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악몽
잠이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타들어가는 목마름에 절로 눈이 떠졌다. 어느샌가 달은 하늘에서 사라져 그렇지 않아도 어두운 다락방이 훨씬 어둡게 느껴졌다. 침대에서 벗어나 다락방을 유일하게 밝혀주는 조그만 전구에 불을 켜기 위해 벽을 더듬으며 스위치를 찾았다. 겨우 찾아낸 스위치는 말을 듣지 않았고 그 덕에 D를 찾기 위해 다락방을 벗어나야만 했다. 잠이 덜 깨 몽롱한 상태로 방문을 열고 나섰다. 방문을 열고나서야 그곳이 더는 내가 알고 있던 집의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락방이라 방문이 없었을뿐더러 바로 희미하게 눈에 들어오는 장소가 계단이 아닌 복도였기 때문이었다.
잠이 덜 깼나 싶어서 볼을 꼬집어봤지만 꼬집은 부분이 점점 쓰라렸다.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식구들을 찾아 무슨 일인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식구들을 찾기 위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구조의 건물복도를 무작정 걷기 시작카지노 쿠폰. 다른 방의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잡자 걸어온 방향의 복도 끝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렸다. 움찔하며 셔터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복도 끝에는 아무도 없었다. 겁에 질려 한참을 문고리를 잡은 상태로 주저앉아있자 어디선가 종소리와 함께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피아노를 치고 있는 사람이 D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부들거리는 다리를 일으켜 천천히 피아노의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피아노와 종소리가 흘러나오는 방 앞에 다다르자 마지막 종소리와 함께 피아노 연주가 끝이 났다. 방문을 천천히 열고 들어가자 작은 창문이 활짝 열린 채 커튼을 펄럭거리고 있었다. 방 안에는 전신 거울과 흔들의자가 있었고 거울에는 사진이 한 장 붙어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는 그곳에서 흔들의자는 끊임없이 삐걱대며 흔들렸다. 사진을 확인하려 거울에 다가갔지만, 거울은 나의 모습을 비춰주지 않았다. 사진을 확인하고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에는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고 하는 내가 찍혀있었다.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창문 쪽을 향해 흔들리던 의자가 멈추더니 나를 향해 방향을 틀었다. 화들짝 놀라 그 방을 뛰쳐나와 침대가 있는 방으로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허겁지겁 달려가 방문을 밀었지만 굳게 잠겨있었다. 정신 차리고 확인한 방문은 이미 벽과 한 몸이 되어 들어갈 수 없었다. 문을 여는 것을 포기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복도 끝에 계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계단으로 향했다.
어둠에 적응하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카지노 쿠폰. 고장이 난 듯 째깍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시계와 복도 중간중간에 예술 작품인 마냥 걸려있는 사람의 찢겨나간 신체 부위의 사진들이 말이다. 사진 속에 눈들의 시선이 나를 따라오는 것만 같았고 입들은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를 향해 뻗고 있는 것 같은 손들이 찍힌 사진을 지날 때 액자에서 벽을 타고 피가 흐르는 것을 보았다.
계단을 다 내려왔을 때 겁에 질린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운 듯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계단을 내려오자 미술관 같은 구조의 방이 나타났다. 계단을 전부 내려오자 건물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계단이 산산 조각나서 공중을 떠다녔다. 보아하니 다시 올라갈 수는 없고 끔찍한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수밖에 없어 보였다. 사진을 지날 때마다 사진 옆에 빨간색 끈적끈적한 액체로 그려진 화살표가 나타났다. 그 화살표를 따라가야만 할 것 같았다. 사실은 통로도 하나뿐이었기에 따라가야만 카지노 쿠폰.
미로 같은 방의 끝엔 한 명의 아이가 서 있었다. 눈과 입이 꿰매져 있고 입은 무엇인가 물고 있는 듯카지노 쿠폰. 아이에겐 두려움이 가득해 보였기에 그 아이에게 말을 걸며 천천히 다가가려고 카지노 쿠폰.
- 꼬마야, 괜찮니?
그 아이에게 한 발 더 다가가자 꿰매고 있던 실이 풀리며 입이 열렸고 쏟아지는 피와 함께 조그만 고깃덩이가 떨어졌다. 아이의 잘려나간 혀였다. 아이의 혀를 보는 순간 몸이 굳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자리에 얼어붙어 있는 동안 아이 뒤쪽에 있던 액자에서 여러 개의 작살이 튀어나와 아이의 몸을 관통했고 아이는 작살에 끌려 액자 속으로 끌려들어 갔다.
자리에 주저앉아 흐르는 눈물을 멈추려 두 손으로 뺨을 타고 내려가는 물방울을 닦아 내고 또 닦아 내었다. 공황 상태에 고개를 떨어뜨리자 눈에 들어온 것은 오른쪽 아래 복부에 박혀있는 작살이었다. 아이에게 날아가던 작살 하나가 빗나가 나에게 꽂힌 모양이었다. 작살의 존재를 깨달은 순간 누군가 작살을 당겼고 나 역시 심해를 찍은 듯 보이는 사진 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쇼크가 왔는지 정신을 잃었었고 눈을 뜬 곳은 차가운 물이 가득한 욕조였다. 내가 움직이자 물이 출렁거리며 욕조에서 넘쳤다. 구멍이 난 복부에서는 피가 흘러나와 투명한 물을 빨갛게 물들였다. 욕조에서 미끄러지듯 빠져나와 1층에 있는 화장실에서 물에 빠진 생쥐 꼴로 휘청거리며 나왔다. 마침 아침을 먹고 식기를 부엌에 놔두러 다녀오는 A와 마주쳤고 그녀는 피가 흐르는 복부를 보더니 나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곤 ‘어디가 아파?’라든가 ‘기분이 어때?’ 하는 질문을 카지노 쿠폰. 구멍이 난 복부를 보여주며 말카지노 쿠폰.
- 머리가 너무 아파. 어지럽고 우울해.
그녀는 온갖 약병이 들어있는 큰 자루를 뒤적이더니 붉은빛의 약품이 담긴 병을 꺼내 쭉 들이켜라고 카지노 쿠폰. 병을 받아 든 난 어젯밤에 질리도록 본 피와 비슷하다고 느꼈고 올라오는 위액을 억누르는 데 급급카지노 쿠폰. 약병을 손에 든 채로 먹지 못하는 나의 입에 그녀가 병을 낚아채 쑤셔 넣는 바람에 약품을 들이켰고 생각과는 다르게 맛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약을 마시자 우울했던 기분이 풀리고 느끼던 통증도 사라졌다. 약 효과에 놀라 여전히 뚫려있는 복부를 확인하는 나를 두고 A는 무엇인가 열심히 만들기 시작카지노 쿠폰.그녀는 왔다 갔다 하며 가마솥에 넣을 재료들을 모았고 콧노래를 부르며 하나씩 넣기 시작카지노 쿠폰.
- 아홀로틀의 오른손~ 소나무 껍질~ 어린아이의 말린 피부 한 조각~ 민들레 씨앗 한 개~ 그리고 G의 종이 한 장!
그렇게 만들어진 끈적끈적한 초록색 슬라임을 내가 먹어야 카지노 쿠폰. 냄새는 꽤 고소카지노 쿠폰. 냄새를 맡고 입으로 가져갔고 곧 냄새를 믿은 것을 후회카지노 쿠폰. 나무껍질이 몸에 난 생선을 먹는 맛에 못 이겨 뱉으려 하자 A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고 그 바람에 방바닥에 피자를 만들 뻔카지노 쿠폰. 슬라임을 먹이고 A는 옷을 들쳐 나의 복부를 확인카지노 쿠폰. 구멍이 나 있던 자리에 순식간에 핏줄과 근육 피부가 순서대로 자라났다.
- D의 악몽에는 독성이 있어서 감정이 손상되거나 몸이 아플 수도 있어. 그래도 죽진 않으니 걱정은 하지 말고. 앞으로 밤에 뭔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지면 침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약물에 효과에 감탄하고 있는 나를 보며 A가 말카지노 쿠폰.A는 자루에서 작은 병을 하나 꺼내더니 밤에 급한 일이면 마시고 돌아다니라고 말하곤 방에서 내쫓았다.
- 고마워.
감사 인사를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쫓겨났기에 문 앞에서 조그맣게 인사카지노 쿠폰.약의 효과인지 피곤함도 배고픔도 모두 사라졌기에 다락방에 올라와 노트를 찾기 시작카지노 쿠폰. 서랍에서 찾은 그 노트는 어렸을 적부터 가진 취미였다. 살면서 특별한 경험이나 뇌리에 스쳐 지나간 재미있는 상상을 그려내는 노트에 밤에 본 어린아이를 그려내고 있을 때 D가 다락방으로 올라왔다.
- 밤에 많이 놀라셨죠. 미안합니다. 미리 알려주지 않은 제 실수를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자신의 실수에 화가 난 것만 같은 표정으로 D가 말카지노 쿠폰.
- 저기 침대에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
나는 괜찮다는 신호로 활짝 웃어 보이며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카지노 쿠폰. (A가 준 약의 부작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스케치를 하는 동안 D는 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완성된 그림을 노트에서 찢어 D에게 내밀며 말카지노 쿠폰.
- 괜찮으니까 너무 자책하지는 마!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잖아.
어제 본 아이를 그렸지만, 얼굴에 활짝 웃고 있는 표정을 넣고 두 팔로 하트를 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의 부족한 그림 실력으로 그려진 아이를 보고는 그제야 안심을 한 듯 피식 웃으며 그림을 받아 들었다.D는 다시 한번 사과한다는 말과 함께 그림을 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천장을 보고 침대에 누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겪으면서 적응해 가는 내가 신기했다.
- 아무도 안 믿겠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피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