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뒤죽박죽에서
2025년 1월 17일(제주 온 지 사흘 되던 날) 기록에 이어
인생이 뒤죽박죽이다.
시차 없이 오락가락한다.
글을 쓰겠다고 공공연히 말은 벌려놨건만
차분히 생각해 보니 뭔 글을 써야 할지 가닥이 잡히질 않는다.
내 안에 목까지 차올랐던 글들이 하얗게 사라지는 기분이다.
내 역사를 돌이켜 보는 걸 우선으로 잡긴 했었다.
역사책처럼 순차적으로? 아님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나? 아님 키워드를 잡아
시간을 넘나들며 써나갈까? 기존에 블로그나 일기에 써 놓은 걸 참고로 고쳐 써보는 게 나을까? 온통 물음표로 도배하며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에피소드별로 집어 묶어서 할까, 주제를 잡고 소재를 나눌까?
무료 카지노 게임것도 아는 게 없다.
이렇게 살았구나...
가닥 없이 뒤죽박죽.
무지하고 백지다.
맨 처음부터 백지에 헤딩이다.
하얀 화면을 꼬집어 뜯고 싶다.
틈틈이 써놓은 것들 행간을 뒤지고 다녀야 할 판이다.
나는 어디쯤 서 있는 걸까?
나는 무얼 말하고 싶었던 걸까?
무료 카지노 게임 말은 과연 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넋두리를 들어줄 무료 카지노 게임 있기는 한 걸까?
넋두리나 푸념으로 그치는 건 내가 용납이 안 된다.
글쓰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일한 교사인 은유 샘의 책들을 뒤적인다.
자기 언어를 갖고 자기 얘기를 쓰라 하셨던 분. 절대 주인공 의식 좀 갖지 말라던 그 따끔한 말 회초리. 그 뒤로 훨씬 자유로워지긴 했어도 읽어주지 않을 글을 쓴다는 건 아무도 오지 않는 전시회에 그림을 내 거는 것과 같다. 공유하고픈 마음이 있다. 그래, 적어도 내 가족과 단 하나의 독자인 내 친구에게라도.
그의 삶을 내가 알고 내 삶을 그가 알고 있다.
이제 서로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어 한다.
사랑하는 연인처럼 그를 읽어 나가듯 나를 읽어나가자.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그 누구도, 무료 카지노 게임도 아닌 나의 호흡으로, 나의 속도로 뚜벅뚜벅 가보자.
그렇게 삼 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여전히 대수롭지 않지만 조금씩 글 모음이 쌓여가는 걸 보며 마음이 서랍마다 차곡차곡 정리되는 기분이다.
올해 글만 써 놓을 거니? 책까지 낼 거니? 친구가 물어온다. 아무것도 내겐 작정 혹은 작심한 게 없다. 사실은 조금 얼개는 있지만 시간 속에 조금씩 흐름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고 무료 카지노 게임 사람이라는 게 가장 소중하다. 일상을 쓰기 근육 키우기로 다듬어 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