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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화 Apr 06. 2025

카지노 게임, 왜 나인가

잉여인간剩餘人間의 슬픔

코로나가 덮친 호주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방송은 연일 폐업, 감원, 해고뉴스를 쏟아냈다.

몸 담고 있던 조그만 한인 타일업체는직격탄을 맞았고

급감한 매출에 휘청거렸다.


정해진 수순처럼 인원 감축이 예고되었고

최고령자인 내가 타켓이 되었다.

네 사람 몫을 홀로 감당하며

핏덩어리 어린 것들 비위 맞춰가며

재벌 회장에 빙의된 사장 갑질 견뎌가며

혼신을 다해 일했건만

직장 잡은지 1년만에 용도폐기되는 부속품 취급을 받았다.

쫓기듯 나가려니 억울하고 비참했고

자존감은 급속도로 무너졌다.


50대 취업의 어려움을 반영하듯늦깍이 취준생을 바라보는 고용시장의 시선은 차가웠다.

어쩌다 면접 기회를 얻어도 임원의 비쥬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형식적인 질문을 쏟아낸 후 서둘러 마치기 일쑤였다.카지노 게임가 채용 거부의 사유가 되면 명백한 불법이지만 증명할 길은 없었다. 고용주가 더 적합한 인재를 찾았다면 그 뿐이다.역지사지易地思之.입장 바꿔 생각해도 젊고 능력있는 구직자들이 넘쳐나는 판에 굳이 카지노 게임 지긋한 어르신을 뽑을 이유는 없었다.


50대 카지노 게임는 깊어진 경험과 연륜을 말해주는 훈장이 되긴커녕, 커다란 걸럼돌이 되어 취업을막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잉여인간이 되어버린 나.


서글프게 먹어가는 카지노 게임 맛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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