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볼 수 있는 푸르디푸른 바다, 드높은 하늘, 별들이 수를 놓는 밤하늘, 청량한 공기.
눈앞에펼쳐진 이 모든 정경에내 가슴은 감동할 줄 몰랐다. 모두에게 동경의 섬이라는 제주는 나를 옭아매고 있는 족쇄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나를 형성하고 있는 낡은 세포들을 새롭게 교체하기 위해, 그곳을 떠나야 했다.
24살의 겨울, 익숙한 나의 모든 일상과 이별하고, 카지노 게임 땅에 발을 디뎠다.
도착하고 1달 정도 지나자 (구정) 명절이 되었다. 명절에는 학교와 학교 도서관이 쉬고, 식당들도 2주 정도 문을 닫았다. 막 카지노 게임에 간 나는 명절에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었고, 식당들이 문을 닫아 밥을 사 먹을 데도 없었다.
카지노 게임에 오기 전에 전력을 다해 중국어를 공부한다고 했지만, 여기 와서 보니 현지인들은 중국어(표준어, 현지에서는 국어라 함) 외에 카지노 게임어를 쓰고 있으며, 시장 같은곳에서는 카지노 게임어를 쓰는 경우도 많아,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늘이터져 버린 듯 밖은 연일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외로움이 전신을 습격해 왔다.
내가 여기에 온 게 맞은 걸까? 방 안에서 멍하니 창밖을 보며 생각했다.
나는 타이베이사범대학 어학당에서 중국어를 배웠다. 중국어 수업은 5-8명으로 구성한 소규모 반으로,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같이 조그마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다. 수업은 반나절로 끝나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방은 학교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다 구했다. 그 방은 5층 건물에 한 층 더 증축한 6층에 있었으며, 에어컨도 없어 여름에는 엄청 더웠다. 너무 더워 주말이어도 늦잠을 잘 수 없었다. 더위를 피하려고 아침 8시 이전에 집을 나서 에어컨이 가동되는 도서관이나 맥도널드로 피신을 가곤 했다. 낮에달궈진 방은 화장품까지 변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카지노 게임 음식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주된 요리법이중화요리가 그러하듯이 볶거나 튀긴다. 하여간 기름이 많아 느끼했다. 내가 놀랐던 건 오이 볶음이었다. 생채나 무침으로만 먹는 줄 알았던 그 오이까지도 카지노 게임에서는 기름으로 볶아 나온다. 육류나 생선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 온 한 남학생은 김치 생각에 카지노 게임 음식이 안 넘어간다며, 3개월에 10킬로그램이나 살이 빠졌다. 늘 생기가 없어 보이더니, 결국 반년 살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3개월쯤 되자, 우연한 기회로 일식 철판구이 레스토랑의 알바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일본어를 좀 한다고 해서 카지노 게임인 월바생 시급의 2배나 주었다. 중국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를 고용해 준 것만도 감사한데 시급을 현지인보다 더 많이 주길래 너무나 기뻤다.
그런데 그 기쁜 마음은 얼마 없어 죄책감으로 변했다. 중국어가 잘 안 되어 일본 손님들과 직원들 사이에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천사 같은 사장님은 나를 자르지 않고 써 주셨다.
한국에서 쥐꼬리만 한 월급에서 매달 모여 가져간 돈과 알바 수입으로 방세, 학비, 식비 등의 생활비를 충당했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식비는 카지노 게임돈 100원(현재 환율로 한국돈 4000원 정도). 아침은 빵 15원, 점심은 학교 구내식당에서 40원, 남은 금액으로 근처의 가게에서 저녁을 먹었다(30년 전의 물가이다). 아침이나 점심에 돈을 더 써버리면 저녁은 간단한 빵 한 조각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학교 구내식당은 밖의 식당들보다 양도 많고 싸서 점심 한 끼는 학교에서 배를 든든히 채우곤 했다.
반년이 지나자, 느끼하기만 했던 카지노 게임 음식에도 좀 적응이 되었고, 중국어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표현들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정도면 모든 게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 나가면 카지노 게임에서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생은 절대로 마음대로 계획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던 사람들의 말은 진리였다.
생명줄이 되어주었던일식집 가게가 영업이 잘 안 되어 문을 닫게 되어 버렸다(내 시급을 내려달라고 일찍이 말을 했어야 했는데...). 알바를 한 지 6개월 만에 내 귀중한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카지노 게임은 물가가 한국보다 쌌지만 임금도 낮았다. 커피숍이나 식당 같은 데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대학 수업료를 충당하고 생활하기에 어렵다는 현실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가져간 내 전재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내가 카지노 게임에 온 목적은 어학연수가 아니고, 대학 진학이었다. 어학연수는 어디까지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전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내 힘으로 대학 다니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보게 되었다.
고향 제주를 떠나 카지노 게임에 올 때는 앞으로 내 인생은 분홍빛으로 물들 것 같았던 카지노 게임길. 겨우 9개월로카지노 게임을 향해 품고 있었던 희망이 점점 희미해져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