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슈하 Dec 20. 2024

10평 육아 종료

2.5톤으로 3인 가족 카지노 게임하기

아는 사람 아무도 없던 외로운 도시 용인에서 산지 2년. 이제 다시 결혼 전 살았던 김포로 카지노 게임를 가기로 했다.

김포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내 직장이 여기 있고, 친정아버지가 사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이 나라는 어떻게 된 건지 어린이집 종일반이 회사 퇴근시간보다도 일찍 끝난다. 그러기 위해선 누군가의 도움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 마침 퇴직하신 친정아버지에게 소소한 재미(?)도 드릴 겸 아버지가 사는 아파트 단지로 카지노 게임를 했다. 단지뿐 아니라 근처에서 가장 작은 평형의 집으로 골라봤는데, 이전 집보다 두 배는 넓어진 거실에 아이의 눈이 똥그래졌다.


카지노 게임날짜가 나왔으니 이제 이삿짐센터를 알아볼 때. 문제는 하필 카지노 게임 극성수기인 2월 말이었다는 것이다. 이삿짐센터 예약도 인기가수 콘서트 티켓팅처럼 전부 완료되고 빈자리가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수많은 이삿짐 업체와 통화를 해 본 결과, 3인가족은 일단 5톤부터 견적을 내고 보는 것 같았다. 이삿짐센터의 큰 트럭 한 대가 5톤이고 그것보다 조금 작아봤자 어차피 5톤 트럭이 움직여야 하니 짐이 적다고 해도 5톤으로 견적을 내는 것 같다. 내 짐작이니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그것보다 작은 트럭은 가진 업체도 잘 없단다. "아기가 있다니 책도 많으실 테고..." 어떤 이삿짐센터는 아이의 짐을 지레짐작하여 말하기도 했다. 하긴 친정아버지도 혼자 사시는데 5톤 견적 받아서 카지노 게임하셨었으니. 그래서 나는 세간살이가 적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해내야 했다. 가구와 잔짐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나서야 원룸카지노 게임만 진행한다는 한 업체에서 계약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휘유, 미니멀라이프 안 했으면 어쩔 뻔했니.



그렇게 도합 2.5톤의 견적을 받아 카지노 게임를 진행했다. 신혼집에서 용인으로 카지노 게임 갈 때 2톤 카지노 게임를 했었으니, 그 사이에 0.5톤이나 짐이 늘어난 셈이다. 이 쪼끄만 아기의 물건이 500㎥이나 된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아이의 책과 장난감을 쌓아놓고 부피를 재 보려다가.... 말았다. 아마 우리가 계약한 카지노 게임업체의 가장 작은 트럭이 2.5톤이라고 하니, 그러겠거니.


당시 우리 집의 이삿짐은 다음과 같았다.


- 양문형 냉장고

- 광파오븐

- 2인용 식탁

- 책장(4X5)

- 의자 2개

- 책장 1/3미만으로채운 책과 장난감

- 매트리스 1개, 토퍼 2개

- 붙박이장 2개 분량의 옷

- 상부장 2칸 분량의 그릇과 접시

- 책상 *

- 티비장(티비는 없었다)**


* 남편은 카지노 게임 가면 새 컴퓨터 책상과 의자를 사고 싶다고 했다. 당시 책상은 신혼집인 10평짜리 투룸빌라의 방 사이즈에 맞춰 산 것이라 폭도 너비도 참 작았다. 노트북은 절대 못쓴다는 남편이 큰 모니터를 샀는데, 모니터가 너무 크다 보니 좁은 폭의 책상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를 가면 넓어진 방에 맞춰 큰 책상을 구매하기로 했는데. 옛날 책상은 버리지 않고 가겠다는 것이었다. "아니, 왜? 새 책상 산다며!" 내 물음에 남편은 아기가 쓸 수 있지 않을까? 두면 어디 쓸 데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이유를 대기 시작했다. 흠, 일리 있어. 보류. 하지만 카지노 게임 온 집에서 기존 책상은 결국 자리를 잡지 못하고 빈 방에 덩그러니 놓여있다가, 나눔과 비슷한 가격으로 팔려나갔다.

** 나를 미니멀라이프의 길로 이끌어준(1편 참고) 티비장. 카지노 게임 당시 티비도 없었으니 이 티비장이야말로 정말 필요가 없는 물건이었다. 아기 낳고 외출하지 못해서 하루종일 티비를 보고 있는 내 꼴이 보기도 싫었던 데다가, 아들 있는 집은 어째 꼭 한 번은 티비를 깨 먹는다는 회사 사람들의 증언에 아기 돌 전에 그냥 티비를 속 시원히 팔아버렸다. 티비가 없으니 티비장도 필요할 리 만무했다. 그러나 남편은 티비장을 헐값에 파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만 원만 네고해 달라는 청을 거절하고 (아까 그) 책상 옆에 고이 모셔놓기만 하다가 결국 이삿짐 트럭을 타고 새 집으로 함께 이동했다가 결국 원래 매겼던 가격의 반절 이하로 간신히 티비장을 팔 수 있었다.


카지노 게임가 진행된 2월 말. 시부모님이 일찍 내려오셔서 3살 아이를 먼저 데러 가셨다. 남편은 아침부터 은행으로 뛰어나갔고 나는 두꺼운 잠바와 신발을 신고 거실 한가운데에 서서 천천히 비어 가는 집을 바라보았다.


이 집을 구할 때나 처음 카지노 게임 왔을 때, 나는 병원에 입원 중이었기에 이 집의 빈 모습을 본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다. 가구가 하나씩 비어진 공간은 그렇다. 워낙에 두고 있던 가구가 없었지만 바닥에 넓게 깔려있던 매트를 치운 모습은 참 생경했다. 살림을 걷어낸 공간은 작아 보이기도, 넓어 보이기도 했다. 비로소 텅 빈 공간에 햇살이 찬란히도 눈부셨다.


카지노 게임겨울에도 해가 깊숙이 들어오던 남서향의 작은 집



친정도 시댁과도 멀리 떨어져 아무도 모르는 동네에 와서 난생처음 해 보는 육아에 치열했던 2년.


옆집에 누가 사는지는 여전히 모르고 동네에 인사하는 사람이라곤 키즈카페 사장님이 전부인 외로운 2년이었지만. 이 집에서 얻어가는 건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중이라고 하더라도 내 몸 하나 누일 곳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카지노 게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