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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브리 Jan 12. 2025

[최종화] 이 정도는 카지노 게임도 괜찮잖아

망가진 나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다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둔 지난 4월부터 무려 네 달 동안 나는 완전한 백수로 살았다. 다행히도 8월부터 12월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반백수 생활을 겨우 이어갈 수는 있었다. 남은 기간 동안 풀타임으로 근무할 마음은 있었지만, 12월에 출국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단기간만 일할 수 있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어느덧 11월 말일이다. 곧 출국 후 4달 동안 나는 여러 나라를 떠돌며 방랑자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렇게 나는 1년을 꽉 채워서 백수와 가까운 삶을 살 것이다. 일을 그만둔 때부터 현재까지도 나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좋기도, 나쁘기도 하다. 카지노 게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조금만 마음을 놓치면 카지노 게임가 얼마나 만족스럽지 못한 지 되뇌게 돼버린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분명 그만큼 이룬 것도 많은 나날들이었는데 어쩐지 마음이 무거웠다. 숨이 벅차도록 바쁘지 않으니 죄책감이 들었다. 아무리 하루를 채워도 숨을 편히 쉴 수 있었기에.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도 카지노 게임.


그렇기에 기록하기로 카지노 게임. 돈벌이를 제대로 못할 뿐, 나름 빈 공간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걸 카지노 게임 증명하기 위해. 종이에 달력을 출력해 하루하루를 적어내고, 일상적인 순간을 모아 브런치북으로 엮었다.


나 카지노 게임의 가치를 내 안에서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세상의 기준에 걸맞은 사람이 되지 못해도 카지노 게임를 지킬 수 있고 싶다.빈 공간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나는 아직 그만큼의 그릇은 못되나 보다. 비워낸다고 비워냈지만 아직도 비워내는 게 너무 두렵다.


아직 짧은 인생 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그저 숨이 턱 끝까지 차면 인생을 허비한다는 죄책감 따위 들지 않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넘어져버렸다. 넘어졌기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막연히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곧바로 털고 일어나 달리지 않는 였다. 안일해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무기력함이 몰려와 한순간에 나를 덮쳤다.그 모습에 나는 몹시도 당황했다.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나는 말을 듣지 않았다. 일어나려고 해도, 노력해 보려고 해도, 잘 안 됐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여겼다.


이상한 일이었다.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친구 곁을 자그마치 6년을 지켰다. 매일을 함께 하고, 위로하고 같이 부딪히다 되살아나며 배운 것이 많았는데. 분명 그랬는데,나 카지노 게임에게는 응원 한마디도 아까웠다.


이 쉬운 걸 못한다니,하며 혀를 끌끌 찰뿐이었다. 나의 약점을 가장 잘 아는, 가장 큰 적은 나였음을. 그러나괴로운 밤들의 연속이 지나가고, 시간이 약인지 나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기 시작했다. 지금 카지노 게임는 이 시간이 나에게 이 되고, 기회가 되는 것이란 걸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분명한 건 지금 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의 배려로 큰 걱정 없이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생각지 못한 의외의 일들에 도전하고 있고, 새로운 장소로 여행을 떠난다. 나의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받아들이기로 카지노 게임.


지금까지 <백수의 심심한 취미생활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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