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
〈인생은 무료 카지노 게임다〉
2007년,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교차하던 시절.
대학 새내기였던 나는 사랑을 말하는 발라드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을 말하는 힙합을 좋아했다.
MC 스나이퍼의 *〈무료 카지노 게임여 오라〉*를 자주 들었고,
특히 “무료 카지노 게임여 오라”라는 훅을 따라 부르려 했지만
기침 때문에 "켈...켈록 켈록" 거리며 끝내 따라 부르지 못했다.
스무 살이 되어서야
금요일 이른 점심, 학교 근처 매운 라면집으로 향하는 길
모퉁이를 돌아 벚꽃이 쏟아지던 순간,
나는 처음으로 *“아, 이게 무료 카지노 게임구나”*를 느꼈다.
초중학생 땐 계절을 느끼기엔 어렸고,
고등학생 땐 해 뜨기 전 등교하고, 해 진 뒤에 하교하느라
꽃이 피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내게 봄은 20살의 어떤 오후였다.
이제 37살의 나는
그때보다 더 넓은 무료 카지노 게임의 벚꽃 아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 시절엔 벚꽃 보러 캠퍼스 바깥으로 나가기에도
용기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젠 그 벚꽃이 그리워진다.
무료 카지노 게임을 노래하던 힙합은 더 이상 무료 카지노 게임을 노래하지 않는다.
그 시절의 힙합도,
그 시절의 벚꽃도,
그리고 그 시절의 나도
이젠 스쳐간 어떤 계절이 되었다.
환갑의 나는
스무 살을 기억하는 37살의 나를
또 그리워할까?
마지막의 나는
37살의 나를 생각하는 지금의 나를
기억하게 될까?
나는 여전히 20살의 봄을 그리워한다.
나는 그 봄을, 다시 그리고 싶다.
내 인생은, 무료 카지노 게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