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갚음
말도 안 되는 계약서를 내밀거나 돈을 주지 않거나 무례한 무료 카지노 게임들을 무수히 만나왔다. 읽씹은 기본이요 미팅에 노쇼를 한 후 미안하다며 다시 미팅을 잡아놓고 또 노쇼를 한 무료 카지노 게임도 만나보았다. 이런 일들을 당하면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반드시 잘 되어서 나중에 갚아주겠다 거나, 내가 잘 되면 어쩌려고 저러는 거지 라는 생각. 나는 평생동안 겪은 슬프거나 억울한 일을 다 기억하는 사람이다. 친구들에게 이런 나의 성향을 알려주면서 배신을 할 거면 건망증이 심한 사람을 골라서 하라는 조언을 할 정도였다. 좋았던 건 기억못하고 나빴던 것만 기억하니 우울증이 걸리지 않을 수 있겠나. 인간이 망각이 동물인 덕에 100년을 살 수 있다고, 잊지 못하면 미쳐버릴 거라는데 날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미쳐가고 있다. 이미 미쳤나?
재밌는 점은 내가 만난 모든 무료 카지노 게임들도 누군가에게 억하심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배급사 직원이라던가 A급 배우들에게 굽신거려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그 놈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시나리오가 어쩌고 저쩌고, 걔는 공대 나와서 공채로 들어온 놈이 무슨 영화를 안다고 어쩌고 저쩌고, 그 배우는 반드시 술을 같이 마셔줘야 이야기를 들어줘서 미치겠다 어쩌고 저쩌고 등. 나름 한국 영화씬에서 굵직한 작품을 한 무료 카지노 게임들조차도 본인들이 을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는, 그걸 아는 사람이 나한테 이러냐는 거다. 억울한 심정이라면 나같은 병한테는 잘해야지. 갑에게 당한 을이 병에게 똑같이 하면 그건 인면수심 아닌가. 두번째는, 저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저런걸 느낀다면 내가 어지간한 위치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지금 느끼는 억하심정을 계속 느끼겠구나 였다. 나중에 잘 되면 갚아줘야지 가 끝이 없을 수 있겠구나.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에서 계 위치에 있는 내가, 을까지 올라간다고 해도 위에는 갑이 있을 것 아닌가. 갑까지 간다고 해도 슈퍼 갑이 있을 공산이 크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제작사 대표가 투배사를 차린다는 소문이 돈다. 망해버린 현재 영화판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제작사인데 다 망한 판에서 과감한 베팅을 하는 거다. 판돈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 판돈을 한 사람이 독차지한다면 꽤 큰 수익이다. 그럼에도 그 결정은 수익만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배우들의 몸값은 10억이 넘고 스태프 인건비도 계속 오르기에 손익분기를 낮추려 제작비를 아무리 절감하려 해도 한계가 있다. 티켓값이 올라도 극장이 다 차지하는 구조라 모객해야 하는 관객수는 동일하다. 그래서 아무리 작게 찍어도 손익분기 관객수가 100만이 넘는다. 요즘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은 100만을 넘기기도 힘겨워한다. 이런 판에 투자배급사를 차린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하고 싶은 작품은 많은데 투배사들이 투자를 안 해주니 내가 직접 하겠다? 정말 좋은 작품인데 투배사들이 자꾸 거절을 하니 내가 직접 만들겠다? 어떤 심경으로 그런 과격한 결정을 하는걸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추론이 바로 억울함이다.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무료 카지노 게임가 되어도 갑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래서 갑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결정을 내린게 아닐까. 그런거라면 그 결정이 이해가 간다. 의문은 남는다. 과연 그 후엔 갑이 없어지는 걸까? 정점에 서게 되는 걸까?
그나마 제작사와 계약관계에 있던 동료 무료 카지노 게임들마저 계약이 하나둘 끝나간다. 이제 내 주변에 독립장편으로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개봉을 시킨 신인 무료 카지노 게임들 중 작품을 개발하고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은 한 명도 없다. 그들과 서로의 아이템을 피드백해주는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굉장히 성공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사적인 면모에 대한 뒷얘기를 나눴다. 그 무료 카지노 게임은 태양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 무료 카지노 게임들 중 한 명으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커리어를 이뤘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 자신의 아이템을 깠던 제작자에게 아직도 억하심정을 가지고 있고, 엄청나게 성공한 지금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그 제작자를 면박을 준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이따구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무료 카지노 게임의 심정이 이해가 갔지만, 다른 동료 무료 카지노 게임들은 너무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렇게까지 성공해놓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다. 내가 이상한게 맞다. 그들의 반응이 옳다. 애초에 억울해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갑이 되겠다고 발버둥 쳐봤자 계속 갑은 나타날 거다. 그러니 나에게 무례했던 사람은 그냥 한 명의 인간으로서 저 사람도 불완전하구나 하면 되는거다. 억울할 것 없다. 담아둘 것 없다. 그 누구도 갑이 될 수 없다. 갑이 된다는 건 환상일 뿐이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도 신이 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