옮길 줄 알았다. 하지만 인사팀에서 나온 답변은 1등이 아니기에 불가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논리는 이렇다. 나는 1년동안 회사를 다녔으니 당연히 1등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았다. 나는 AE로 뽑혔으니 창작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기에 똑같이 시험을 치르라는 논리에 동의해서 시험을 봤다. 내가 경력이 없으니 지원자들과 같은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였는데, 막상 시험에서 2등을 하고 나니 갑자기 나는 경력자가 된다. 1년 경력이 있으니 당연히 지원자들보다 잘해야 한다니. 이게 말인가 방구인가. 인사팀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직무 이동을 포기했다. 어차피 오래 다닐 생각이 없었고, 내 퇴사를 앞당길 뿐이라는걸 그들은 아마 알고 있었겠지만 신경 쓰지 않은 것일테지. 그 후 신입들이 들어왔고, 카피라이터로 뽑힌 이들의 경력을 살펴보니 이미 부띠끄에서 카피라이터로 몇 년 일했던 사람도 있고, 조그마한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를 하다가 경력이동이 여의치 않자 다시 신입으로 지원한 이도 있었다. 광고업계에선 흔한 일이다. 재벌가가 회사 지분을 확보하기 계열사를 만들어서 일감을 몰아주고 큰 회사로 키우는 명목으로 대기업 인하우스 대행사가 속속들이 생겨나며 광고시장은 빠르게 독과점으로 바뀌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롯데 그룹의 인하우스가 전체 시장의 90%를 먹어버린 상황에서 신입을 많이 뽑지도 않았다. 그래서 한 해 광고업 전체에서 신입을 뽑는 인원 수가 100명이 안 됐다. 그러니 조그마한 회사에라도 들어가 경력을 쌓으면서 대기업 공채가 있을때마다 인하우스 대행사에 신입으로 지원하는게 흔한 일이었다. 그들과 경쟁해 2등을 했는데도 경력을 운운했던 인사팀을 보면서, 채용이 이런 식으로 개판으로 진행되는 것임을 알았다. 최고의 인재를 뽑는 것이 애초에 목표가 아니다. 문제가 없을 사람을 뽑는 것이 훨씬 우선순위다. 그래서 시험을 잘 봐도 떨어지는게 어색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 quo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영화계가 망해서 일이 없고, 전직을 하려고 해도 뽑아주는데가 없다. 영화인과 비영화인의 경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창작 직군을 포기하고 중소기업에 들어가거나 일용직으로 가는 옵션과, 소설을 쓰면서 단편 영화라도 찍으려고 하는 현 상황의 연장 옵션이 있다. 아무래도 나는 후자를 택할 것 같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추천 quo는 부정적인 누앙스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바뀌지 않으려는 관성,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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