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대로 이야기하는 한국 순정 만화
예전부터 무료 카지노 게임작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우리 승주 오빠한테 그럴 거면 차라리 나 줘요,라고.
[무료 카지노 게임 A+]는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즈음에 본 것 같다. 이 작품에 뒤이어 연재된 [BLUE]를 꽤나 실시간으로 봤었으니, 아마 맞을 거다.
무료 카지노 게임 작가를 알게 된 건 내 순정 만화의 고향 '나나'에서 연재된 [금니가 싫어요]를 통해서였고, 발랄한 내용이 마음에 들어 다른 작품을 찾아 보았다. 덕분에 [무료 카지노 게임 A+]를 접하게 되었고 이 작품에서 난 나의 이상형을 처음으로 규정할 수 있었다. 그가 바로 김승주, 우리 모두의 승주 오빠이시다.
이 작품은 승주 오빠를 알게 된 것으로 나에게 넘칠 만큼 충분하다. 이는 앞선 이미라 작가의 '은비가 내리는 나라'의 동 도깨비 대마왕님보다 더욱 자신있게 단언할 수 있다.
승주 오빠 덕분에 나는 내 이상형이 단정하고 동그란 반곱슬의 상고머리에, 올곧고 단단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김승주 - 길버트 브라이스 - 아시타카로 이어지는 2D 이상형 계보를 만들 수 있었다(길버트와 아시타카는 각자 너무나 멋진 연인과 행복해져서 너무 다행이다).
물론 이 작품을 보며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환상과 로망을 가지게 되었고, 몇 년 뒤 다가올 꿈같은 미래를 손꼽아 기다리긴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가면 작품 속의 '무료 카지노 게임 A+'와 같은 동아리에 꼭 들어갈 것이라 다짐하기도 했다. 그곳에 가면 다정한 남자 선배, 엄하지만 자상한 여자 선배, 까칠하지만 속정 깊은 졸업생 선배들에게 둘러싸여 항상 나를 응원해 주는 평생 친구를 만나 웃고 울고 다시 웃을 수 있는 추억을 만들 것이라 기대했다.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당시 이 작품을 본 중학생 이하의 독자들은 모두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NN 년 전에 졸업한 지금, 그 실체를 시니컬한 코웃음으로 웃어넘기는 어른이 되었다(나는 절대 시니컬한 사람이 아니다). 사실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 시점에 저 모든 건 무료 카지노 게임였음을 알아챘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무료 카지노 게임 A+]는 판타지 작품이다. 특히 첫사랑에 대한 판타지.
나 또한 이 작품에서 내 이상형을 규정해 준 첫무료 카지노 게임 승주 오빠를 만났으니.
그러니 [무료 카지노 게임 A+]에선 승주 오빠만 보면 된다. 되도록이면 이미지로. 작품을 다 보면 승주 오빠 맘고생하는 모습에 정말....(차라리 수경이를 만나요!)
내용은 유혜진(여주)과 김승주(승주 오빠), 오태준(태준 선배)의 애정(삼각관계)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혜진의 오빠, 전설의 유현목이 만든 동아리 '무료 카지노 게임 A+'를 중심으로 멋진 언니들과 할 말은 해주는 선배들 속에서 유혜진이 혼나고 위로받는 이야기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 세계의 풋풋한 고등학생 라이프를 보기 위해 이 작품을 펼쳤으나, 문득 현실과의 괴리에 힘들어질 때 멋진 언니들과 선배들의 말에 간간히 속이 시원해 지기도 한다.
대신 이들이 고등학생이라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우도록 하자.지금의 내가 몇 살이든 간에 나보다 어른이라고 생각하면서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 지금 고등학생이라고? 자각하는 순간 이 작품을 계속해서 보기가 조금 힘들어 질 수도 있으니. 사실 돌이켜보면 대학생 때는 그런 멋진 선배들을 만났던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테니까, 시간대를 조금 조정해 보면 어색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주인공인 혜진이는, 그러니까 혜진이가 그러는 건... 아이는 참 착하다,라고 생각하면 뭐.
이제 우리는 누군가가 내 취향이 아니라고 터부시 할 나이는 지나지 않았는가. 회사에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이 들어와, 아직 잘 몰라서 실수는 많이 하지만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씩씩하게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그 모습을, 우리는 기특하게 보아줄 수 있는 정도는 되었으니까. 모르는 건 가르쳐 주면 되고 말이다.
오빠인 현목과 혜진이의 관계는, 뭐라고 말을 하기가 무척 어렵다. 나에겐 오빠가 없어서 말이다. 비록 나는 남동생과 전쟁을 치르듯 싸웠지만, 오빠와 여동생의 사이는 좋을 수도 있을지도. 그러니 판단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도 한마디만 하자면, 저기 혜진이 오빠분, 여동생 그렇게 버릇들이시면 안 될 것 같아요. 나의 어깨를 넘어서라 뭐 이런 말만 한다고 여동생이 하루아침에 알겠습니다 하고 성장한답니까. 집에서 새는 게 있으면 집에서 고쳐주셔야지 밖에서 그 새는 것만큼 채워주라고 후배들한테 넘기시면 안 되죠. 괜히 승주 오빠만 이 무슨 고생입니까, 네?)
그래도 나의 어린 시절에 가슴 두근거리는 첫사랑의 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여 준 작품인 만큼 미운 건 아니다. 밉기는커녕 어이구야, 하면서도 연재 사이트에 업로드된 작품을 생각날 때면 보고 있다(감사하게도). 마치 민망해하면서도 어린 시절의 사진첩을 보는 느낌이랄까. 이 인물들을 동창회 같은 곳에서 만나면 그때 당신들이 이랬었다고 엄청 놀려 줄 것 같은데, 승주 오빠의 늙은 모습은 좀 허탈할 것 같으니,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준 것에 감사하면서.
[무료 카지노 게임 A+]에 이어 연재한 [BLUE]는 당시 정말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또한 [BLUE]를 챙겨 보았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일러스트를 표지로 한 공책과 일러스트 엽서를 캐릭터별로 모으곤 했다(그러고 보면 당시에 만화 일러스트를 활용한 공책과 엽서가 참 많았네). 작품의 OST 앨범도 나왔는데 캐릭터별 테마곡들이 있어서, [BLUE]를 보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각 캐릭터가 이런 느낌이구나, 이들의 관계가 이런 느낌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 A+]에도 캐릭터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 당시의 음악이 많이 언급되어서(이오공감이 어찌나 멋지게 나오는지, 댄스 그룹 파였던 나도 찾아서 들었다), [BLUE]의 OST가 나온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애니메이션도 아닌 만화에 OST가 존재한다는 게,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한다.
[BLUE]에서도 승주 오빠 포지션인 홍승표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음고생은 하지만 여주인공인 연우가 아닌 다른 인연을 만난다는 것.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 않지만 그래도 서브남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어딘가. 그 모습을 보며 승주 오빠도 대학 가서 좋은 인연 만났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BLUE]는 연재 중단이 길어지면서 보던 것이 흐지부지되어 7,8권을 본 것이 마지막이다. 완결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긴 했는데, 지금 다시 보기엔 어딘가 어색해서 추억으로만 남겨 두고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 A+]도 그렇고 [BLUE]도 그렇고, 그때 그 나이대에 봐서 두근거리고 아름다웠을지도 모른다. 내 기억 속에서 충분히 반짝거리고 있는데, 지금 다시 보면서 이런저런 잔소리를 얹을 필요는 있을까.10대와 20대의 무료 카지노 게임이 전부인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도 이젠 힘에 부치기도 하고.
그러니 그들이 영원히 빛나도록 남겨두는 것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는 현실과 다른 세계에서 그 모습 그대로 있을 때 아름다운 법이니까.
승주 오빠는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거라 믿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