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카지노 게임 19편 <검은 판사, 악의 분노
상황이 숨 가쁘게 진행됐다.
카지노 게임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붉은 원과 살모사, 선생, 검은 판사를 하루라도 빨리 일망타진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공세를 늦추면 적들이 눈치를 채고 도망칠 수 있었다.
탐정단 밴이 강남구 서초구에서 송파구로 들어섰다. 어둠을 헤치며 질풍처럼 질주했다.
삼생 명상 센터는 송파구 장일동에 있었다. 장일동은 주택 단지였다. 번화가가 아니었다. 한산한 주택 단지 안에 문제의 삼생 명상 센터가 있었다.
황수지가 부드럽게 핸들을 돌렸다. 탐정단 밴이 속도를 줄였다. 천천히 상가 주택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뚫린 2차선 도로를 따라서 상가 주택이 쭉 늘어섰다.
카지노 게임이 긴장감을 느꼈다. 곧 목적지에 거 같았다.
“탐정님, 곧 도착합니다.”
황수지의 말에 카지노 게임이 고개를 끄떡였다.
긴장감이 넘치는 5분의 시간이 지났다.
탐정단 밴이 도로에 멈췄다. 카지노 게임이 차창으로 밖을 살폈다.
도로 건너편에 환한 간판이 보였다. 1층 간판이었다. 삼생 명상 센터라고 적혀 있었다.
황수지가 안전하게 차를 주차하고 카지노 게임에게 말했다.
“탐정님, 삼생 명상 센터가 저 앞에 있습니다.”
“그렇군. 바로 저기군.”
카지노 게임이 답하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삼생 명상 센터는 검은 판사의 본거지였다. 이곳에서 범죄 기획자 선생, 카지노 게임이 암암리에 검은 판사를 양성했다.
카지노 게임이 생각했다.
‘아마도 카지노 게임이 최면술을 이용해 사람들을 홀린 거 같아.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자들은 그 괴로움에 극에 달하기 마련이야.
카지노 게임이 최면술을 이용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간 거야. 그렇게 해서 복수의 화신이자, 악마의 종인 검은 판사를 만든 게 분명해.
카지노 게임! 네 놈의 악마 짓도 이제 끝이다. 오늘 끝장을 보겠다.’
카지노 게임이 생각을 마쳤다. 그의 눈빛이 어느 때보다 초롱초롱했다.
하지만, 불안감도 덮쳤다. 타워 경비 팀장이 경찰에 잡히기 전, 누군가와 통화했다. 붉은 원 상층부에 비상사태를 알린 게 분명했다. 그 소식을 카지노 게임이 들었다면 이미 도피했을 거 같았다.
이는 예측에 불과했다. 일단 상생 명상 센터 안으로 들어가 카지노 게임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다. 설령 카지노 게임이 안에 없더라도 단서를 잡아야 했다.
“음!”
카지노 게임이 한번 헛기침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태블릿 PC를 들고 사진을 살폈다. 그 사진을 잠시 보다가 황수지에게 태블릿 PC를 건넸다.
태블릿 PC 안 사진은 중년 남자였다. 남자는 멸치 같은 얼굴이었다. 얼굴에 살이 하나도 없어서 광대뼈가 툭 튀어나왔다. 눈두덩이도 마찬가지였다.
사진의 주인공은 30년 전 연쇄살인마 송창수에게 면도날을 판 문구점 사장 카지노 게임이었다. 카지노 게임은 송창수의 공범인 선생으로 유력한 인물이었다.
태블릿 PC를 건네받은 황수지가 사진을 자세히 살폈다. 그녀가 말했다.
“삼생 명상 센터 영업시간은 밤 9시까지예요. 지금 들어갈 수 있어요.”
황수지의 말에 카지노 게임이 고개를 끄떡이고 답했다.
“좋았어. 수지가 수고해줘. 센터 안으로 들어가서 카지노 게임이 안에 있는지 확인해서 연락해.”
“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황수지가 빙긋 웃고 답했다. 무척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황정수가 말했다.
“저, 탐정님 … 괜찮을까요? 수지 혼자 들어가는데 … 저도 같이 들어갈까요?”
친척 동생을 염려하는 무척 근심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카지노 게임이 괜찮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선임 조수님, 걱정하지 마. 수지는 서해안 경찰서 강력반 형사 출신이야. 잘 대처할 거야. 그리고 상가 옆 통행로에 서울청 형사들이 대기하고 있어.
특별히 위험할 건 없어. 손님으로 들어가서 카지노 게임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알리면 돼.”
“그렇기는 하지만 ….”
황정수가 여전히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황수지가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임 조수님, 걱정하지 마세요. 정금학씨처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여기 브로치가 있어요.”
황수지가 말을 마치고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들어 올렸다. 정금학이 요긴하게 사용했던 브로치였다. 그 브로치 덕분에 붉은 원 타워를 손쉽게 접수할 수 있었다.
황수지가 재킷에 브로치를 달았다. 하얀 나비가 반짝거렸다.
브로치를 보고 황정수가 안도의 숨을 쉬었다. 브로치는 확실히 믿을 만했다. 실시간 영상 전송과 위치 추적, 비상벨 능력이 탁월했다.
“자, 이제 갑니다.”
황수지가 안전벨트를 풀고 운전석에서 내렸다.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됐다.
“휴우~!”
황수지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침도 꿀컥 삼켰다. 말은 괜찮다고 했지만, 떨리는 건 사실이었다.
바로 앞에 검은 판사의 본거지인 삼생 명상 센터가 있었다. 그 안에 교활하기 그지없는 카지노 게임과 무시무시한 검은 판사가 있을 수 있었다.
또각또각! 발소리가 들렸다. 황수지가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을 달래며 힘차게 걸음을 옮겼다.
카지노 게임은 차창으로 황수지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황수지를 걱정하지 않았다.
황수지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녀는 사이코 변태 살인마인 캣헌터를 잡을 때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누구보다 용감했고 차분했다. 카지노 게임이 아끼는 조수다웠다.
10초 후, 황수지가 걸음을 멈췄다. 삼생 명상 센터가 있는 상가 주택 건물 앞이었다. 건물은 총 4층이었다. 삼생 명상 센터는 1층에 있었다. 1층을 통으로 사용했다.
센터는 위에 간판이 있었고 아래는 하얀색 벽이었다. 오른쪽에 출입문이 있었다. 하얀색 벽에 홍보 문구와 영업시간 안내가 있었다. 고딕체 붉은 글씨였다.
홍보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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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은 모든 병의 근원입니다.
마음이 편해야 만사가 수월하고 즐겁습니다.
삼생 명상 센터는 고객의 마음을 다독입니다.
항상 편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게 합니다.
어서 오세요. 삼생 명상 센터로 ……
전생과 현생, 내생은 모두 하나입니다.
억겁의 인연 속에 우리는 불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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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지가 홍보 문구를 읽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삼생 명상 센터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해 범죄를 저지르는 곳이 분명했다. 그런데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라고 홍보하고 있었다.
황수지가 잠시 생각했다.
‘… 사무친 원한을 갚아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건가?’
황수지가 고개를 흔들었다. 윗니로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리고 한 손을 들었다. 주저하지 않고 출입문을 열었다.
출입문이 열리자, 센터 안이 보였다. 책상과 의자가 있었고 커다란 벽이 있었다. 벽은 붉은색이었다. 붉은 벽 오른쪽에 하얀색 문이 있었다. 조명은 환했다.
황수지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이곳은 손님이 받는 곳 같았다. 손님을 안내하는 직원이 있을 법한 데 안내 직원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음~!”
황수지가 한번 헛기침했다. 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명이 환한데 사람이 없었다. 그녀가 안내 직원을 찾았다.
“여기요! 누구 없어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에 황수지가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요!! 누구 없어요?”
그러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벽 안에서 누가 움직이는 거 같았다. 하얀색 문이 반쯤 열렸다. 한 사람이 안에서 나왔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였다. 그녀가 황수지를 보고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영업이 끝났습니다.”
“네에?”
황수지가 그 말을 듣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말했다.
“아니, 벌써 영업이 끝났다고요? 영업시간은 밤 9시까지잖아요. 아직 밤 8시밖에 되지 않았어요.”
직원이 그 말을 듣고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손님, 그렇기는 하지만 … 오늘 영업이 끝났습니다.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그렇게 됐습니다. 그리고 내일부터 휴업할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직원이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 뒤로 돌아서더니 문손잡이를 잡았다. 문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 했다.
황수지가 이를 악물었다. 한발 늦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서둘러 움직였다. 급히 문으로 달려가 문손잡이를 꼭 잡았다.
“어, 왜 이러세요? 영업이 끝났다니까요!”
당황한 직원이 큰소리로 외쳤다. 황수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센터 안을 살펴야 했다. 그래야 진상을 밝힐 수 있었다.
황수지가 문을 활짝 열고 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꽤 넓었다. 20평 정도 공간이었다. 편안한 긴 의자가 4개나 있었다. 딱 봐도 최면 의자 같았다. 고급 소파와 컴퓨터 책상도 있었다.
안에 남자 둘이 있었다. 둘이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여성 직원의 말대로 휴업을 준비하는 거 같았다.
“이런!”
황수지가 인상을 찌푸렸다. 카지노 게임이 상황을 눈치채고 벌써 도망친 거 같았다. 이는 예견된 상황이기도 했다.
“누구세요?”
“여기에 함부로 들어오면 안 돼요!”
남자 직원 둘이 정색했다. 그들이 황수지를 경계했다.
황수지가 재빨리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센터 안에는 남자 직원 둘과 뒤따라 들어온 여자 직원 하나밖에 없었다.
황수지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윗니로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을 때
“아!”
뭔가를 발견하고 두 눈을 크게 떴다. 왼쪽 벽에 대형 브로마이드가 붙어 있었다. 브로마이드에 한 남자가 하얀색 가운을 입고 서 있었다.
그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30년 전 송창수에게 면도날을 판 카지노 게임이었다. 태블릿 PC 사진처럼 멸치 같은 얼굴이었다. 얼굴에 살이 하나도 없어서 광대뼈가 툭 튀어나왔다. 눈두덩이도 마찬가지였다.
“헉!”
황수지가 사진을 확인하고 급히 브로치 버튼을 눌렀다.
윙!!
신호음이 크게 울렸다.
“출동이다!”
“서둘러, 어서!!”
상가 건물 옆 통로에 초조한 표정으로 대기하던 형사들이 급히 움직였다. 형사 다섯이 출입문을 활짝 열고 삼생 명상 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에그머니나!”
여성 직원이 깜짝 놀라 크게 소리 질렀다. 갑자기 장정 다섯이 번개처럼 센터 안으로 들어왔다.
형사 다섯 중 선임인 정찬우 형사가 긴장한 표정으로 센터 안을 살폈다. 안에 황수지와 직원 셋만 있었다.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가 직원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입니다. 지금 수사 중입니다. 센터 소장인 카지노 게임씨를 찾고 있습니다.”
“누, 누구라고요?”
여성 직원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형사가 다시 말했다.
“카지노 게임씨가 이곳을 운영하지 않나요?”
여성 직원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가 답했다.
“우리 소장님은 성이 ‘김’ 씨예요. ‘금’ 씨가 아니에요. 잘못 찾아온 신 거 같아요. 그런데 형사라고요? 진짜 형사가 맞아요?”
정찬우 형사가 품에서 신분증을 꺼냈다. 신분증을 직원들에게 보여줬다.
“헉! 진짜 형사다!”
형사 신분증을 보고 직원들이 깜짝 놀랐다. 그들의 두 눈에 두려움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때 뚜벅뚜벅! 발소리가 들렸다. 탐정 카지노 게임이 굳은 표정으로 센터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센터 안을 쭉 살폈다. 최면용 긴 의자를 보고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선생 카지노 게임 수법이 드러났다. 최면술을 이용해 검은 판사들을 홀린 게 분명했다.
정찬우 형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가 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카지노 게임에게 말했다.
“선배님, 이곳 소장 이름이 ‘금’ 씨가 아니라 ‘김’ 씨랍니다. 성이 다르네요.”
“그래?”
카지노 게임이 그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떴다. 금대석이 가명을 쓸 수 있었다. 이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탐정님!”
황수지가 카지노 게임을 다급하게 불렀다. 한 손으로 대형 브로마이드 가리키고 말을 이었다.
“이 사진을 보세요. 사진에 카지노 게임 얼굴이 있어요. 카지노 게임이 분명해요!”
그 말을 듣고 카지노 게임이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브로마이드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남자 사진을 자세히 살폈다.
한 남자가 하얀색 가운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서 있었다. 삶에 편안함을 제공하는 삼생 명상 센터 소장 김일호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네가 김일호라고? 수작 부리지 마라.”
카지노 게임이 코웃음을 쳤다. 남자의 얼굴은 영락없이 금대석이었다. 멸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일호가 바로 금대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