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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바람 Dec 20. 2024

몸이 열 냥이면 눈은 무료 카지노 게임 냥이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인지하고판단무료 카지노 게임인간의 신체감각 중 '눈, 시각'은 얼마만큼의 비율을 차지할까?

의사이자 병리학자인 로버트 뮈르는 통계적으로 눈이 차지무료 카지노 게임 비율이무려 83%라고한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몸이 열 냥이면 눈이 아홉 냥'이라는 말이 있다.

과학적인 추론은 할 수 없어도 경험을 통해 눈이 우리 몸에서 감당하는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체감으로 느꼈기에 그런 속담이 만들어지지 않았겠는가....

눈으로 외부의 정보(위치, 크기, 형태, 형질, 사람의 생김새 등)를 파악한 후 이를 뇌에 전달하고, 뇌는 그것을 기반으로 언어와 몸의 움직임을 나타내도록 명령을 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니 아홉 냥 또는 83%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럼 아홉 냥을, 83%의 역할을 담당하는 시각 기능을 잃은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갈까?

막연히 그냥 다른 기능으로 살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도 내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잘 모르던 일들이었다.

눈 대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신체기관귀와 손이다.

연애 당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집에 갔을 때 모니터 없이 데스크톱과 키보드방바닥에덜렁놓여있는 것을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보이질 않으니 모니터가 필요 없음은 당연한 일인데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던 내가 당황할 수 밖에....

컴퓨터 하드만 있으면 음성프로그램인 '센스리더'를 다운로드하여 설치하고 프로그램이읽어주는 대로 조작을 하면 되는 것이니 마우스도 필요가 없다.

우린 필요한 것을 마우스로 조작해 커서를 누르지만 이들은 키보드 단축키로 모든 것을 조작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정을 꾸리고 나와 아이들이 함께 사용하는 컴퓨터는 모니터와 마우스가 구비되어 있고, 음성프로그램만 설치하여 남편이 사용할 때만 그 기능을 켜고 나머지 가족들이 이용할 때는 프로그램을 끄거나 자동으로 작동되지 않도록 설정해 두고 사용한다.

사람을 대면할 때도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몇 살쯤 되었는지 나이에 비해 동안인지 또는 성격이 급한 사람인지 아니면 속마음과는 다른 말을 무료 카지노 게임지 어쩌면눈으로 대면할 때보다 더 깊은 내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다 보니음악적인 감각이뛰어난 이들이 비율적으로 더 많은데 더군다나 나의 남편은 절대음감이 있어서 음악회를 가더라도 단원 한 명 한 명의 소리가 다 들리는가 보다.

세컨드 바이올린음정이 틀렸다던지 바순의조율이 덜 되었다던지같은 곡을 연주한 교향곡이라도 지휘자마다 음반을 달리 구매하여 감상한다.

소리만 들어도 교회의 본당에 있던 피아노가 4층으로 옮겨온 것인지, 몇 번째 연주했던 사람이 지금 또 연주를 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들리는가 보다.

음악적으로 발달되어 있지 않은 시각장애인이라도 여하튼 정안인들보다 다른쪽으로라도 귀가 훨씬 예민한 것은사실이다.


그리고 귀 다음으로 발달되어 있는 기능이 손감각이다.

정안인들은 다 건조되었다고 느끼빨래인데 그들이 만지기엔 습하다고 느끼거나 우린 청소를 깨끗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손비닥으로 쓰윽 훑어보고는 다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옷감을 만져보고 백화점에서 판매될만한 고가의 옷인지 난전에서 구매한 옷인지 알 수 있고, 팔이나 손을 만져보고 얼추 비슷한 몸무게를 추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나의 남편의 경우 사람의 몸을 만지는 일을 하다 보니 컴퓨터를 주로 다루는 직업의 사람인지, 악기를 하는 사람인지 그렇다면 어떤 악기인지, 양안 시력이 차이가 많이 나는지 그렇지 않은대충 알 수 있으며 몸을 만져보고 그 사람의 잘못된 버릇을 짚어내니 사람들이 깜짝놀라는 일이 많다.

엑스레이 촬영으로판별되는 것을 손으로 만져서몇 번 척추의 몇 번이 어떻게 되었는지 어깨뼈 안에 염증이 들었는지 석회화되었는지, 디스크라는 병명을 받아왔어도 오진인 것 같으니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도 남편을 신뢰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에게몸을 맡기고 완치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간이 부었는지 신장에 이상이 있는지 또는 갑상선이나 뱃속 종양까지도 만져지는 경우가 있고 그럴 땐 급히 병원으로 보내어의사들이 어떻게 알고 오게 되었느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나는 몰랐었다. 남편이 나를 안을 때 그냥 안아주는 줄로만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면 나를 잠깐 안으면서도 내 몸이 요즘 부어있는지 림프에 염증에 있는지 어떤 버릇으로 인해 척추가 살짝 휘어졌는지 요즘은 텔레비전이나 휴대폰 화면을 쪽으로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는지 다 스캔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퇴근 후 무심한 듯 좀 누워보라며 침을 놔주거나 안마를 해 주거나 뼈를 교정해 주며 요즘 몸이 그렇더라고 얘기한다.

그러니 점자를 손끝 감각으로만 읽는다는 건 어떨까...

나의 무료 카지노 게임은 내가 소리 내어 글을 읽듯 점자를 줄줄줄 짚어대며 소릴 내어 읽는데 다른 시각장애인들도 놀랄 만큼 속독하는 것이라 했다.

우리 아이들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속독을 깨우쳐 글 읽는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그런 것도 그렇게 닮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길을 걷다 보면 후각으로 느껴지는 감각으로 어느 장소인지 파악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냄새를 맡으며 마트 내에서도 어느 코너인지 알아채는 시각장애인들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남편과 연애초기 어느 날이었다.

건물 내부를 함께 걷다 남편 옆으로 커다란 기둥이 서 있었는데 "이게 뭐야"라며 묻는다.

난 그때까지만 해도 그걸 어떻게 아는 것인지 너무도 신기해서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

공기의 흐름이 다르단다. 뭐가 떡하니 막혀 공기의 흐름을 막고 있는 느낌이라나?

그래서 길을 걸을 때도 트럭이 주차가 되어 있는지 낮은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는지를 대충 알 수 있다고 했다.

눈 대신 청각이나 손감각으로 사물과 외부자극을 인지한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공기의 흐름이 얼굴에 부딪히는 감각으로도 주위 환경을 인지한다는 것은 차마 생각을 못했었던 일이라 적잖이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택시를 타서도 여기가 어딘지 대충 짐작할 때가 있는데 평소 체감하는 노면의 느낌으로 알 수 있다고 다.

단체로 엘리베이터를 승차 했을때 우린 모두 떠드느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데 '이거 내려가네요'란다.

아닌게 아니라 우린 5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엘리베이터는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숫자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방향 감각 또한 뛰어나니 나는 부딪히지 않게 보행을 돕는 것에 불과할뿐길을 알려주는 것은 남편이다.

오죽하면 네비게이션이 없을시절 복지콜 기사님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와 길을 물었다고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추운 겨울 아무리 귀가 시려도 귀마개를 할 수가 없다.

눈 대신 가장 많이 쓰이는 기능이 청각이다 보니 귀마개를 하면 그만큼 시야를 가린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새벽운동을 나가는 남편이 안쓰러워 귓바퀴만 덮을 수 있는 귀마개를 구입해 준 적이 있었는데 들리는 것이야 그렇다 치지만 귓바퀴로도 느껴지는 감각이 줄어들어 답답하기는 하단다.

또 아무리 손이 시려도 단독보행을 할 때는 장갑을 착용하지 않는다.

케인을 들고 가는 손의 감각으로도 느껴지는 것이 많다고 했다.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장갑을 끼는 일이 없었던 무료 카지노 게임이 안쓰러워이제 겨울이 되면 장갑을 가방 안에 넣어두었다가 내가 함께 걸을 땐 장갑을 착용하라는 부탁을 했었다.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에도 손이 벌게진 채로 케인을 고 걷는 모습이 너무나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

또 단독 보행을 할 때 비가 오면 웬만해서는 우산을 쓰지 않으려 한다.

우산을 쓰면 동굴 속에 들어간 것처럼 감각을 막아버리는 듯하고, 한 손엔 케인을 들고 한 손엔 우산을 들고 가는 것이 보통 불편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니 비가 오는 날 시각장애인과 함께 걸을생전 처음 본 사이어도 우산 하나를 쓰고 사이좋게 걸어야 한다.

우리 부부는 비가 오는 날이면 한 우산을 쓰고 더욱 꼭 붙어 걷는다.

그 전날 당장 헤어질 것처럼 싸웠어도 항상 팔짱을 끼고 걸으니 다른 이들은 우리가 항상 사이좋은 잉꼬부부인 줄 알겠지만 우리들만의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거다. ^^


이렇듯 시력을 잃은 채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모든 신체의 감각을 곤두세워다.

그래도 눈으로 보는 것만 할까....

요즘은 마트에서도 상품을 모두 플라스틱 덮개로 씌워놓거나 해서 견본품이 없다면 만져보고 구매 할 수가 없다.

설명을 한들 거기에 대한 경험이 없는 물건은 상상하기 힘들다.

옷도 만져봐야 구매할 수 있으니 때로는 눈치가 보일 때도 있다.

때로는 짖궂은 질문을 한다.

"자기 고등어 만져본 적 있어?" "그럼 오징어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

지나가다 커다란 동물 조형물이 있으면 만져보게 한다.

"이게 펭귄이야, 캥거루는 이렇게 생겼어" 등등

동물원에 가서 초식 동물의 먹이를 주며 사슴을 쓰다듬어보게 하고 토끼를 만져보게 한다.


이렇듯 그와 나는 서로 눈이 되고 손이 되고 마음이 되고 방향이 되어주며 그렇게 돕고 살며앞으로도 그렇게살아가게 될 것이다.

큰딸이 우리 사이가 악어와 악어새 같다나? ^^


지금까지 너무 무거운 주제만 다룬듯 하여 마지막 글은 조금 가벼운 일상의 얘기를 하고자 글을 써 본다.


"내 남편은 시각장애인입니다" 연재가 어느덧 30화를 맞으며 마지막 글이 되었습니다.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는 약 16~18회의 주제에 대한 글을 올리려는 계획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어느 누가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야기에 크게 관심이 있을까 했던 우려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30화의 이야기로 끝을 내자니 다 하지 못한 주제가 생각날 때 후회스러운 마음이 남을까 하여 "내 남편은 시각장애인입니다(2)"로 다시 찾아뵐 예정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도 10화로 마무리될지 20화가 될지 모를 일이지만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또 한 번 연재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2024년 마지막 주 금요일엔 휴재 후 2025년 새해가 되는 1월 3일 다시 찾아뵐 예정입니다.

너무나 부족한 글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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