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1년 차, 닥치고 여행
'재활운동'이라 쓰고 '골프카지노 게임'이라 읽는다.
“남들 출근할 때 집에 있으면 기분이 이상하지 않을까?”
일 벌이기 좋아하는 나는 턱을 고이고 눈을 반짝이며 운동 말고는 딱히 계획을 세워두지 않는 남편을 자극했다. 나와 성향이 달라 지극히 대문자 T인 남편은,
“운동해야지! 재활하려고 카지노 게임했는데...!”
“그러니까~ 그렇다고 카지노 게임 1년 차에 헬스장에서 운동한다는 건 너무 평범하지 않을까? 그러려고 카지노 게임한 건 아니지.”
30년 넘게 출근했던 루틴이 지워지지 않은 몸은 자꾸 어디론가 가야 한다는 조바심이 일게 했다. 고요한 아침을 맞이하기엔 몸의 루틴이 아직 적응되지 않은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착각과 떠나고 싶은 것에 대한 합리화를 적당히 섞어 남편을 설득한 뒤 나는 슬그머니 카지노 게임 계획을 세웠다.
카지노 게임하기 좋아하는 나와 운동해야 하는 남편의 니즈를 고려한다면 태국골프투어가 답이라고 남편에게 미끼를 던졌다. 스스로 골프에 진심인척, 올해를 ‘골프 실력배양 원년의 해’로 정하자고 큰소리도 쳤다. 카지노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지만 태국골프투어라면 1년에 몇 번이라도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아는 내가 아닌가.
7년 전, 남편이 병원에 가기 전에 가장 활발하게 했던 취미생활은 '카지노 게임'였다. 카지노 게임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친구들과 라운딩 후 갖는 술자리는 남편 삶에서 많은 즐거움을 차지했다.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친목을 다지는 시간, 같은 직종의 업무 정보교환, 그리고 조금씩 늘어가는 카지노 게임실력을 통한 자존감 향상과 자기만족... 카지노 게임를 위해 몸 관리 하고, 카지노 게임 하기 위해 용돈을 조금씩 모으고, 카지노 게임와 함께 노후설계를 하는 등 소소한 삶의 재미를 카지노 게임와 함께 했다. 은퇴를 생각하기 전 카지노 게임는 남편에게 여가 생활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랬던 그가 카지노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왼팔과 왼다리의 움직임에 심각한 후유증을 갖게 되었다. 카지노 게임는 고사하고 걷는 것조차 느린 거북이가 된 것이다. 잃어도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된 남편은 한발 한발 딛는 것부터 시작해서 뇌경색 발병 5년 만에 카지노 게임채를 다시 잡았다.
걷는 것 외는 할 수 있는 게 없던 남편은 거북걸음으로 걷고 또 걷고 동네 구석구석을 매일 걸었다. 처음에는 내 어깨를지팡이 삼아 잡고 걸었고, 때로는 내가 그의 오른팔을 잡아 주기도 했다. 손을 잡아 주거나 떨어져 걷더라도 1m를 벗어나지 않는 반경에서 늘 함께 했다.
이런 모습을 멀리서 보면 부부금슬이 참 좋은 부부처럼 보인다.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다니며, 행여나 남편이 걷다가 넘어질까 봐 그의 동선을 살피는 나는 남편바라기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다. 헤어질 결심 따위는 생각해 본 적 없이 의리로 살아온 32년 차 부부니까.
남편은 발병 초기보다는 걷는 것이 많이 나아졌지만 3년쯤이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희망을 품고 걸었던 것이 별반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자신을 보고 실망하고 절망에 빠지는 일도 지나왔다.
그러는 사이 함께 했던 카지노 게임친구들은 남편과 속도를 맞춰주지 못해 떠나가고, 그들은 그들의 속도대로 남편은 남편의 속도대로 거리가 멀어지고 삶의 방향이 벌어졌다.
하지만 어쩌나. 그 또한 남편이 지나가야 할 삶인 것을.
마음은 아파해줄 수 있어도 그 삶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자신'임을 확인하며 옆에서 지켜볼 뿐.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편의 속도에 맞추어 거북 걸음으로 함께 걷고, 남편이 바라보는 삶의 방향을 같이 바라보며 간격을 좁혀가려고 애쓰는 일뿐이다.
걷는 것조차 느리고 불편하지만 어느 날 솔방울을 톡톡 건드리며 맞추게 된 것을 시작으로 남편은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걷는 것 외에 골프 연습을 추가하여 재활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 골프투어까지 생각해 본 것이다. 물론 비거리나 타수는 나오지 않지만 그게 대수가 아니었다. 골프를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의 문제다.
다시 골프채를 잡은 남편은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운동에 대한 '의욕'을 다시 갖게 되었다.
출근하지 않는 3월 아침의 허전함을 미리 방어하기 위해 3월 초에 태국행 비행기를 끊고, 우리와 같이 카지노 게임한 지인부부와 카지노 게임을 떠났다.
‘그래, 이 맛이야! 이러려고 카지노 게임했지!’
공항의 공기가 싱그러웠고, 4-5시간의 답답한 비행시간이 우리에겐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런 시간을 갖지 않고 일만 하다가 죽게 되는 상상을 하며 나는 그토록 경험하는 것에 시간을 당겨 쓰고자 애쓴 것이다.출국과 입국의 절차, 미팅을 위한 기다림,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오가는 긴 차량운행 시간도 내겐 모두 체험이고 공부였다.
그것들을 체험하는 비용, 내가 사는 곳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한 비용은 아깝지 않게 지불할 수 있다. 그러려고 돈 벌지 않았냐고합리화까지 하면서.
다리 힘과 느낌이 남아 있을 때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조바심을 가진 나는 태국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무엇이든 새롭고 설렜다. 남편은 비행기를 타고 카지노 게임투어를 위해 다시 태국에 온 자신이 대견해 스스로 감격스러운 듯 보였다.
3월의 태국은 한국의 폭염만큼이나 더웠지만 우리는 매일 36홀을 멈추지 않았다. 많은 은퇴부부들이 카지노 게임를 즐기고 하루 18홀 라운딩 후에 쉬면서 여유를 가졌지만, 우리는 어디서 에너지가 솟았는지 깜깜한 밤이 되어 모든 사물이 잠들 때까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36홀 라운딩을 하거나 너무 더워 18홀만 한 날 오후에는 드라이빙레인지(야외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카지노 게임 실력배양의 해’라고 이름 지어 카지노 게임를 열심히 했지만, 그때 우리는 카지노 게임가 아니라 어떤 것이더라도한정된 시간 속에서 후회하지 않을 오늘을 보내려고 노력했을 거다.마치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보내는 것처럼 매 시간에 진심이었다.
골프카지노 게임 덕분에 남편은 재활운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재활을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운동이 아닌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할 수 있었고 그만큼 신체기능이 나아졌다. 재활운동이면 어떻고 골프카지노 게임이면 어떠랴. 에너지 넘치는 내게는 모든 것이 신나는 경험이었으니.
은퇴라는갑작스러운 환경변화로 불안한 심리와 소외감을 가질 수 있는 카지노 게임 1년 차에는미리 카지노 게임계획을 세우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획해 보는 것이 좋겠다. 기호에 따라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간에 그동안 열심히 살았던 본인에게 최소한 1년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해보는 시간을 선물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부부의 카지노 게임 1년 차는 무조건, 닥치고 카지노 게임이었다. 조금이라도 힘 있을 때 운동해야 했고,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었으니까. 사실은 그러려고 카지노 게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