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4일 일요일
am 5:52
너무 현실적이어서 꿈인지도 모를 악몽이었다. 우리 반에 학생회장 남자아이가 있는데, 수학여행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옆에 앉은 다른 친구랑 시비가 붙었나 보다. 나는 다른 좌석에 앉아 있어서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는지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하고, 다툼이 있었던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2박 3일의 수학여행이 잘 마무리되고 학교로 돌아와서 평상시의 일상을 보내는데, 휴대전화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그 학생회장의 어머님이셨다. 내용은 이랬다.
비행기 안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알고 계셨어요? 마음 약하고 착해빠진 우리 아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아세요? 이 일을 무료 카지노 게임 처리하실 건지 궁금하네요. 규칙은 일관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건데, 지금 상황과는 맞지 않는 것 같구요. 제 아들이 이렇게 고민하는 동안 선생님은 대체 뭘 하고 계셨죠? 이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요.
진상학부모의 주옥같은 멘트만 선별하여 조합한듯한, 우다다다 쏟아져나오는 기나긴 활자를 읽으며 2가지 이유로 소름이 돋았다. 첫 번째, 이 무료 카지노 게임 어머니와 2주 전 학부모 상담 기간에 대면 상담을 했었다. 그 때 “선생님처럼 좋은 분을 담임 선생님으로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우리 아들이 복이 많은가 봐요. 올해는 무조건 선생님만 믿을게요.”라고 말씀하신 분이다. 두 번째, 문자가 온 휴대전화는 학부모들에게 번호를 공개한 업무용 휴대전화가 아니라 개인용 휴대전화였다. 대체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지? 학부모님께 전화해서 뭐라고 설명 드리지? 싸운 건 맞지만 수학여행 내내 둘이 별다른 일 없이 잘 지냈었는데? 막상 무료 카지노 게임들은 금방 친해지고 회복하는데, 어머님이 왜 이제 와서 이러시는 거야. 근데 내가 신도 아니고 초능력자도 아닌데, 다른 비행기 좌석에서 일어날 일을 어떻게 알고 대처하며 또 수습한다는 말인가. 끊이지 않는 근심 걱정을 하다가 잠에서 깼다.
내가 꾸는 학교 꿈은 대부분 악몽이다. 꿈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작은 교실에 아이들이 꽉 차 있다. 올해 가르치는 아이, 4년 전에 가르친 아이, 꿈에서 처음 본 아이 등 구성원은 다양하다. 수업 시간이 되었는데 조용해질 생각은 없고 학생들은 계속 떠들기만 한다. “얘들아, 이제 수업 시간이야. 조용히 하자.”라는 내 말은 소음 속에 묻혀버린다. 간혹 그 말을 들은 몇 명이 검은자위를 한쪽으로 매섭게 보내며 대꾸하기도 한다. “떠들거나 말거나 우리 맘이죠. 선생님이 뭔 상관?” 전혀 통제되지 않는 교실을 보며,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공포스럽고 비참하다. 하지만 내가 무서워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면 나를 더더욱 얕잡아볼 것 같다. 무서운 표정과 말투로 학생들에게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보지만, 내 소리는 밖으로 터져나가지 않고 입안에 갇힌 듯 목이 콱 막힌다. 진절머리를 내다가 잠에서 깨면 목이 칼칼하고 아프다. 잠결에 정말 고래고래 소리 지른 사람처럼.
이런 꿈을 많이 꿀 때는 일주일에 3번씩 꾸기도 했지만, 학부모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내 악몽 카테고리에 쓸데없이 신선한 소재가 하나 추가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 이 좋지도 않은 꿈을 구태여 저렇게 생생하게 꿀 필요가 있나. 심지어 나는 올해 6학년 담임도 아닌데, 수학여행과 학생회장이라는 저 디테일한 배경 설정은 대체 뭔지.
남자들이 재입대 하는 꿈을 꾸는 것과 비슷한 영역인가? 실제로 겪어본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면 무료 카지노 게임 하나 하는 막연한 공포심의 표현 같은 거.
am 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