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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Dec 08. 2024

014 카지노 쿠폰 쓰기

<난독의 계절, 고정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카지노 쿠폰을 기대하고 클릭해 주신 분들께 양해 말씀 먼저 올려야겠습니다. 지난 며칠간 제 온 정신은 대한민국 현 상황에 잠식되어 다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차마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오늘의 카지노 쿠폰 빌어 작금의 내란 사태에 관한 소고를 적으려 합니다. 저는 누군가를 비난할 때 ‘정치적‘이라는 이유를 드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만, 이 부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하여 이에 관한 설명은 차치하겠습니다. 그러나 쿠데타에 실패한 내란 수괴인 현직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의견에 있어 당파성을 논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탄핵 찬반 문제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주권과 안위를 수호하는 일과 이를 위협하는 놈들에 공모하는 짓 중 택일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난독괄시의 계절


책의 주인공은 귀엽고 매력적인 외모의 카지노 쿠폰입니다. 바깥세상이 정말 궁금했던 카지노 쿠폰는 둠칫둠칫 태어나고 말았죠. 쪽방촌에서 살 자신의 운명을 알고는 다시 눈 감고 싶었지만 머리끝에서 자라난 잎사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머물기로 합니다. 카지노 쿠폰는 무엇이든 잘하는 아이입니다. 동물 흉내 내면서 방귀 뀌는 유일무이한 개인기의 소유자이며 벌레랑 숨바꼭질까지 할 정도로 붙임성이 뛰어난 어린이죠. 하지만 카지노 쿠폰에겐 한 가지 말 못 할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글자를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에요.


고구마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 바로 그 ‘난독‘에 천착해 보았습니다. 혹시 우리 대통령도 국민의 소리를 읽지 못하는 난독의 늪에 빠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죠. 그렇지 않고서야 임기 내내 헛발질만 계속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10프로 대가 될 때까지 불통을 고수하다가 결국 해결 방법이라고 내놓은 것이 한밤의 계엄이라뇨. 무엇보다 그게 2024년 대한민국에서 쉽게 먹힐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게 바로 난독에서 기인한 문제가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이에요.


하지만 속속들이 밝혀지는 사실들에 비추어 보았을 때 현 대통령의 태도는 난독보다는 괄시에서 시작된 듯합니다. 비상계엄의 명분을 얻기 위해 북한을 도발하려 했다는 정황들이 나오고 있잖아요. 아직도 그 빤한 레드 콤플렉스가 먹히리라 보다니.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을 괄시하지 않고서야 나올 수 있는 발상이었을까요? 또 집권 여당은 어떤가요. 비상 계엄령이 발표되던 날 추경호 원내 대표는 모든 의원을 당사로 모이도록 했죠. 당사로 향한 그들의 발걸음에서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잃는 일이라는 걸요.


이토록 차가운 괄시의 계절을 우리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그래도 우리의 카지노 쿠폰에겐 곁에서 글을 알려주는 언니와 친구 상숙이가 있었어요. 카지노 쿠폰의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부처님과 예수님 같았다고 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석열이에게는 헌법도 잘 모르는(척하는) 덜 떨어진 두 친구, 덕수와 동훈이가 있습니다. 심지어 동훈이는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친구인데도 무엇이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일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 많은 법학자들이 탄핵만이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유일한 헌법적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탄핵되거나 하야하는 일 없이 국무총리와 집권 여당에 국정을 맡긴다는 대책이야 말로 헌법적 근거가 없어요. 설마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이 이걸 모를까요? 알면서도 우기는 그 태도, 익히 잘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작태에서 느껴지는 그 강렬한 괄시의 냄새가 너무나 역겹습니다.


부처님 그리고 예수님. 왜 석열이 곁에는 오지 않으셨나요. 아, 카지노 쿠폰만큼 귀엽지 않아서라고요? 그렇군요. 인정합니다.


어느 날 교회 바자회에 다녀온 카지노 쿠폰의 엄마. 새 옷을 사 왔다는 엄마의 말에 카지노 쿠폰는 잔뜩 기대하며 방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방에는 나비 같은 새 옷이 아닌 상숙이가 입던 헌 옷이 있었죠. 친구의 헌 옷을 보고 우는 카지노 쿠폰의 그 마음이 윤석열이 당선되던 날의 제 마음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다 같이 학습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바로 그 당에서 나온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탄핵한 것이 겨우 몇 년 전인데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뇨. 그들은 당명 외에는 바꾼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찌 이리 쉽게 수선되지 않은 헌 옷을 집나요.


너무 우울한 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경제와 외교가 실시간으로 박살 나는 게 보여서 무서웠어요. 차라리 아무 뉴스도 듣고 싶지 않다는 냉소적인 마음이 들 때 아이돌 응원봉 들고 여의도에 나가 있는 제 친구들의 포스팅을 보았습니다. 원래 새벽에 일찍 나가서 밖에 줄 서 있는 일이 자신들 특기라며 시위 같은 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는 듯이 당당하더군요. 그 모습이 헌 옷을 뒤집어 입고 자신 있게 등교한 고구마의 모습과 겹쳐 보였어요. 그래요. 친구의 헌 옷이야 뒤집어 입으면 금세 새 옷인 것을요.


이번 주말, 날이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급격하게 내려간 기온과 우리가 직면한 어이없는 사태에 마음은 더욱 빠르게 차가워지네요. 하지만 냉소적 태도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비록 지치고 힘들어도 똥통에 빠진 고구마가 이상한 오기와 자존심으로 기어올라오던 그 모습처럼 힘을 내보려 합니다. 부릅뜬 두 눈으로 그들의 행보를 집중하고 우리가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거예요. 그렇게 견디고 이겨내면 고구마가 그랬듯 우리도 행복을 찾고 이 괄시의 계절을 끝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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