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카지노 게임질염 환자에게 진심을 주고 깨달은 것들.
가렵고 따갑고 속옷을 적시는 허연 분비물에 짜증이 난다. 병원 가는 것도 불편하고 싫은데 화가 난다. 작년에도 그러더니 또 그런다. 더운 여름이면 더 많이 생긴다. 칸디다질염. 출처: 픽사베이
머리를 언제 감았으려나. 그야말로 떡이다. 얼굴도 푸석푸석하고 많이 지쳐 보이는 안색이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블랙 면원피스를 입고, 양말도 안 신은 채 털슬리퍼를 신고 들어오는 다음 환자. 24살, 얼마나 예쁜 나이인데, 좀 더 꾸며도 좋을 텐데. 서 있는 게 편하다며 굳이 의자에 앉지 않았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선생님, 밑이 너무 가렵거든요. 제가 좀 많이 긁긴 했는데 지금은 너무 아파요. ”
“언제부터 그랬어요? ”
“음. 한 한 달? 이렇게 심해진건 열흘쯤 된 것 같아요. ”
“그럼 그동안 병원은 안 가보셨어요? ”
“네. 약국에서 약 사서 바르긴 했는데 별로 좋아지질 않더라구요. ”
“분비물은 없으세요? ”
“분비물도 좀 있어요. 하얗게요. ”
“지금 드시는 약이나 앓고 계시는 병이 있나요? ”
“당뇨 말고는 없어요. ”
“약 잘 드세요? 혈당 조절 잘 되나요? ”
“아니요.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병원을 못 찾았거든요. ”
젊은 나이에 당뇨라니. 당뇨는 내가 제일 무서워하고 절대 걸리고 싶지 않은 병 중 1위이다.
“약 안 드신 지 얼마나 되셨는데요? ”
“음. 한 3달? ”
“네? 집에서 혈당 체크는 하세요? “
“아니요. “
“그럼 마지막 검사한 당화혈색소는요? ”
“10점... ”
머쓱한 듯 말 끝을 흐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 너무 속상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마구 모진 말을 뱉어냈다.
“당화혈색소가 그렇게 높은데, 어쩌자고 약을 안 먹었어요. 일단 여기서 진료보고 바로 나가는 길에 내과부터 가세요. 이거 제가 약 백번 드려도 당뇨 조절 안 되면 가렵고 아픈 거 잘 낫지도 않고 계속 생긴다고요. 일단 좀 볼게요. “
“제가 팬티를 안 입었는데... ”
가렵다고 긁다보면 상처가 난다. 상처가 나면 아프고 다른 감염도 생길 수 있다. 너무 가려울 땐 얼음찜질을 해주면 좀 낫다. 출처: 픽사베이
진찰실로 들어가 아래를 본 순간 절로 탄식이 나왔다. 얼마나 긁었을까. 잠은 잘 잤을까. 왜 앉지도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진물에 뒤섞여 그녀의 머리카락처럼 엉키고 떡져있는 음모들, 그 사이로 벌게진 살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음부 자체가 많이 부어있어 당장이라도 얼음팩을 들이대고 싶었다. 그녀는 정말 벅벅 긁어댔나 보다. 신경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손톱자국이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사타구니까지 이리저리 뻗어나가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얇게 까진 피부로 슬그머니 피가 맺혀있다. 맺힌 피가 그대로 굳어져 군데군데 주근깨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그녀의 질 입구에는 허연 분비물이 흘러나와 묻어있었다. 칸디다. 이건 곰팡이균이다. 살짝 벌려보니 소음순의 주름을 따라 갈라진 상처가 보였다. 길고 얇게 벌어진 상처. 팬티를, 바지를 입는 건 그녀에게 고문이었을 것이다. 질경을 넣었다. 으깬 두부 같기도, 물기를 뺀 비지 같기도, 리코타치즈를 펴 발라 놓은 것 같기도, 하얀 지우개가루를 잔뜩 모아놓은 것 같기도 한, 예상했던 그 분비물. 칸디다질염이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질증(Vulvovaginal candidiasis)
외음부와 질의 칸디다증은 대부분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라는 곰팡이균에 의해서 발생하지만 다른 종류의 칸디다에 의해서 발생할 수도 있다. 여성의 75%는 한 번쯤, 40-45%는 두 번 이상 경험한다고 하니 남 얘기가 아니다. 사실, 칸디다는 항상 나와 함께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질 내 건강을 유지해주고 있던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이 칸디다균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게 되면서 증상을 일으키는 칸디다증이 되는 것이다.
증상
가려움증, 질의 통증, 성교통, 배뇨통, 비정상적인 질 분비물이 칸디다질증의 전형적인 증상. 특징적인 하얗고 꾸덕한 분비물이 있기 때문에 한 번 겪어본 사람들은 칸디다질증이 다시 찾아오게 되면 아, 또 생겼구나, 하고 바로 알아챈다.
진단
전형적인 증상과 분비물 검사로 곰팡이균이 확인되면 진단할 수 있지만 증상 없이 검사에서 칸디다가 확인된 경우에는 치료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질염들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진찰의의 소견과 판단에 따라 검사를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치료
아졸(azole) 계열의 항진균제가 효과가 좋다.
플루코나졸(푸졸, 디푸루칸, 후나졸, 후코날 등), 이트라코나졸(히트라졸, 이코나졸, 라이포실 등)을 먹을 수 있는데 약의 종류와 환자의 상황에 따라 복용 횟수나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또, 클로트리마졸(카마졸, 카네마졸, 카네스텐 등) 성분의 질정을 넣거나 연고를 바를 수 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처방전 없이 약만 사다가 바르다 보면 심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도록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불편하고 괴롭냐이다. 검사에서 칸디다가 확인되었다고 무조건 치료하지 않는다. 왜냐면, 칸디다는 늘 내 몸에 있는 거니까. 성관계로 옮고 옮기는 것도 아니라서 파트너 치료도 필요 없다.
의사의 지시대로 약을 잘 복용하고, 잘 먹고 잘 자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가 있거나,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1년에 3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5% 미만), 증상이 심한 경우, 알비칸스가 아닌 다른 종류의 칸디다인 경우는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곰팡이균이니까 항진균제 먹으면 되고, 가려운 건 안 가렵게 해주는 약 먹으면 되고, 너무 가려울 땐 얼음찜질 좀 해주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생활습관 고쳐주면 금방은 아니더라도 좋아지긴 해요. 근데 당뇨가 있으면 좀 어려워져요. 혈당 조절을 잘해야만 잘 낫거든요. 그리고 또 안 생기고요. 이렇게 긁어서 상처까지 생긴 경우에 당뇨가 있으면 상처회복도 잘 안되거든요. 그리고 또 이거뿐만이 아니라 당뇨는 합병증이 무섭잖아요. 아직 나이가 젊은데 이렇게 관리를 안 하면... ”
무료 카지노 게임와 눈이 마주치고, 더 이상 말을 못 했다. 아마도 이런 말이 듣기 싫어서 병원에 오는 걸 주저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선생님, 저 너무 아파서 무료 카지노 게임는데 진통제 좀 많이 주세요. ”
“제가 약 많이는 못 드려요. 왜냐면 내과 가셨는지도 제가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경과 어떤지 자주 봐야 하구요. 약은 일단 3일 치만 드릴게요. 근데 내일도 오셔서 꼭 소독도 받으세요. 상처 덧나면 더 골치 아파져요. ”
내가 뭘 더 해주면 무료 카지노 게임가 좀 편해질까. 내과 가서 당뇨약 꼭 받으라고 이만큼 말했으면 오늘 바로 가겠지.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덜 아팠으면 좋겠다. 무료 카지노 게임를 위해 소염진통제를 처방하고 확인을 누르는 순간 중복처방 알림 창이 떴다.
배신감.
이건 진짜 배신감이었다. 키보드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던 내 손이 멈추었다. 내과에서 처방된 약이었다. 분명 나에게는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적당한 내과를 찾지 못해서 당뇨약을 못 먹었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에 병원에 간 적이 없다고 했다.
“환자 분, 어디서 진통제를 받으셨나 봐요? 지금 드시는 약 없다고 하신 것 같은데. ”
우물쭈물하는 무료 카지노 게임.
“아, 제가 사실은 어제 너무 아파서 근처 내과 가서 진통제 좀 받았어요. ”
“내과를 갔었다고요? 당뇨는요? 당뇨 진료 봤어요? ”
멋쩍게 웃기만 한다. 내 딸내미였으면 등짝을 후려쳤을 거다.
나에게 왜 그랬을까. 나는 잘 해준 것 뿐인데. 출처: 픽사베이
나는 속상했다. 젊은 나이에 당뇨를 앓게 된 것도 안쓰러웠고 팬티도 못 입고 치마 속이 휑하게 병원에 온 것도 속상했다. 그녀의 상처를 보고 내가 베인 것 마냥 아파했고 검사하고 소독하는 내 할 일을 할 때에도 최대한 불편해하지 않도록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대했다. 내가 알고 있는 칸디다질염에 대해 그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최소로, 하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전했고, 다시는 병원에서 만나질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앞으로 외음부 관리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약은 어떻게 복용하면 되는지 그녀가 자기 건강관리를 잘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며 교육하려고 애썼다. 나의 진심이 통하면, 내가 진심을 더 많이 담을수록 환자가 빨리 낫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이 병원 밖을 나가서 우리가 어디에선가 만날 일이 있을까. 혹여 만난다 하더라도, 내가 그녀에 대해 기억하는 건 이름이나 얼굴이 아니라 밑이 다 부르트고 터져 팬티도 못 입고 왔던 24살의 당뇨 조절이 안 되는 칸디다 환자, 이게 전부였을 것이다. 오히려 나를 기억하는 건 그녀 쪽이겠지. 그녀가 나를 못 본 체 지나치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우리가 서로 속일 이유가 있었을까. 왜 나를 속였을까. 내가 이만큼 최선을 다 했는데. 내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던 걸까. 가슴 가득 채운 속상함이 결국은 입 밖으로 한숨이 되어 흘러나왔다.
그러다 문득 좀 전까지 그녀의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며 안쓰러워했던 건 나였는데 그녀가 병원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숨긴 게 뭐 그리 큰 거짓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칸디다질염 약을 중복처방받은 것도 아니고 고작 진통제인데. 아파서 받아온 진통제인데. 아마 그녀는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자각조차 없을 것이다. 그저 아팠고, 어디든 가야 했고, 진통제가 필요했을 뿐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너무 아팠던 순간에 내과 간판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고, 아픈 것만 신경 쓰다 보니 당뇨 이야기는 잊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당뇨 얘기를 하다 보면 또 잔소리를 들어야 하고, 피검사도 해야 할 것 같고, 매일 약을 먹고 손가락을 찌르며 혈당을 체크하는 걸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지쳐서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녀만의 안타까운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해야 할 의무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할 임무가 있는 일을 한다. 그리고 잘하고 싶은 욕심에 내가 자처하여 내 마음을 내어주며 일을 했다. 누가 그러라고 한 게 아닌데,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은 꼴이 우스웠다. 그녀가 나와 같은 마음일 수 없는 건 당연한 건데 괜한 기대감에 실망하고 나 혼자 속으로 그녀의 등짝을 내리쳤다.
처음부터 받기 위해 내어 준 마음은 아니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친절도, 관심도, 배려도, 사랑까지도, 내 마음이 그냥 그렇게 움직인 것이었고 그 마음을 내어주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마음을 내어 줄 때 끄트머리를 슬쩍 잡고 놓지 못했던 그런 경험.
기대라는 끈을 잡고 내가 준 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마음이 돌아오길 바라던 그런 경험.
괜히 기대하고 괜히 서운해하고 그렇게 섭섭함이 마음을 채우게 되면서 멀어져 갔던 인연들을 씁쓸히 떠올려보던 경험.
주는 건 내 맘, 안 주는 건 네 맘인데 안 주는 무료 카지노 게임 네 맘도 내 맘대로 하고 싶어 했던 그런 경험.
내가 실망하지 않을 만큼, 내가 스스로 만족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나를 괴롭히는 일이 되지 않을 만큼, 그만큼도 충분하다는 걸 알게 해 주었던 그런 경험들 말이다. 젊은 시절 숱하게 겪고 후회하고 다짐했던 것을 의사노릇을 하면서 또다시 깨닫는다.
나는 무겁고 외로워진 나의 진심을 차가워진 내 두 손을 마주 잡고 주무르는 것으로 달래며 말했다.
“지금 바로 내과 가세요. 그리고 내일 오세요. ”
무료 카지노 게임는 오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지만.
남편의 퇴근길이 기다려지는 오늘. 그렇게 겪어는데도 또 무료 카지노 게임는 게 우습다. 출처: 픽사베이
얼마 전 백화점에 구두를 수선하러 갔다가 남편에게 어울릴만한 재킷을 발견하고는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사 왔다. 구두 수선 코너가 남성복 코너 근처에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 아닌데, 층수마저 다른데 나는 남성복매장에 갔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그쪽으로 향한 것이다. 옷 한 벌에도 행복해하는 남편이 고맙고, 또 그 모습을 보는 나도 행복했기 때문에,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선물을 하고 싶었다.
남편이 집에 오면 바로 볼 수 있게 침대 옆 협탁 위에 선물을 올려두었다. 퇴근 후 방으로 들어간 남편이 새 재킷에 한쪽 팔을 끼우며 거실로 나와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면서 이거 잘 어울려, 히죽거리는 입꼬리로 알면서도 물어보겠지. 그리고 다음 날 바로 입고 출근하겠지. 남편의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흐뭇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우리는 함께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만져주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고, 남편은 어린아이가 자랑하듯 바로 다음 날 새 옷을 입고 나갔다. 내가 참 좋아하는 남편의 귀여운 모습이다.
그리고 다음 주 골프 라운딩 때 입을 옷이 없어 오늘 일찍 퇴근한 김에 쇼핑 좀 하고 온다는 우리 남편, 남편의 귀갓길이 괜히 기다려지는 오늘이다. 오늘 저녁엔 그때 칸디다 질염 당뇨환자를 만나 깨달았던 그 마음을 다시 깨닫지 않기를 바라본다.
**제가 진료실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을 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환자의 주요 정보는 상황에 따라 각색하고 있습니다.
**Reference: CDC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Treatment Guidelines, 2021
**외음부 가려움증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의 글에서도 도움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바지를 벗으며 진료실로 들어오던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 외음부 가려움증은 다 나으셨나요?