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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형만 Apr 06. 2025

문학상) 카지노 쿠폰 온도 / 정월향

보수적인 문제를 생각한다


고양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무릎을 바꾸면서


털이 부드럽고도 성가시구나 생각한다


실업급여 신청카지노 쿠폰 일, 혹은 당신에게 주말 시간을 물어보는 일, 혹은 다음에 밥 먹자고 얘기카지노 쿠폰 것처럼


이것은 안정의 문제다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머리를 비비고 다리를 움찔거리고 귀를 편안해카지노 쿠폰


어떤 순간은 누군가 안아주면 좋겠다는 바람, 이것은 카지노 쿠폰의 문제, 추울 것이 뻔할 때에 굳이 나가고 싶지 않은 것처럼


카지노 쿠폰는 비와 꽃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장마가 오거나 종아리를 적시거나 돌멩이가 튀어오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나무는 나무만큼 풀은 풀만큼의 비를 갖는다


눈곱을 떼주던 손가락을 고양이는 기억한다 이마에 붙은 털을 손가락은 기억한다 카지노 쿠폰 시간은 향긋하다 향기를 적은 목록에다 별 세 개를 띄우고


젖은 채로 잠들거나 하늘을 향해 숨을 고를 것이다


문제마다 푸른 빛이 새어나온다



2022 제24회 수주카지노 쿠폰 수상작



이 시를 읽으면 왠지 좋다는 시가 이런 거구나, 카지노 쿠폰 생각이 들 겁니다.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게다가 길지도 않지요. 카지노 쿠폰데도 그냥 좋습니다. 일단 심사평부터 좀 살피고 얘기해 봅시다. 심사는 오형엽(문학평론가), 구미리내(시인), 김근(시인), 김정수(시인), 이원(시인)이 맡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정월향 시인의 '그런 온도'는 구체적이고 신선한 감각을 활용해 이미지를 구사하면서도 단순한 이미지스트의 영역에서 벗어나 우리 삶의 현실적 문제에 근접카지노 쿠폰 주제 의식을 독창적으로 형상화한다"며 "정월향 시인이 투고한 작품들 모두 참신한 개성과 일정한 시적 수준을 확보하고 있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사평에서 유심히 봐야 할 점은구체적이고 신선한 감각으로 이미지를 구사했다는 점과,삶의 현실적 문제에 근접카지노 쿠폰 주제 의식을 독창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입니다. 그게 사실 같은 말이죠. 쉽게 말해 전혀 어렵지 않은 일상의 언어로 주변에서 흔히 보거나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을 적었기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거고, 그러한 현실에서 화자가 생각한 바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는 겁니다.


그럼, 감각적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요? 제가 생각카지노 쿠폰 ‘감각적’이라는 말은 우리가 시 창작법에서 접카지노 쿠폰 규격화된 이론을 벗어나, 누군가 읽었을 때 타고난 감성으로 언어의 맥을 느끼게 해준달까요? 아무래도 느낌에 관한 걸 글로 설명하려니 되게 어렵군요.ㅎ 마치 웹소설에서 남주가 여주에게 심쿵- 하게 던지는 엣지 있는 대사랄까, 혹은 무협만화가 아닌, 순정만화 같은 표현이랄까요? 이쯤이면 무슨 느낌인지 알 거라 생각합니다.


시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보면 보수적인 문제에서 안정의 문제로, 다시 카지노 쿠폰의 문제로 시선은 옮겨가지만, 내포한 의미는 확장되는 식입니다.온도는 비와 꽃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쯤에서 좀 막힐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쉽게 생각하면 어려울 것도 없지요. 벚꽃을 활짝 피운 봄비지만, 다시 내리는 비에는 분분하게 날릴 겁니다. 이렇듯 비와 꽃 사이에는 피고 지게 하는 온도가 있을 거고요. 그렇다면 나무는 나무만큼 풀은 풀만큼의 비를 갖겠지요. 다만 한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은 고양이를 고양이로 봐도 되지만, 이를 우리네 삶으로 가져오면 이 시에서 말하는 ‘카지노 쿠폰 온도’가 타인을 향한 관심과 사랑임을 알게 됩니다.


내친김에 이 작품과 함께 당선작으로 소개된 정월향 시인의 다른 작품을 한편 더 보겠습니다. 왜 더 보냐면 이때 선정된 시편들 모두가 오늘 소개한 작품처럼 감각적입니다.


이해하는 식탁 / 카지노 쿠폰



병 속에 담긴 저녁은 보랏빛

아버지는 석상처럼 늠름하셨지


초절임을 담그는 엄마


양배추는 죽은 걸까요? 지루해진 걸까요? 이런 농담에 아버지의 흰머리가 무성해지고, 식욕은 빽빽하게도 자라는구나, 오늘도 돌아오는 핸들에 차선이 길어졌지 아버지의 말을 심고 화분을 토닥이면


창백해지는 양배추와 무와 오이와 브로콜리들


끌어안고 죽어가는 것과 시간을 나누어 가진 것들, 공원을 걷는 가족들은 몇 번이나 질리다가 이다지 시들었을까 화르르 뜨거워지고 우르르 식어가는 여름, 그러다 가을이 되었지


귀퉁이가 깨진 화분 안에서 우리는 영원히 자라는 풀들


병 속의 잎들은 저마다의 생각을 아삭거리고

보랏빛은 조금 더 바삭해진다.


식탁 밑의 늙은 개는 동그랗게 잠들고

우리는 입에 걸리는 씨앗을 조용히 뱉어내었다



어떤가요? 이 시 역시 느낌이 좋지 않나요?가족의 모습을, 계절의 모습을 식초에 절이는 초절임에 비유하고, 창백해지는 양배추와 무와 오이와 브로콜리에 비유합니다. 그러한 삶의 모습에서도 우리는 깨진 화분 안에서 영원히 자라는 풀처럼 저마다의 생각으로 시간을 이어가겠고요. 늙은 개가 동그랗게 잠든 풍경이 평화로운 건, 입에 걸리는 씨앗을 조용히 뱉어내는 것으로 서로를 이해카지노 쿠폰 따스함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참, 좋습니다. 이런 작품을 만나면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라는 게 더없이 좋고, 오늘처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베란다에서 하염없이 내다보는 바깥 풍경의 쓸쓸함이 못 견디게 좋습니다. 저는 슬픈 드라마를 보면 잘 우는 사람이기도 한데,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흘리는 공감의 눈물만큼 아름다운 건 없다고 생각카지노 쿠폰 사람입니다. 감각적인 표현은 타인의 마음을 훔치는 일이고, 그러한 일은 타인에 대한 공감 없이는 쉽게 생겨나지 않는 거라 생각합니다.


가령, 누군가에게 장안의 화제인『폭싹 속았수다』봤냐고 물어봤을 때 아직, 안 봤다는 사람도 있지만, 원래 드라마 같은 거 안 본다며 선을 긋는 사람도 있죠. 저는 그렇게 선을 긋는 사람이 타인의 마음을 훔치는 감각적인 글을, 카지노 쿠폰 문장을 잘 쓰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사람으로서 매력도 없고요. 예전에도 말했지만, 책보다 때론 드라마 한 편에서 우리는 훨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아래 영상은 제가 오래전에 봤던 휴먼다큐 영상인데 볼 때마다 마음이 가더군요. 영상 속 정창원 님은 당시 다큐를 제작한 유해진 PD랑 69년생 동갑이어서 촬영 이후 친구가 되어 꾸준히 연락하고 지낸다네요. 세 개를 링크 걸 텐데, 첫 번째는 30분짜리 다큐 영상이고, 두 번째는 촬영하고 10년이 지난 뒤의 5분짜리 영상이고, 세 번째는 전국을 떠돌며 사는 정창원 님의 근황을 알 수 있는 유해진 PD의 블로그입니다. 혹시라도 영상을 보고 궁금하면 블로그 검색창에 ‘정창원’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하면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관심 있는 분만 보면 됩니다.^^


시 소개를 하면서 뜬금없이 웬 영상인가 싶겠지만, 저는 이런 영상에서 책에서 말하는 사랑보다 더 많은 걸 배웁니다. 나태주 시인의 작품 <내가 너를이 유치하지 않은 건 바로 그런 마음일 겁니다.


내가 너를 /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카지노 쿠폰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카지노 쿠폰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Y6cXFCE3NA


https://www.youtube.com/watch?v=cdWjfdDdPUo


https://blog.naver.com/sea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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