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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영준SimonJ Mar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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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봄만 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헤르만 헷세가 자신의 산문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에서 "이곳에는 봄이 제 발로 찾아오지 않는다"라고 한 말이다. 길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꿈꿨던 정원의 모습을 위해 가꾸고 노력해야만 원하는 봄이 찾아와 준다는 말로 나는 해석했다. 우리가 나라를 잃었을 때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며 독립의 봄을 갈망했고, 군부독재의 시절에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신 새벽의 봄을 꿈꿨었다. 잠시 우린 봄이 온 줄 알았었다. 오늘 아침 3월 3일에 내리는 눈은 그냥 카지노 쿠폰이 아니라 넋 놓고 기다리던 이성에 비수를 꽂는 듯하다. 그렇게 쉽게 봄이 올 줄 알았나? 아무 노력도 없이?


노력하지 않은 게 아니라고투덜거리고 싶었다. 또, 꼭 그래야만 봄을 볼 수 있냐고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다. 점점 눈발이 굵어져 아무도 눈치울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봄이 기다려진다. 눈송이 하나가 창에 부딪혀 녹아내리나 싶더니 어떤 곳에는 물방울로 맺히고, 어떤 곳에는 눈 딱지가 되어 시야를 가린다. 둘 다 눈의 본질이다.


딱지와 쌓인 눈을 걷어내고, 물기를 닦으며 그것을 마무리해 줄 태양을 기다려야 한다. 함부로 지껄이는 말들과 위선 앞에서도 초연해질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도 원했던 자유였다. 누구나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하며 자신의 존엄을 내세우는데 문제가 없는 나라가 그리웠기 때문에 그런 세상이 왔음으로 위안 삼고 아직도 자신 있다고 자부하며 산다. 그렇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렇게 자유롭게 말하고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그냥 찾아와 주지 않았다는 것을!


올겨울 그렇게 많은 눈을 보았지만, 오늘! 3월에 내린 눈은 다시 나를 깨운다. 자 다시 일어나 눈 발을 헤치고 나의 봄을 만들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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