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 2'의 문장을 읽고
남의 단점이 보인다는 건, 자기한테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이야.
-영화 ‘리틀포레스트 2 : 겨울과 봄’
저녁 8시. 아이는 쌀알만큼 묻힌 칫솔을 입 안에 넣더니 어슬렁 거실로 나왔다. 현관 앞에서 거울을 잠시 보다가 책장에서 그림책을 꺼내 뒤적이다가 책장 앞 바구니에 있는 휴대폰 잠금 화면을 열었다. 양치질을 시작한 지 10분째다. 칫솔은 제 역할을 잊은 채 입 안에 머물러 있고, 손은 칫솔을 잡고 움직일 무료 카지노 게임이 없어 보였다.
칫솔 물고 화장실 밖으로 나오지 말랬지. 치카하면서 이것저것 하지 말라고 했잖아!
화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아이가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무료 카지노 게임했다. 그랬건만, 울이의 검지 손가락이 휴대폰에 닿는 순간, 인내심이 바닥에 닿았다. 폰을 만지는 순간 양치 시간이 길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한 번에 하나씩, 양치를 끝내고 나서 거울을 보든책을 보든휴대폰을 만지든 하면될 일인데, 엄마만 답답하다.칫솔을 물고 나오지 말라는말은 그저 듣기 싫은잔소리일 뿐. 버럭 고함을 친 후에야아이가 화장실에 쏙 들어갔다.
요즘 "아이만큼 자라는 부모"라는 책을 읽고 있다. 화가 자꾸 무료 카지노 게임 이유는 아이가 내 안에 있는 상처를 건드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처가 많을수록 화는 더 자주 난다.한 번에 하나씩, 빨리빨리해내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서 자꾸 화가 난다. 왜 저렇게 너누룩하고 한가로운 것일까.
느리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스무 살 때 샌드위치 가게에서 알바를 했다.가게 일은 간단했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고 서빙을 하고, 손님이 없을 때는 유리를 닦고 해가 질 때접이식 천막을 올리고, 손님이 들어오면 다시 반복하면 되는 일이었다. 나름대로 바쁘게 종종걸음으로 다녔지만사장님과 고참 언니의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느리네, 좀 더 빨리 좀 해봐. 그때 깨달았다. 바쁘게 움직여도 무료 카지노 게임느린 사람이었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후에도마찬가지였다.쏟아지는 업무를 시간 안에 처리하려니 마음이 급했다. 할 일 목록을 척척 쳐내지 못하는 내가 한심무료 카지노 게임 미련하게 느껴졌다. 더 빨리, 더 열심히 움직여. 남들과 비교무료 카지노 게임 나를 다그치느라 힘이 빠져가는 것을 몰랐던 이십 대였다.
지금도 그렇다.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시간에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계획을 잔뜩 세워두고 완료한 일을 지워나가 보지만, 잠들기 전 오늘 무료 카지노 게임 뭘 했나 생각하면 허무하고 허전한 마음이 가득하다.
영화나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치열한 갈등이 없이, 잔잔하고 평화로운 것이어야 한다. 사소한 갈등은 금방 해결되고 모두가 행복해지면 더 좋다. 다툼과 충돌 없이 안온하고 여유로운 게 좋고, 느긋하게 지내고 싶다. 무료 카지노 게임 그런 사람이었다. 그걸 잊고 급하게 내달리려고 했으니 조급하고 힘이 들었던 거다. 자꾸 목표를 챙기고 놓친 것이 없나 확인했던 것도 서둘러 할 일을 끝내고 충전할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것이었나 보다. '빨리빨리' 속에 갇히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놓치고 있었다.
'리틀 포레스트'의 문장을 보고 생각했다. 단점이라니, 백 개도 넘게 금방 찾을 수 있어.
자신만만하게, 떫은 미소가 지어졌다.부족한 점을 술술 말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단점을 떠올렸다.분하면 눈물부터 나는 것, 별 것 아닌 일에도 당황하고 얼굴이 벌게지는 것, 누군가의 가벼운 농담에 상처를 받는 것 그리고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지 못하고 끙끙대는 것,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면서 가족들에게는 퉁명스러운 것, 갈등을 무서워하는 것, 불안이 높고 겁이 많은 것등등. 아쉬운 점들이 덩굴처럼 이어 나온다.괜찮다. 아니, 괜찮지 않다. 실망스럽고 답답하다. 그럼에도 단점도 나 자신이니 인정하고 받아들여보자고 애써 마음먹는다. 마음에 드는모습이 있고, 아쉽게 느껴지는모습도 있다. 강점은 칭찬하고 격려해 주고, 부족한 점은 안쓰럽게 여기고 위로하기로 한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나아지지 않는대도 할 수 없지, 뭐. 지금까지 단점에 실망하고 다그치며 살아왔으니, 이제라도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서 쓰다듬고 토닥여보자고 마음먹는다. 그러다 보면 마음 구석에도 햇볕이 들어오고 바람이 통하겠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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