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언제 너 헷갈리게 한 적 있니?친구로 지내자.
“보고 싶어.”
문자를 보냈다.
잠시 뒤 도착한 그의 답장은
“너 술 먹었냐?”였다.
‘에휴, 짜증 나.’
속으로 씹고는,
“그래, 잘 자라.”
짧게 답을 보냈다.
다음 날.
도저히 안 되겠다. 답답하고 미치겠고,
그 사람 생각이 하루 종일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연락할까, 말까?’
‘어떻게 말하지?’
‘조금만 더 참아볼까?’
버스에 올라탄 집 가는 길 내내
내 마음은 엉켜 있었다.
결국 핸드폰을 꺼내
“나, 너 좋아하는 것 같아.”
문자를 보냈다.
보내고 나서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서도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진동 하나에 가슴이 쿵, 소리에 귀가 번쩍했다.
아침이 되었다.
연락은 없었다.
부정하고 싶었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저녁, 호프집 서빙 아르바이트에 나갔다.
짜증이 났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날 좋아하는 마음은 없는 걸까.
결국 다시 문자를 보냈다.
“헷갈리게 하지 마. 싫으면 싫다고 말해줘. 나도 너랑 이렇게 엮이고 싶지 않아.”
그리고 잠시 뒤,
그가 보낸 답장.
“혹시 내가 너 헷갈리게 한 적 있니? 그냥 친구로 지내자.”
심장이 무너졌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일하느라 꾹 참았다.
알바가 끝나고
“그래, 알겠어. 개학 무료 카지노 게임 보자.”
라고 썼다.
화가 났다.
정말 내가 싫은 거구나.
작아졌고, 위축됐다.
너무 많이,
쪽팔렸다.
밥을 먹어도 밥맛이 없고,
잠을 자려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약국에서 수면제를 샀다.
친구들이 실연당했냐고 물었다.
숨기지도 못하고,
밤마다 울며 싸이월드에 일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