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nto : 이탈리아어 • 끝이 아니라 다음 말을 준비하는 리듬
《, punto》
쉼표하나로 시작된 이야기였다.
이름을 붙이지 못한 감정이,
어떤 말도 닿지 않는 거리에서
조용히, 아주 천천히
내 안에 스며들었다.
그건 누군가에게 설명하기엔
너무 깊고 조용한 마음이었다.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연인이라 정의하지 않아도—
서로를 향해 숨 쉬고 있었다.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쉼표로만 이어져 온 문장처럼.
, punto : [뿐-또]
말하지 않아도 한 몸 같고,
숨 쉬지 않아도 하나같은,
언젠가 함께였던 것만 같은 인연을
우연히 만나버렸다.
그렇게 인생은
180도 바뀌어버렸다.
꺼져가던 입술에
조용히,
숨결이 불어넣어 졌다.
이 이야기를,
이런 카지노 게임들에게 건넨다.
관계에 이름을 붙이지 못한 채, 오래 머문 적 있는 카지노 게임
– 끝내 연인이라 부르지 못했지만, 사랑했다고 확신하는 마음
– 말할 수 없었던 감정 안에서 조용히 무너져본 카지노 게임
감정을 쉽게 말하지 못하고, 마음을 글로 삼킨 카지노 게임
– 일기장 끝에 마침표를 못 찍고, 쉼표만 남겨본 경험이 있는 사람
– 누군가에게는 끝났지만, 내 안에서는 아직 남아 있는 감정을 안고 사는 카지노 게임
매끈하고 정리된 사랑 말고, 거칠고 얼룩진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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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은 날카로웠지만, 그 안에 온기가 있었던 사랑을 기억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