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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 Apr 05. 2025

섬,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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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섬과 섬으로 이루어진 섬들의 집합체이다.

형형색색의 빛과 조형물로 장식된 섬.
그 섬에서 각자의 방 한 칸,
하루 일과로 지친 육신을 눕힐 작은 공간을
각자 하나씩 차지하고
누군가가 자신을 봐주기를 바라며,
우연히 지나갈 타인의 사랑과 애정을 기다린다.

답답하고 외로운 각자의 섬에 스스로를 가둔 채로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주기를 기다리면서.

나를 구해줄 타인이 언제 지나갈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의 관심을 끌 조명탄이 필요하다. 각자의 무인도에서 조명탄을 준비하면서 살아간다. 운이 좋아 타인이 내 섬 앞바다를 우연히 지나간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나의 간절한 구조 신호를 볼 거라는 확신은 없다. 모든 것은 운에 달렸다.

무인도로 다가오는 타인이 나를 구조해 줄 거란 보장은 없다. 나를 향해 기수를 돌린 그 타인은 나를 약탈하러 오는 범죄자이거나 나를 노예로 부리려는 착취자일 수도 있다.

운이 정말 좋다면 나는 나를 구해주고 식량과 담요를 제공할 친절한 타인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오직 운이 좋아야 한다.

무인도를 벗어나 다른 무인도를 방문하기에는 나의 무인도와 당신의 무인도 사이에 놓인 바다가 너무 험하다. 파도는 거세고 바람은 늘 불어온다.

아주 드물게 화창한 날을 잡아
온라인 카지노 게임 무인도로 헤엄쳐 나가보려고 한다.

헤엄쳐 닿기에는 너무 먼 거리.
수영 연습이 필요하다.
그 거리를 헤엄쳐 갈 체력도 필요하다.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면 분명 죽을 것이다.

뗏목을 만들어 건너갈 수 있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경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뗏목을 만들 자원이 없다.

그렇지만 맨몸으로 인연의 바다에 뛰어든다.
혼신의 노력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에 도착한다.

당신은 나를 환대할 수도 있고 배척할 수도 있다.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으로 헤엄쳐 나가려는
나의 시도는 늘 목숨을 건 도박이다.

당신을 만나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늘 외로움과 싸우고, 고독과 사투를 벌인다.

내 손바닥 자국이 찍힌 배구공에 이름을 붙여주고
그 작은 공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배구공과의 대화는 늘 쓸쓸하다.

어느 섬에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당신을 꿈꾼다.

당신에게 가려면 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아니면 이 섬에 처박혀 쓸쓸하게
혼자 죽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인도의 해안은 쓸쓸하다.
이따금씩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향해 빈병을 던진다.
그 빈병 안에는 편지가 들어있다.

그 편지에는 나의 이름, 외모, 꿈, 지금껏 살아온 삶에 대한 긴 설명과 좋아하는 것들, 싫어하는 것들의 목록이 적혀있다. 이름 모를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도 적혀있다. 그 빈병은 운이 좋으면 조류를 따라 바다를 헤매다 언젠간 당신의 섬 해안에 닿을 것이다.

운이 나쁘다면 당신은 영원히 그 편지를 읽을 수 없을 것이다.

난 겁이 많다. 뗏목을 만들 재료도 부족하다.
물론 동력 장치가 달린 보트는 있을 리가 없다.
체력은 저질이다. 그리고 수영을 잘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답장을 기대할 수 없는 편지를 빈 병에 넣어 가끔씩 빈 바다를 향해 던지는 것뿐이다.

게으르고 유약하며 소극적인 인간은
자신의 무인도를 탈출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몇 번의 행운이 찾아오기도 했다.

용기를 내어 조금 헤엄쳐 나간 거친 바다 위에
당신이 있었다. 서로의 용기와 실행이 빛을 발했다.
사랑의 빛은 잠시 타올랐다.
그리고 곧 꺼졌다.

당신과 나는 각자의 섬으로 돌아갔다.
섬의 좌표는 늘 바뀐다.

당신이 떠나온 그 섬과 내가 떠나온 나의 섬은 우리의 만남을 기점으로 변화된 좌표 위에 놓이게 되었다.
이제 난 당신을 찾을 수 없다.

외로움에 지쳐 사랑에 대한 기대를 망각해 가던
또 다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에 도착했다.
그건 아주 우연한 사건이었다.

난 별다른 노력 없이 단지 몇 번의 자맥질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에 도착했다.
당신은 반갑게 나를 맞아주었다.
우리는 달콤한 한때를 보냈다.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도 사랑은 가능하다.
비록 지속시간은 매우 짧을지라도.

같이 보내는 나날들이 늘어났지만
그 시간들이 우리로 하여금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만들 수는 없었다.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을 떠나 다시 나의 섬으로 돌아왔다.

당신과 있는 것이
나의 무인도에 갇혀 쓸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삶은 아이러니다.

간절히 당신을 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간절히 당신을 떠나기를 바란다.
당신이 자신의 무인도를 잘 견뎌내기를 바란다.

술에 취하는 것은 삶의 의지를 고취시키지 않는 것 같다. 쓸쓸함과 고독을 잠시 잊을 수는 있겠지만 술에서 깨고 난 후, 밀려오는 헛헛함과 허무를 당신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당신은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섬에 살았다.
풍족하고 탄탄하지만 허무하고 쓸쓸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
당신은 그 섬에서 안정적이지만 위태로운 삶을 보내고 있었다.

당신은 바다를 건너 타인의 섬에 가 본 경험이 많았다.
당신은 용감하고 강인한 사람이었다.
필요한 체력과 자원도 있었다.
당신은 늘 쓸쓸했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을 탈출하려는
시도를 수도 없이 많이 했었다.

당신은 노련한 탐험가였다.
당신의 섬을 우연히 방문한 사람들도 꽤 있었던 것 같다. 당신은 우연히 나의 섬 앞을 지나갔고 난 조명탄을 쏘아 올렸다. 당신은 나를 구하기 위해 당신의 보트를 돌렸다.

당신의 배를 타고 당신의 섬에서 살았던 세월은 낯설고 신비했다. 하루하루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내가 가 본 적이 없는 당신의 섬.

모든 걸 다 갖춘 당신은 권태로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을
늘 떠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위험해 보이는 내게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능력으로 당신의 그 섬을 타인들의 섬과 긴밀히 연결되도록 당신의 삶을 구조화했다. 체계적으로 설계된 당신 삶의 구조는 허약한 내가 통과하기에는 너무 촘촘하고 치밀했다.

나는 당신 삶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구조물의 일부였을 뿐,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신의 모든 것이 나를 숨 막히게 할 즈음에 난 당신의 섬을 떠났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섬을 이제 난 찾을 수 없다.
당신 역시 나의 섬을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두 번 다시는.

난 언제나 그랬듯이
또다시 나의 무인도에 갇혀 살고 있다.
막연한 기대와 부질없는 희망을 간직한 채로.

해가 갈수록 조명탄에 대한 집착이 점점 사라진다. 뗏목 제작을 위한 자원들은 수집했다가 잃어버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동력을 갖춘 모터보트는 아마 평생 얻을 수 없을 것 같다. 가끔씩 수영 연습을 하고 가까운 바다를 헤엄치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가끔씩 빈 병에 편지를 담아 빈 바다로 던지곤 한다.

답장을 기다리지 않은지는 오래되었다.

가끔씩 두렵기도 하다. 이제 이 섬에서의 삶에 완전히 적응해 버린 것은 아닌지 두렵다. 탈출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우연히 당신이 내 섬 앞을 스쳐 지나간다 해도 난 당신을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해가 갈수록 탈출에 대한 의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당신이 날 구원해 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신에게 기도하지도 않는다. 지난날의 행운이 유사한 형태로 찾아올 거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수영 연습을 하고 가까운 바다를 헤엄치고 빈 병에 든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체력을 기르고 뗏목을 만들 재료를 조금씩 모아둔다.

이 무인도를 빠져나가 당신을 만나 계속 당신 곁에 머무르게 될지 아니면 이 무인도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도 별다른 차이는 없을 것이다.

각자의 죽음을 각자의 무인도에서 겪어내야 함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잠시 머문 각자의 무인도는 죽음 이후에야 비로소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세상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거라는 사실 또한 변함이 없다.

각자의 무인도에서 홀로 쓸쓸히 삶을 보내는 것이
삶의 기본적 숙명이지만,
행운은 반가운 미풍처럼 가끔씩 삶에 날아든다

그 바람을 타고,

어쩌면
난 당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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