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꾼kkun May 12. 2025

카지노 게임

아니, 나도 될 줄 알았지.

계획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말은 지금까지 내 살아온 내 인생을 관통하는 한 문장이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꿈꾸고, 목표를 세우고, 나름 토대가 될 법한 것들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해서 또 서브 계획을 세우고. 나름대로 직선의 길을 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구부러진 길을 선택한다 해도 돌아가지는 않는 그런 한 방향의 길. 헤메지 않고 씩씩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설령 못해도 즐기는 삶을 사는 그런 꿈을 꿨었다.


헌데, 꿈은 그렇게 꾸고 헤메기는 얼마나 헤멨는지.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말만 잘하는 빈수레 소리도 듣기도 하고 이룬 것 하나 없어 부모 속 썩인 자식으로 보이기도 했다. 낙관적이고 낙천적이라서 걱정없이 산다는 이상한 소리도 들어도 보고.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얼마나 서럽고 얼마나 비참하던지. 아직도 내 기준이 높아서 그런다. 눈 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말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헤메기 시작한 것이 언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더듬어보면 고3 입시결과를 받았을 때 부터 였는데, 기억 나지 않는 그 옛날부터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고등학교때는 즐기려고 했고, 실제로 즐겼던 것 같다.목표, 작은 목표, 학기 목표, 목표, 하루 목표까지 세부적으로 세워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그러다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입시 결과를 받고 그 이후부터 내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가정사부터 운까지 뭐 하나 내 편이 되는 게 없어서 상승가도를 걷다가도 결국 좌절하기 일수였다.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마지막에 다 원카지노 게임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본래 성공 스토리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이라고. 교훈을 얻고 나의 문제를 파악하고 수정하고 고치고 남의 인생을 좀 따라도 해보고 내 것으로 만들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성공한다는 흐름이 있다. 그런 글들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일테고.그런데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실패'로 기록되는 나의 카지노 게임을 쓰는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헤메도 어떻게 살긴 하더라' 라는 메세지 전달

2. '카지노 게임'의 경험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3. 카지노 게임의 기록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지속되는 실패는 좌절과 어깨동무를 하고 그 끝에 정신병이 있는 지름길로 가게 한다. 강박이 생기고 목을 메달다보면 결국 오는 건 공황이나 우울증이다. 사실 그 때 필요한 건 상세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이나 방향을 잃은 이에게 필요한 방향키이다. 하지만 동시에 '괜찮더라', '너만 그런거 아니더라', '다들 그러더라' 하는 메세지 전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들리지는 않겠지만. 경험담을 기반으로 하면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라는 생각이 아주 조금은 들거라 생각한다. 나는 늘 그럼 이제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펑펑 울었으니.


카지노 게임의 경험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가설이다. 사실 나의 작은 바람일 수도 있다. 이 세상에는 성공과 일직선의 가도를 걷는 이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니 반대로 카지노 게임의 이야기 하나쯤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물론 이 끝에 내가 정말 자리를 잡고 대단한 사람이 된다면 그만큼 더 좋은 이야기가 되겠지만 아직도 나는 카지노 게임ing중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날에 연재가 끝나지 않을까. 어찌되었든 이 카지노 게임의 기록이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은 기록이다. 실패의 기록도 카지노 게임의 기록도 결국 기록으로 남겨지면 추억이 되고 도움이 되는 법이겠다 싶다. 일단은 내게는 가치가 있을 것 같다.


평범한 사람의 카지노 게임의 기록 천천히 시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