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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구 Apr 28. 2025

므네모시네의 집

#3 사랑

신기한 광경을 구경하던 탓에 누군가 옆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모든 정리가 끝나고 다락방에 가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을 때 정수리가 나의 허리쯤 오는 남자아이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곧 그가 T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에게 말했다.


- 무슨 일 있어?


그러자 그가 나의 손을 잡아당기며 산책하러 가는데 같이 가달라고 말했다. 초롱초롱 빛나는 그의 눈빛에 어깨를 으쓱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알겠다고 대답했다. 나의 대답을 들은 T는 신이 나 나의 손을 잡은 채로 폴짝폴짝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보통 산책이라고 하면 집 안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어린아이는 나를 현관문이 아니라 D의 방문 앞으로 끌고 온 것이 아닌가. D의 방문 앞에서 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T에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 산책이 뭔지는 아니?


그러자 그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자신의 키보다 살짝 높은 곳에 위치한 손잡이를 힘겹게 열었다. 그곳엔 내가 알고 있는 D의 방이 아닌 다른 풍경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 D는 항상 저녁을 먹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며 이곳에 와. N도 저녁 먹고 심심하다면 놀러 와도 좋아! 물론 허락을 받지는 않았지만.그렇게 말하며 따라 들어오는 나를 향해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한없이 아름다운 풍경에 T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하늘에 떠 있는 여러 개의 섬은 흔들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구름이 배경을 장식하고 있었다. 푸르른 하늘은 마치 태양이 담은 바다를 보는 것만 같았고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뺨을 쓸어 현실임을 깨닫게 해 주려는 것만 같았다.


- 여긴 어디야?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T에게 물으며 발걸음을 떼었고 문과의 거리가 한 발자국 멀어지자 뒤에서 푸스스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자 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문이 사라진 것을 보고는 멀리서 혼자 걸어가고 있는 T에게 뛰어가 말카지노 게임 추천.


- 문이 사라졌잖아. 이제 어떻게 나가?


두려움과 당황함이 섞인 나의 얼굴을 본 T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으며 땅을 구르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한참을 웃던 T는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대답카지노 게임 추천.


- 여기는 D의 상상 속이야. D의 허락 없이는 나가지 못해. D가 우리가 사라진 것을 알고 찾으러 오던가. 이곳에서 D를 만나서 같이 나가야 하지.


대답을 듣자 다리에 힘이 풀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풀밭에 털썩 주저앉아 T가 섬과 섬 사이에 이어진 흔들 다리를 향해 뛰어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T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멍하게 있자 나의 멍청해 보이는 표정에 관심이라도 생겼는지 하얀색 망토를 걸친 전구에 팔다리가 달린 것과 같이 생긴 생명체가 나를 향해 조심히 다가왔다. 정신을 차리고서야 뒤늦게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그것의 존재를 깨달았다. 내 발목까지 오는 그 생명체는 내가 자신을 쳐다보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곤 곧 흥미가 떨어졌는지 섬 가장자리로 후다닥 달려가더니 밑으로 뛰어내렸다. 그렇게 그 작은 생명체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처음 보는 생명체에 모습에 신기하기는 했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나가기 위해선 D를 만나야 하지만 갇힌다는 것보다 낯선 장소에서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 더 두려웠기에 T를 찾아 그가 사라진 방향으로 향카지노 게임 추천. 몇 개의 흔들 다리를 건너자 멀리 작은 집이 있는 것이 보였다. 조약돌을 쌓아 만들어진 담장은 어깨높이였고 담장 주변에는 이름 모를 파란색의 작은 꽃들이 피어있었다. 지붕은 옅은 분홍색의 조약돌이 쌓여 있었고 벽면은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집은 꽤 오래된 듯 보였고 D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곳으로 향카지노 게임 추천.


담장을 지나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집 안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쁨에 힘차게 문을 열며 말카지노 게임 추천.


- D! 집에 돌려보내줘.


하지만 집에 있던 것은 D도 T도 아니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문고리를 잡은 채로 몸이 굳었지만 당황한 기척을 숨기며 말카지노 게임 추천.


- T!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D는 어디 있어?


집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책상에서 지루한 표정을 짓고 양손으로 턱을 괴고 있었던 그녀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그대로 엎드려 주먹으로 책상을 여러 번 내려치고 끅끅하는 소리를 내며 웃어댔다. 그녀가 T가 아님을 알아차린 나는 귀가 빨개진 채로 멀뚱히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웃은 그녀는 한숨을 크게 한 번 내쉬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찬장에서 차가 담긴 주전자와 찻잔을 내어오며 앉으라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아직 귀가 빨간 채로 의자에 앉아 맞은편에 앉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차와 함께 가져온 마카롱을 한 입 베어 물며 빵빵하게 부푼 볼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 그래서 여긴 어떻게 왔어? D 말고 다른 사람이 온 적은 없는데.


그녀가 마카롱을 우물우물하며 말카지노 게임 추천.


- 저는 N이라고 하고 D를 찾던 중에 집이 보여서요. 혹시 여기 있지 않을까? 해서 왔죠.


그녀의 시선을 회피하며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카지노 게임 추천. 그러자 그녀는 자신이 L이라고 소개했고 벽에 걸린 시계를 한 번 보더니 D를 찾아 줄 테니 같이 가자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그녀는 마치 오랜만에 집에서 나온 것처럼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그녀를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었다. 그녀를 따라 5개의 섬을 거쳐서 D가 누워서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들판으로 향카지노 게임 추천. 그녀는 가는 도중 만나는 모든 전구 같은 생명체에게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밝게 인사했고 흔들 다리는 최대한 흔들거리게 점프하며 건넜다. 꽃을 꺾어 귀에 꽂고는 자신이 예쁘냐고 묻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내가 얼버무리며 대답하면 L은 볼에 바람을 넣으며 삐친 척하다가 다시금 미소를 머금고 앞을 향해 힘차게 걸어갔다.


D는 L과 내가 가까이 오자 조금 놀라는 듯싶더니 이내 눈웃음을 지어 보였고 잠시 생각하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 T가 이곳으로 데려온 거죠? 그리고 혼자 두고 간 겁니까? 이 녀석을 어떡하면 좋죠?


그리곤 나에게 T를 찾아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카지노 게임 추천. L에게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L은 D와 나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L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D는 나에게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그를 따라가며 그에게 그녀에 대해 물었다.

- 그녀는 왜 여기에 있는 거야?


그러자 D는 웃는 입을 가지고 슬픈 표정으로 답카지노 게임 추천.


- 그녀 또한 상상이거든요.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람이라서요.


나의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알아차린 D가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의 한 마디는 그가 내뱉은 문장을 이해하는 대신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꾸어놓았다.


대화를 하다 보니 도착한 곳에는 2 미터가 넘는 거대한 둥지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한 둥지 안에는 가득 담긴 깃털을 침대 삼아 낮잠을 자는 T가 있었다. 고양이의 모습으로 잠을 자고 있던 그를 D가 두 팔로 조심히 끌어안고 문을 만들어 집으로 돌아왔다. T를 그의 침대에 놓고 그가 나에게 T와 어울려주느라 수고카지노 게임 추천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달이 세상에 은은한 빛을 덮어주고 있었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방으로 향카지노 게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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